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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3-04 13:10
[잡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을 교훈
 글쓴이 : 현시창
조회 : 3,016  



예전부터 러시아군이나 무기체계에 대해 꽤 비판적인 글을 여러번 달았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하실 분은 기억하시겠지만.
러시아는 핵전력을 우선 구축하고, 그 나머진 허장성세에 가깝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조지아 전쟁에서도 러시아가 꽤나 한심한 추태를 여럿 보였는데, 결론이 좋으면,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갔습니다만...이미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질 전조는 조지아에서도 일어났었습니다.

그때도 1선과 2선의 간극이 크게 벌어지고, 야전방공망을 벗어난 기갑부대가 두들겨 맞는 작전술 부재가 지적된 바 있었고. 애써 탄도탄등으로 만들어낸 마비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2격, 3격이 실패하는 등의 허술함도 나타났었습니다. 전구가 워낙 작고, 힘으로 찍어눌렀으니 무시하고 넘어갔을 뿐이죠. 작전 종심 깊이가 60~80Km수준이었으니 말 다한 겁니다. 이 정도면 보급같은 걸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해 양상을 보며 여러 교훈점을 주장하는 분들이 계신데...
솔직히 대전차 미사일에 의한 기갑전력 피해나 이런 건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이런 부수적인 문제가 일어난 이유는...
러시아군 수족들이 전쟁목표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자신이 임한 전선의 최우선 목표가 뭔지를 이해 못하고 있습니다. 가라니까 가는 거고, 오라니까 오는 겁니다. 사전지식이 전혀 없으니 아무 사전준비도 없습니다. 심지어 영관급 장교도 작전이해를 전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길을 몰라서 헤매다 포로로 잡히고, 엉뚱한 길로 가다가 기름 떨어져 차량을 방기합니다. 애시당초 제대로 된 군대가 군용차량을 방기한다고요? 폐기처분해야죠...전투의지도 없고, 군기도 없습니다. 이건 병사부터 장교까지 전쟁에 대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도 알고 있지 못한다는 겁니다.

길을 모르고, 지형을 모르는데 막강한 포병과 항공군이 무슨 소용입니까? 좌표를 따야 화력을 유도할 게 아닙니까? 길을 잃는다는 자체가 현재 자기네 부대 위치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이거 돌려말하면 말이죠. 일선 전투부대와 이선 보급 및 지원부대가 간격 벌어져 따로 노는 이유가 설명되는 겁니다.

기갑에 APS가 있고, 보병에 무슨 로켓이 있고 없고가 뭐가 중요합니까?
통신이 안 되고, 길을 모르는데?
아날로그 통신망이 마비되어, 핸드폰 쓰다가 드론에 당하는 게 러시아군 현실입니다.
지금 러시아군은 그 좋은 스마트폰 맵도 못 쓰는 상태입니다.

통신망이 살아 있고, 각 제대가 자신의 위치를 알고, 지원부대와 유기적인 제병협동을 하고 있다면. 키이우는 진즉에 함락되었을 겁니다. 그게 안 되고 있는 게 문제지. 병력을 잔뜩 집중한다는 데...
현재 러시아군 현실에선 그 병력 아무리 모아봐야 큰 성과 못 몰 겁니다.

또 하나.

지금 러시아의 항공군 활동이 굉장히 뜸한데. 제가 볼땐 당연하다고 봅니다.
러시아 항공군은 항공기 단독으로 표적을 감시하고, 추적해 타격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는 듯 생각하는 전술기가 SAR로 지상감시하고, 표적을 따고, 타격한다는 그 능력이 서방선진국에나 통용되는 상식이지, 러시아는 그 능력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남는 건 지상군의 유도인데, 아까 말씀드렸듯. 지상군은 자기가 어디 위치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이런 마당이면 레이저 유도탄약등의 정밀탄약이 필요한데. 러시아군 정밀탄약 사정은 굉장히 괴로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유럽도 리비아에서 시궁창 현실을 드러냈듯, 러시아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지극히 높습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의 구식 방공망이 여전히 살아남은 가운데. 그걸 제거할 SEAD능력의 부족도 드러냈습니다. 미국이 항상 잘하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능력들인데. 이거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고. 적어도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는 그 능력이 없다는 걸 확실히 증명했습니다. 앞으로 밀게에서 토론하면서. 예전에 제게 반박하던 어떤 분 말씀대로. 그래도 러시아가 세계2등 군사기술국인데, 당연히 이러쿵, 저러쿵 능력도 있을 것이다란 뇌피셜은 안 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상의 사정을 종합해봤을 때...

