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대한민국 PKO 위상 변화

동명부대, 레바논군에 바라쿠다 장갑차 10대 양도

레바논군 남부사령관 “감사하다. 소중하게 활용하겠다”

[대한민국 국군 NOW by 국방사진연구소]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United Nation Interim Force in Lebanon)에 소속돼 레바논 남부 티르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임무를 수행 중인 ‘동쪽에서 온 밝은 빛’, 동명(東明)부대에서 최근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오랜 기간 동명부대의 기동 작전을 책임졌던 바라쿠다 차륜형 장갑차 10대를 레바논군에 무상으로 양도한 것입니다. 

  2007년 1진 파병 때부터 동명부대원들과 함께 레바논으로 건너간 바라쿠다는 부대의 기동정찰과 고정감시작전 등에 투입돼 핵심 기동전력으로 기능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넘어가며 노후화 문제 등으로 2018년 21진부터 최신예 소형전술차량에 그 임무를 넘겨줬습니다. 바라쿠다의 큰 차체는 도로 폭이 좁고 도로변 주차 차량이 많아 혼잡한 레바논 도로에서 단점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없는 노후장비지만 레바논군에게는 이번 바라쿠다 획득이 자체적 치안 확보를 위한 작전 임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레바논군 남부사령관은 양도식에서 "레바논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헌신하는 동명부대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 양도된 바라쿠다를 소중하게 활용하겠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바라쿠다 정비를 담당해 온 동명부대 윤두현 상사는 "양도에 앞서 완벽한 정비로 100% 임무 수행이 가능한 최상의 상태를 만들었다"며 "그동안 함께 하던 장비가 떠나 아쉽기는 하지만 이곳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힘차게 달릴 것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동명부대는 2018년 소형전술차량 도입 초기부터 바라쿠다 처리 문제를 고민해 왔습니다. 무기체계를 양도하는 과정이 복잡한 관계로 3년여 제반 준비가 진행됐고 결국 올해 6월 레바논군과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해 이번에 양도가 결정됐습니다. 이번 양도는 양국 우호증진과 국방·방산 협력 발전에 큰 이정표가 됐습니다. 나아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화된 대한민국의 유엔 평화유지활동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하나의 사례이기도 합니다. 2차 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구축함을 폐기 시점에서 양도받아 우리 해군의 주축으로 2000년대까지 사용했던 점을 생각한다면 이런 모습은 정말 감개무량한 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유엔에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45개국 국방·외교·보훈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2021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가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립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기술 및 의료 역량 강화를 주 테마로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평화유지구상 발전 방안이 다뤄질 예정입니다. 

2007년~2021년 레바논 티르에서 조용학·이경원·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