http://news.joins.com/article/18210193 박정희 대통령의 마음에 핵의지를 심은 건 미군의 일방적 철수였다. 70년 미국 닉슨 대통령의 철군 예정통보(71년 3월 2만2000명 철수→75년까지 완전 철수)가 있은 뒤 대통령은 내게 “미군이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원자폭탄을 연구해 보자. 핵무기를 개발하다 미국이 방해해 못 만들게 되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라도 갖춰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말엔 강렬한 집념과 냉정한 현실인식이 함께 담겼다. 절대무기를 가져야겠다는 우리의 집념을 미국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니 다양한 기술들을 차근차근 축적해 나가자는 것이었다. 핵기술들은 무기용만이 아니라 산업용으로도 활용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실용적 접근법이었다. 예를 들어 평상시 화약공장을 돈을 버는 산업용으로 가동하다 유사시 폭탄을 만드는 무기용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핵무기는 북한에서 이념으로 개발된 데 반해 핵기술은 한국에서 중화학공업의 한 산업으로 다뤄졌다. 핵무기든 핵기술이든 실질적인 핵개발은 우리 경제가 방위산업·중화학공업 시대로 전환한 73년을 기점으로 진행됐다. 치고 달려나가는가 하면 멈추면서 다른 양보를 받아내는 미국과의 핵 숨바꼭질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73년 6월 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과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재무장관 등을 만났다. 지스카르데스탱은 이듬해 대통령에 오른다. 프랑스는 74, 75년 내가 매년 연속 찾아갈 정도로 한국의 핵·미사일 개발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었다. 나는 박 대통령의 핵무기 집념을 프랑스 현지에서 보좌했다. 그들을 만날 때 나는 ‘핵재처리 기술’과 ‘미사일 도입’ ‘항공기 구매’ 같은 중화학공업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퐁피두는 당시 암에 걸렸는데 나와 배짱이 맞았다. 지스카르데스탱은 나와 동갑인 데다 비교적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면서 의기가 투합했다. 재처리 과정은 핵개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고난도 기술에 해당한다. 원자력 발전이나 핵무기 제조에 결정적인 요소다.
1972년 5월 김종필 국무총리(JP·왼쪽에서 셋째)가 서울 공릉동 원자력연구소를 방문해 실험용 원자로 인 트리가 마크(TRIGA Mark) 3호를 보고 있다. JP 왼쪽은 최형섭 과기처 장관, 오른쪽은 윤용구 소장.
박정희 대통령은 이미 72년 5월 최형섭 과학기술처 장관을 프랑스에 몰래 보내 원자력기술 협력과 재처리 시설 도입을 추진하고 있었다. 내가 프랑스 대통령과 재무장관에게 중화학공업의 협조를 부탁할 때도 이 기술은 빼놓지 않았다. 75년 4월 한국의 원자력연구소와 프랑스의 재처리 국영회사 SGN(Saint Gobin Techniques Nouvelles) 사이에 ‘재처리 시설 건설 및 기술용역 공급 계약’이 맺어졌다. 이 계약이 실행됐다면 재처리를 통해 핵폭탄 연료인 플루토늄을 연간 20㎏ 추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보통 핵폭탄 하나엔 5~10㎏의 플루토늄이 들어가므로 연 2~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때마침 74년 5월 인도의 핵실험 성공을 계기로 미국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나라들을 조사했다. 한국은 금세 표적이 됐다.
미국의 국무부와 국방부, CIA에선 한국의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제 손금 보듯 파악하고 있었다. 그 기관들의 한국 파견 요원이 유능했다기보다 우리 내부에 고자질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발적 스파이가 곳곳에 수두룩했다. 핵개발을 위해 박 대통령의 특명으로 외국의 한국인 두뇌들을 극비리에 초빙하면 순식간에 미국 사람들에게 다 알려졌다. 무슨 일을 비밀리에 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오원철 청와대 경제2수석은 캐나다를 방문해 캔두(CANDU)형 원자로를 도입하는 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캔두형 원자로가 플루토늄 추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중수로(重水爐)식이라는 이유를 들어 핵폭탄 제조용이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선 북한의 서울 공격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평양까지 날아갈 수 있는 유도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다. 미국은 다짜고짜 핵폭탄 운반용 발사체라고 단정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엔진 기술 공급을 중지하려 했다. 한국은 결국 사거리를 180㎞로 줄여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인식은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프랑스에선 재처리 시설, 캐나다에선 중수로 원자로, 미국에선 지대지(地對地) 미사일 기술을 각각 도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원자력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 대전기계창 같은 현장뿐 아니라 청와대·총리실·국방부·과학기술처·재무부 같은 기관의 각급 부서장들에겐 주한 미국 대사관과 CIA 요원들이 착 달라붙어 위압적으로 감시하고 명시적으로 핵개발을 중지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70년대 초반부터 4~5년 지속된 박 대통령의 핵무기 집념은 76년 1월 프랑스와 맺은 재처리기술 계약이 파기되면서 사그라들었다. 정 끝까지 가겠다면 결정적인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는 미국의 최후통첩에 박 대통령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을 들었다.
