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미사일의 위협으로 인해 항모 건조가 과연 타당한 것이냐는 반론이 종종 있는데요.
여기 관련해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등의 개발 및 배치가 속속 진행되는데도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등 주변국의 항모 건조가 왜 중단되지 않고 오히려 건조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는지에 대해 최대한 간략하게 써보려 합니다.
1. NIFC –CA란 무엇인가?
미 해군의 수상함은 대부분 CEC(합동교전능력) 데이터 링크로 연결되어 강력한 통합방공능력을 확보했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합니다.
CEC를 구축하는 데이터링크 통신체계는 상당한 부피와 중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상함이나 E-2D 조기경보기 수준의 기체가 아니면 탑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미해군이라고 해도 모든 항모전단에 항상 E-2D를 배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배치한다고 해도 적의 최우선 표적이기 때문에 피격 시 이 전투체계 전체가 무력해질 수도 있죠.
이러한 문제 때문에 미 해군이 개발한 것이 바로 NIFC-CA(해군 대공통합 화력통제)입니다.
NIFC-CA란 꼭 E-2D 조기경보기만이 아니라 해군이나 해병대가 운용중인 전투기와 수상함대가 상호간에 교전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통제시스템을 말합니다.
미군은 NIFC-CA를 확장해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무인기까지 통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대공교전, 대함, 대잠전까지 전부 수행할 예정입니다.
2. 실증 사례
2016년 9월 12일, 미 해병대 소속 F-35B가 NIFC-CA를 활용해 미해군의 SM-6 대공미사일을 유도해 대함미사일을 모사한 MQM-107 표적기를 격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F35B가 표적 정보를 이지스함에 전송하면 본 정보를 바탕으로 이지스 전투체계가 SM-6 함대공 미사일을 유도해 성공적으로 격추했던 거죠.
이게 뭘 의미하냐면, 종전까지는 E-2D 조기경보기만 가능했던 초수평선 대공전을 F-35B를 활용해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여기서 SM-6미사일은 X밴드 레이더시커를 장착해 세밀한 종말단계 유도가 불필요하며 마하 3.5 이상의 고속으로 최대 200NM 거리밖의 저고도 표젹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미군은 이 NIFC-CA를 통해 적 항공기, 대함미사일 외에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유도무기 요격능력까지 개발 및 배치하고 있습니다.
3. 일본은?
일본 해자대는 이미 이즈모와 카가를 경항모로 개조하는데 성공했고, 미해군의 F35B 편대와 합동훈련을 통해 운용 노하우를 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경항모의 제한된 함재기 숫자와 연료 탑재량을 고려하면, 상시 2대 정도의 F-35B만 공중초계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고 이후 건조할 항모는 배수량 6만톤급 정규항모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정규 항모 도입전까지는 경항모에 배치된 F35B를 직접 요격이나 대함공격에 사용하기보다는 ISR(정보, 감시, 정찰)체계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즉, 이즈모에서 발진한 F35B가 접근하는 적기나 극초음속 미사일을 탐지한 후, NIFC-AC를 활용해 유도정보를 전달하면 이지스함에 장착된 SM6미사일로 요격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겁니다.
4. 우리는?
일본은 미국 해군의 한축으로써 양국의 공동작전 역량을 최대로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해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교해, 우리 군의 전략적 방향성은 다소 다릅니다.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춘 KDDX급 방공구축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하고 있고, 함대공 유도탄-Ⅱ사업을 통해 SM6급 함대공 미사일 개발계획을 세웠습니다.
한국형 항모는 이러한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함대와 자국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필요조건입니다.
한반도 인근해에서 항모의 생존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잘못됐습니다.
근미래전에서 항모없는 수상함 전단의 생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영국도 경쟁적으로 항모를 건조하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같은 이유로 항모 건조를 결정한 것이고, 해군과 공군은 이러한 한국형 NIFC-CA 체계의 화룡점정 즉, ‘눈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전투기로써 함재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형 링크-16을 쓰는 F35B가 됐든, 한국형 링크-K를 쓰는 KF21N이 됐든 한국형 항모에 함재기로 채용되어야 하는 기체가 최소 4.5세대 또는 5세대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가지 더, 이미 국방부는 지난 달 언론과의 브라운백 미팅에서 ‘한국형 항모는 유무인 복합체계로 건조할 것이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말은 한국형 항모의 함재기가 한국형 가오리X(KF21)가 됐든, 미국산 발키리(F35B)가 됐든 유무인기 통합 운영이 가능한 기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껏 수 조원의 혈세를 들여 항모를 만드는데,
여기에다가 데이터링크 통합도 안되고 유무인 통합체계(Mum-T)도 운용하지 못하는 3.5세대 훈련기 내지 4세대 전투기를 함재기로 쓰자는 얘기가 타당성을 잃는 이유입니다.
한우 값을 지불했는데, 냄비안에 소고기맛 라면이 들어있다면 여러분은 분노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