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파워팩' K2 전차, 2016년 양산 가능할듯
합동참모본부가 육군의 차기 주력전차인 K2(흑표) 전차의 작전요구성능(ROC) 중 시속 32㎞ 가속성능 기준을 기존 8초에서 9초로 완화했다고 밝혔다. ‘파워팩’(엔진+변속기)의 국산화가 추진 중인 K2 전차는 앞서 가속성능 시험에서 8.7초를 기록해 국산화가 물거품에 이를 뻔 했지만 이로 인해 양산 전망이 밝아졌다.
합참 관계자는 28일 “K2 전차의 가속성능 기준을 8초에서 9초로 수정했다”면서 “9초로 완화해도 작전요구성능(ROC)을 충분히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오는 31일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가속성능 9초 완화 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전차의 가속성능은 3㎞ 전방에서 날아오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을 회피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보통 25초 이내에 100m 이상을 벗어나면 충족한 것으로 보지만 K2는 200m 이상 회피 성능을 갖췄다고 평가돼 왔다. 이 같이 전차가 적 미사일을 회피하려면 급히 속력을 내야 하는데 시속 32㎞에 도달하는 시간을 9초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애초 합참은 K2 전차 파워팩의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시속 32㎞에 도달하는 기준으로 8초를 제시했다. 하지만 K2 전차는 실제 기동시험에서 8.7초가 걸려 군의 ROC를 충족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세계 최고 전차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우리 기술 수준이 이정도 될 수 있지 않겠냐는 도전적 목표를 세웠었는데 아슬아슬하게 됐다”며 “9초로 해도 적의 미사일을 회피하는데 충분한 시간인데다 앞으로 미사일 요격체계나 연막을 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어 생존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이 9초 완화 안을 의결하면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12일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해 K2 전차에 국산 파워팩을 장착해 양산하는 계획을 승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군은 올해 6월부터 실전 배치된 독일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100대를 생산하는 데 이어 2016년부터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106대를 추가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2016년부터 국산 파워팩 전차의 양산 계획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은 지난 24일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이 개발해 온 1500마력 파워팩에 대한 시험평가 결과, 기준을 충족해 군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국산 파워팩은 앞으로 규격화를 거쳐 올해 말에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방사청은 “1천500 마력 파워팩에 대한 국내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가 야전에 배치되면 핵심 국방기술의 선진국 의존에서 탈피해 국방 전력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