미국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러시아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데 참여하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군 군용 통신망이 마비되며, 셀룰러 기반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감청신호를 분석해 우크라이나군에게 유의미한 정밀 좌표를 찍어 제공하고 있는 것 또한 미국일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글로나스 기반 위성항법 시스템도 광범위한 재밍을 통해 마비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부로 물러난 우크라이나 항공군 마비를 위해 지속적인 전술탄도탄, 순항미사일 사격을 가하고 있지만, 정확성 미비로 번번히 실패하며, 우크라이나 항공군이 그대로 살아남아 제공권 다툼을 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남은 구형 방공망을 러시아군이 완전 파괴시키지 못하는 이유도 미군의 전자전 지원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마 우크라이나 하늘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군용기보다 미군의 드론들이 더 많이 날아다닐지도 모릅니다.

또한 어나니머스가 러시아 인트라넷망까지 해킹하고 있는데. 전 이것이 그저 민간해커그룹의 소행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개입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당나라 군대라도 아주 엉뚱한 위치에 공수부대를 낙하시킬리 없고, 육상군이 길을 몰라 헤멜 이유가 없습니다.(물론 사전정보가 지극히 제한적이기에 그 효과가 더 극적이었지만.) 이는 미군의 항법정보, 더미 데이터 유입등의 소프트 전쟁으로 인한 효과라고 추정합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통신망 전쟁, 전자전 전쟁에서 지면. 아무리 강력한 전력이 있다한들 무소용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전쟁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결사항전에 막힌 것이기도 하지만. 더 깊게 보면 보이지 않는 수단에 의해 미국에게 철저히 농락당한 전쟁에 가깝습니다. 확실히 공화당 멍청이들보단 바이든이 훨씬 고단수로 보이네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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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사시사 22-03-04 13:19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다!" .......... 라는 게 똑같이 적용되죠. (같은 맥락)

(기 탐지된 적 100명보다 단 한명의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섭다)



전에 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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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사시사 22-01-10 13:40답변 수정 삭제  광고글 신고 
제일 급한 게 사실은 감시/정찰 (정보자산)인데 의외로 그 중요도를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저 (1차원적인 사고방식으로) 눈에 보이는 덩치 큰 플랫폼에 가슴이 웅장해지니 어쩌니...???!! ㅡ.ㅡ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고...

근접 격투전 만렙의 헤라클레스(허큘리스)도
눈이 '당달봉사'면 (정보/정찰전에 밀리면) 초딩 애들 새총놀이에도 돌 맞아 그냥 뒈짐.
(100명의 기 탐지된 적보다 단 한명의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서운..)

그리고 인간의 무기 발달사에 가장 큰 획을 그은 건 화약도 핵무기도 아닌 '활의 발명'이었음.

무기개발은
"더 멀리서 먼저 보고(정보, 정찰), 더 먼 거리에서 (안 들키고) 먼저 때릴려고 부단히 연구중이다"라고 보면 맞습니다. 군사 강국 상대론 '가슴이 웅장해지는', 지독하게 학습능력 없는(똥 찍어먹고도 된장맛이라고 우기는) ???들의 로망... 21세기 네트워크 기반의 3차원 입체전쟁 시대에, 20세기 유물급 무기체계인, 항모 같은 덩치 큰 플랫폼 따윈 (현시효과?는 개뿔이나) 아무도 무서워 하지 않음. 이를 탐지해낼 감시(정찰) 자산과 때릴 타격수단이 차고 넘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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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사시사 22-02-27 14:12답변 수정 삭제  광고글 신고 
전쟁이란 건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전술/전략이 필요한 거죠.
이번에 우크라군이 잘 대처함 (융통성 발휘)

과거의 전훈이 이랬으니까 이래야 한다!
누가 뭐 도입 한다더라... 우리도!! 어쩌구~
누구도 ~ 굴리는데 우리도!! 저쩌구~

이런 1차원적인 사고방식이 군전력을 망치는 것이죠. (군대서 제일 무능한 지휘관)

유능한 지휘관은 (우리도!!.....가 아닌)

[우리는]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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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까지 이번 러우 전쟁에서 (모두가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를 예견했지만) 러시아가 '전쟁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예견했던 유일한 1인이 바로 저였죠. "20세기 후반 이후로 인구 천만단위에 웬만한 크기 이상의 국토를 보유한 나라를, 설사 초강대국이라 할지라도, 침공하여 완전 점령과 통치에 성공한 예가 없었다"고...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678682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677841&sca=&sfl=wr_name%2C0&stx=%EC%96%B4%EB%B6%80%EC%82%AC%EC%8B%9C%EC%82%AC&sop=and&page=2


어부사시사 22-02-20 23:36답변  광고글 신고 
그래도 서방의 무기/물자 지원을 받는다면 혹 버틸 여력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대부분의 님들께서 부정적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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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사시사 22-02-21 00:23답변 수정 삭제  광고글 신고 
그래서 서방의 우크라에 대한 무기/물자 (+ 러시아/반군의 배치/이동상황등에 대한 정보전) 지원이 의외로 러시아군을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처럼 전쟁의 늪에 빠뜨릴 수 있는) 괴롭힐 수 있는 변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는 것이죠.. 일단 전쟁이 벌어지고 나면 그 동안 러시아가 예측 못 했던 새로운 변수들이 마구마구 튀어 나올 수도 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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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하늘 22-03-04 13:28
   
