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차기호위함 수주 대가로 STX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64)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보석이 허가돼 풀려났다. 지난해 1월 구속된 지 1년5개월 만이다.

8일 법원 등에 따르면 파기환송심 재판을 심리중인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천대엽)는 정 전 총장의 보석 신청을 전날 받아들였다. 정 전 총장은 지난 1일 보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지난달 무죄 취지로 정 전 총장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고 그동안 계속 재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장은 1심에서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왔는데 파기환송심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도 정 전 총장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날 오후 서울구치소에 보석통지후 석방절차가 이뤄졌고 정 전 총장은 밤 늦게 석방됐다. 정 전 총장은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9~12월 STX그룹의 해군무기사업 등 방산업체 영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장남 명의의 요트회사를 통해 STX그룹 계열사들로부터 4회에 걸쳐 7억7000만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해군 정보함에 들어갈 통신·전자정보수집 장비 납품업체 선정 대가로 해당 업체로부터 2009년 2차례에 걸쳐 현금 6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확인돼 추가기소됐다.

1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정 전 총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4억원, 추징금 4억4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STX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로 보면서도 뇌물가액을 정확히 계산하기 힘들다며 형을 가중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대신 형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징역 4년으로 형을 크게 줄였다.

또 해군 정보함 사업수주와 관련해서는 돈을 주고 받은 사람들의 진술 등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후 대법원은 정 전 총장이 돈을 직접 받지 않고 장남 명의로 된 회사에 후원금을 입금받는 방식으로 받았는데 검찰이 혐의를 잘못 적용했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는 정 전 총장에 대해 기존의 단순뇌물수수 혐의에서 제3자 뇌물수수로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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