핵무기 개발이 좌절됐다고 해서 그동안 축적된 핵기술까지 날아간 것은 아니었다. 재처리기술 도입은 실패했지만 중수로 원자로는 국내에 들어와 월성1호기에 적용됐다. 미사일 기술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핵·미사일·항공기 기술에서 미국에 도전적인 프랑스를 활용함으로써 한국은 대미 관계에서 유리한 입지를 얻을 수 있었다.
70년대 초반까지 서해5도 해상에서 우리 해군은 북한의 함포(艦砲) 능력에 판판이 당했다. 북한에 끌려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가장 큰 이유가 북한 고속정에 장착된 스틱스 같은 함대함 미사일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스틱스보다 성능이 뛰어난 하푼 미사일을 우리한테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스카르데스탱에게 요청해 프랑스의 함대함 미사일인 엑조세 한 세트(4대)를 시험 구입했다. 우리가 코리아타코마에서 제작한 고속정에 엑조세 미사일을 장착해 발사 실험을 하니 그제야 미국은 하푼 미사일을 팔겠다고 나왔다
[출처: 중앙일보] ‘박정희 핵 프로젝트’ 한국 내부 스파이들이 CIA에 고자질 … JP “미국은 한국을 자기들 손바닥 안에 가두려 했다”
지금와서비핵화선언을페기한다는건 너무멀리왔습니다만...
이 이상하면 정치적 발언이되니 자제할게요
핵보유에 대해 기존 핵클럽 5개국은 냉전시기 강력한 핵전력
유지와 함께 비핵보유국에 대한 핵확산을 억제하고 통제력
강화를 위해 핵우산 제공이라는 명목으로 억제해왔고 이에더해
중소국가에 있어 많은 개발비와 개발시간이 소요되기에 개발은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70년대 들어서서 기술의 발전과 접근성 완화에 힘입어
중소국가에도 핵개발이 불가능하지 않게 되었고 기존핵클럽 국가와 견해를
달리하는 국가들이 나타나면서 설마하던 핵개발붐이 불었습니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남아공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라크 이란 대만 및
한국등 핵확산붐 속에 성공적으로 개발을 마친국가가 있는 반면 개발도중
이었던 국가가 있었고 이에 많이 놀란 핵클럽 국가들은 개발성공국가는
묵시적으로 침묵하면서 보유를 용인한 반면 그 이후의 개발에는 철저 감시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제한 아래 있어왔는데
북한이 끈질기게 개발을 지속해오면서 성공을 눈앞에 둔 상황이 오고
이런 핵개발 뒤에 북한 독자적 개발만이 아닌 중국 러시아의 암묵적
도움이 있어왔다는 의심이 증가하면서 미국은 예외는 또다른 예외를
불러온다고 반대하는 반면 중러는 북한이라는 대리국가를 세우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시도중이라고 봅니다.
미국은 북한을 용인하면 한국, 일본, 대만의 핵보유를 막을 수 없을것이라고
경고하지만 중러는 북한 이외의 예외는 없을것이라는 스탠스를 취하려
하고 있죠.
하지만 흐름이 예측한대로만 움직인다고 보기 어려운 관계로 상황에 따라
동북아 국가 전체의 자체핵보유도 있을리 없다라고는 말하기 어려워져
가는상황입니다.
우리나란 힘들 겁니다.
다른 것도 아닌 비대칭무기인 핵을 얻으려면 승부수를 던지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데
잘사는 기득권들은 당연히 반대하겠고
일반국민들 또한 손톱 만큼도 힘들거나 손해 보는 걸 용납 못하니 이게 가능하겠습니까?
차라리 희대의 외교천재가 나와서 국제사회에서 승인 받는 게 더 빠를겁니다.
동북아에서 핵확산이 된다면 대만이 가장 먼저할거 같네요. 중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만한게 없거든요. 한국은 대만이 첫타를 끊으면 흐름대로 따라가서 도미노 현상에 편승하면 핵 보유할 수 있을거 같네요.
문제는 한국이 승부수를 던져 동북아에서 일본이나 대만보다 먼저 핵을 보유한 경우입니다. 이렇게 핵 도미노가 되면 대만, 한국, 일본 모두 보유하게 될테고, 동남아에서도 한둘 정도는 보유하겠죠. 그러면 한국이 승부수를 던져서 얻을 이득과, 그에 반대 급부로 따라올 외교적 불이익을 계산해보면 남는 장사가 아닐거에요.
그냥 다른 서방권 동북아 국가(일본, 대만등) 중에서 핵 보유국이 튀어나오면 그때에 가서 적당히 따라가듯이 핵 보유를 해주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보다 핵 투발 수단, 감시 수단을 제대로 갖춰야지요. 핵 개발 능력 자체는 충분하다는 평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SLBM과 SSBN, 그리고 주변의 핵 보유국에 대한 감시 능력을 확보하는거 아니겠어요?
대만 일본이 핵무장해도 한국은 안할꺼라 봅니다.
명분이 없어요. 서구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어요
최대의 명분이 북한인데 적국인 북한이 핵무장 했는데도 참았는데 대만 일본이 핵무장 한다고 그 핑게로 핵무장 한다는건 말이 안되고 설득력도 없습니다. 그들이 한일 관계 대만 관계 등을 핑게로 핵무장 한다는걸 납득을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