"또한 어나니머스가 러시아 인트라넷망까지 해킹하고 있는데. 전 이것이 그저 민간해커그룹의 소행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개입이라고 봅니다." ==> 저도 동감하는 바 입니다.
어나니머스도 연합체 형태일 것이고, 그  중에서 미군의 지원통제를 받는 그룹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러시아군의 추태에 대한 분석이 역시 예리하시네요.
공산권이라서 더욱 그럴 수 있지만, 러시아군 전체적인 양상이 주제를 잃어버리고 헤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크루즈777 22-03-04 13:41
   
우리의 경우 군 위성통신체계가 재밍을 당하면,
항공기를 통한 통신체계 등 보완하는 전력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말씀처럼 최전방 부대와 통신이 두절된다면 그 전쟁을 수행하기 어려울듯한데요.

지금 세기에 전자지도라도 휴대하면
통신이 안 되어도 대강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지 않을 텐데
그런 것 조차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니..
우리는 그런 준비가 되어있는지 하는 의문도 들고요..
     
현시창 22-03-04 13:54
   
국군의 주통신망은 FM기반입니다. 거기다 주파수호핑이 기본적으로 붙은 상황이고. 이걸 TMMR로 대체중입니다. 작년에 첫출하니까 점점 교체가 될 겁니다. 이 TMMR의 주된 특징이 SDR(Software-Defined Radio)인데.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 SU-30MKI가 SDR이 없는 데이터링크를 운용하면서. 인도공군이 크게 엿을 먹은 바 있습니다. 데이터링크가 재밍당하면서 공대공 미사일의 중간유도는 물론 아군기와의 데이터통신도 먹통이 되어 파키스탄에게 크게 당한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파수도약 기능이 있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ECCM능력이 존재하는 거고 차세대 통신망에 SDR이 있는 것만으로도 재밍이 사실상 불가능한 요소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최소한의 통신방수능력도 없는 아날로그 통신망을 이용하며 거하게 당하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러시아보단 사정이 낫습니다. 그렇지만 빠르게 개선해야 합니다.
          
크루즈777 22-03-04 14:07
   
재밍이 사실상 불가능한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네요.
통신 강국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전자전 능력 향상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길..
          
급양2년차 22-03-04 16:39
   
근데 TMMR 사업이 군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기사가 있던데... 해결된 문제인가요?
          
밀리마니아 22-03-05 22:38
   
죄송한데 질문 하나만 할 수 있을까요? 저는 SDR이 소포트웨어의 변경만으로 기능을 정의할 수 있어 재밍을 회피하기도 간편하다고 알고있는데요. 얼마 전에 보니 EC-37B에 SABER라는 이름으로 SDR이 적용됐고 인공지능 기반 인지 전자전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언젠가는 SDR의 ECCM 능력이 무력화 되지 않을까요?
기간틱 22-03-04 14:48
   
저도 현시창님의  의견에 적극 동감합니다.
미국은 그림자(암흑) 전술에 매우 능합니다. 그래서 무섭죠.
상대방의 수를 두는 거 보고 앞 수를 예측하는 딮러닝 수준이 생각 보다 더한 수를 준비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Republic 22-03-04 16:14
   
밀리초짜는 무기를 탐구하고
고수는 보급을 연구한다더니
진짜네..
블루엠디 22-03-04 17:52
   
스타하는 데 프로게이머가 대리 게임 해 주는 격. 절대 안죽는 레이스...
DarkNess 22-03-04 20:43
   
항상 현시창님의 좋은 글 잘 보고있습니다
밀리마니아 22-03-05 22:31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시 전자전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군요. 우리도 어서 빨리 레이더는 물론 데이터링크 , 무전통신 , 위성항법 , 셀룰러 , 드론 통제 신호 등을 전부 감청 및 재밍해 버릴 수 있는 콤파스콜급 전자전기 , Scorpius-G처럼 단일 하드웨어에 온갖 종류의 전파를 재밍할 수 있는 지상 기반 재머 , 항재밍 GPS , TMMR+항재밍 소부대 무전기의 배치가 절실해 보입니다. 무인기 분야에서는 차기 군단급 무인기를 기반으로 전자전 드론을 만든다고 하더군요.
진짜인간 22-03-09 08:52
   
글좀 자주 올려주세요 많이 깨달음을 얻습니다 ^^;
골목대장 22-03-16 16:58
   
글 읽으면서 깨우치게 되는 몇안되는 분중 한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