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6-22 13:18
[공군] 공중급유기 미국이냐 유럽이냐…‘용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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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KC-X)사업의 기종 선정이 임박했다. 공중급유기 사업은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와 KF-16의 비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려줄 우리 공군의 숙원 사업이다. 21일 국방부와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쯤 한민구 국방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공중급유기 도입 기종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지난 4월 가격 입찰을 받은 데 이어, 주요 항목에 대한 기본평가까지 마쳤다.이에 따라 3파전 양상인 공중급유기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이번 공중급유기 사업은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4대의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미국 보잉사의 KC-46A, 유럽 에어버스사의 A330 MRTT, 이스라엘 IAI사의 MMTT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3개 기종 모두 우리 공군이 요구한 성능을 기본적으로 충족했지만 각각의 특장점을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다.규모면에서는 에어버스사의 A330 MRTT가 우위다. 경쟁기종보다 많은 양의 공중 급유가 가능하고, 인력 수송도 2배 이상할 수 있다. 111t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다. F-15 22대, F-16 42대에 급유가 가능하고, 병력 300명과 화물 45t을 실을 수 있다.보잉사의 KC-46A는 우리 공군이 미군 전투기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상호 운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용도 변경이 쉽고 전장 투입을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생화학, 핵전쟁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업초기부터 신문광고까지 내며 의욕을 보였던 이스라엘 IAI사의 MMTT는 민항사에서 사용하던 중고 B-767 기종을 개종한 제품이다. 중고 기체를 이용했기 때문에 경쟁 기종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이들 3개 기종이 최종 낙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지금까지 분위기는 미국와 유럽이 양자 대결을 펼치는 가운에 이스라엘 제품이 추격하는 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보잉과 에어버스는 기종 선정을 앞두고 자신들의 장점은 널리 알리면서 단점은 적극 해명하고 있다.에어버스의 경우 자사 공중급유기가 우리 공군의 주력기인 미국산 전투기와의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에어버스는 지난 2일 호주 공군이 도입한 자사의 A330 MRTT가 E-737조기경보통제기를 상대로 공급 급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측 관계자는 “E-737은 미국 보잉사 제품으로 한국 공군도 운용중인 기체”라며 “에어버스사의 공중급유기는 미국 전투기와의 상호 운용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보잉의 경우 KC-46A에 대해 ‘아직 개발중인 기체’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시험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C-46A의 시험비행 기체인 767-2C는 지난 4일 인증 비행에 성공했다.◆ 유로화 환율이 복병기체 성능 못지 않게 이번 기체 선정에서는 가격과 유지비용도 기종 선정의 중요 변수다.종?평가기법으로 기종을 선정하는 이번 입찰에서 전체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그중에서 기체 획득가격은 8% 정도고, 나머지 12%는 30년간 운용하는데 들어가는 유지비를 반영한다.기체 가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에어버스가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항공업계 관계자는 “덩치가 큰 에어비스 제품이 비쌀 것으로 봤지만 최근 유로화가 평가 절하된 가운데 A330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높이려는 에어버스사가 예상외의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보잉은 에어버스에 비해 기체 운용비가 절감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기체가 에어버스 제품보다 작기 때문에 연료비가 절감되고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것. 기체 도입 가격에 대해서도 보잉사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방위산업 시장에서는 양산 단계에 접어들면 기체 값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며 “개발단계에 있는 보잉사 제품과 이미 개발하고 있는 에어버스사의 가격을 현 시점에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 미국산을 버리는 ‘용기’가 가능할까지금까지 전세계 공중급유기 시장에서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결은 다른 분야에서와는 달리 에어버스가 우위를 점해왔다. 에어버스는 최근 10년간 총 12개 국가에서 60대를 계약했고, 이중 22대가 실전배치됐다. 반면 보잉의 KC-46A는 미국 공군 외에는 선택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우리나라 무기 도입에서는 한미 관계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거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보잉사는 한국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그동안 차세대 전투기 사업 등 주요 대규모 무기 프로젝트에서 대부분 예외없이 미국산이 낙점을 받았다.물론 최근 에어버스사의 헬리콥터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해외 파트너로서 미군 겸용헬기(LCH/LAH) 사업을 따내는 등 변화 조짐도 보인다.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의 국제공동 개발사업도 에어버스사의 헬리콥터와 계약했다.최근 진행중인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방사청이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했던 대형 무기도입사업에 대해 합수단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방산업계에서는 방사청 직원들이 합수단에 소환되고 형사처벌 받는 상황에서 방사청이 이번 기종선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일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군사평론가는 “크기가 월등히 크고 해외시장에서 우위를 보인 에어버스 제품이 유로화 가치 하락이라는 호재를 만난 형국”이라면서도 “한국이 미국 무기를 선호해왔고, 또 상호 운용이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중급유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약 30개 국가에서 운용중이다. 일본 자위대도 2003년부터 4대를 운용중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기종을 결정한 뒤 2017년부터 공중급유기를 인도받아 전력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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