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대장’ 베테랑 조종사 목숨 건 “동체착륙 최종 결심”으로 1100억짜리 F-35A 구했다
비행시간 1600시간 베테랑 조종사 ‘비행대장’ A소령… “한국 공군 우수성” 과시
기체 바다 버리고 비상탈출 선택 상황서 동체착륙 성공시킨 후 “혼자서 걸어나와”
1일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스텔스 전투기 F-35A ‘프리덤 나이트’ 랜딩기어(착륙장치) 3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기체를 바다에 버리고 조종사만 탈출할 수도 있는 위기일발 상황에서 베테랑 조종사가 단 한 번도 실행한 적이 없는 동체(胴體)착륙을 결심하고 침착하게 성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목숨을 건 담대한 결심과 탁월한 조종술로 한화로 대당 1000억∼1100억 원의 최고가 전투기 F-35A를 구해내고 한국 공군의 우수성을 알린 주인공은 ‘비행대장’인 베테랑이었다.
5일 공군에 따르면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성공시킨 A 소령은 충북 충주 제19전투비행단 소속 비행대장으로 총비행시간 약 1600시간의 베테랑 조종사다. 공군 관계자는 “A 소령은 동체 착륙 직후 다친 곳 없이 걸어 나올 정도로 무사했고 기체도 일단 외형상으로 큰 손상이 없다”고 밝혔다. F-35A가 동체 착륙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일뿐더러, 미군을 포함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비상 착륙 사고 발생 후 우리 공군은 제조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함께 긴급 조사에 나섰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1분쯤 훈련 비행 중이던 F-35A가 항공전자 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다. 동체 착륙은 랜딩기어가 작동이 안 될 때 비행기의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닿게 하며 착륙하는 방식으로 ‘배꼽 착륙’으로도 불린다. 전투기 동체와 활주로의 마찰로 속도를 줄여 정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체 하부는 손상될 수밖에 없고 종종 동체가 뒤집히거나 기울어져 크게 부서지거나 화재가 발생해 조종사가 죽거나 다치는 경우도 있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전투기는 랜딩기어 3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회항을 결정하는 등 긴급대응에 들어가 기체를 바다에 버리고 조종사만 탈출하는 등 모든 상황을 놓고 고심하다 동체착륙을 결정했다. 공군 관계자는 “동체착륙 최종 결심은 조종사가 했으며 공군 수뇌부가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A 소령은 시뮬레이터에 의해 비상조치 훈련을 했을 뿐 실제로 동체착륙을 한 경험은 없는 상황이었다.
동체착륙 결정 이후 전투기 조종사는 20여 분간 기지 상공을 선회하면서 남아 있던 연료를 소진한 뒤 기체 동체를 지면에 직접 대어 착륙시키는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앞서 공군기지 측에선 이 과정에서 활주로 주변에 소방차를 대기시키고 동체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포말 소화액을 뿌려 화재에 대비하는 한편 조종사와 기체 보호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고 공군이 밝혔다.
국회에서 언급된 F-35A 비상착륙 관련 자세한 내용
1) 1월 4일 11시 45분 : 비상상황 선언
- 저고도 비행 중 이상소음 발생 이후 조종사가 기체 상황 확인
- 조종간과 엔진 이외의 모든 전자장비가 작동이 멈춤
- 조종사 산소공급도 정지
- 통신장비도 작동하지 않아 백업 통신장비로 소통이 이뤄짐
2) 1월 4일 12시 51분 : 서산 비상착륙
- 교범 상 동체착륙과 비상탈출 중에서 조종사가 결정하는 것
- 해당 조종사는 동체착륙을 선택했고, 이를 공군이 승인한 것임
- 비행 당시 서산기지가 가장 가까웠기에 서산기지에 착륙
3) 착륙 이후 상황
- 조종사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현재는 항의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
- 기체는 동체 하부의 손상 확인, 전자장비 상태는 현재 확인중
- 현재 공군 중심으로 미국과 협력해 사고조사를 진행중
- 조사는 한달에서 한달 반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