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임. 페루는 매년 군사퍼레이드를 함. 슬슬 60-70년대에 사온 낡아빠진 T-55를 갈아치울 때라서, 새 탱크를 빌려다가 퍼레이드에 내보내고 그걸 사기로 함.
페루도 딱히 국방예산이 빵빵한 동네는 아니라서 이것저것 고르다 "이 가격이면 지를 만하다!" 그러곤 중국제 MBT-2000을 고름. 중국은 페루가 이걸 사준다는 걸 믿고, MBT-2000 5대를 일시적으로 보내줌.
퍼레이드에서 새 탱크로 신나게 기분을 낸 페루 가르시아 대통령은 "우리 이거 삽니다" 함. 여기서 끝났으면 이 글을 쓰지도 않음.
"그걸 믿냐?"
"아, 비싸서 안사요. 우리 국방예산 잘려서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어요. 배째." 하고 드러누움. 그 드러운 꼴을 보고 노린코는 끄응 하곤 2010년 대당 580만 달러에서 470만 달러로 가격을 낮춰줌.
하지만 어림도 없지. 결국 2011년에도 안 사서 다시 중국으로 실어감. 그리고 다음해 2012년 "우리 페루엔 MBT-2000보다 T-90S가 딱이야!"하고 한번 더 찌름.
탱크교체사업이 아예 나가리된 건 아니라서 2015년엔 중국이 다시 MBT-3000을 들이밀어보기도 했음. 그래서 페루가 탱크를 질렀냐고? 아님. 2019년 현재도 T-55A를 굴리고 있음. 대단한 놈들임.
그리고 몇년 후, 에어쇼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모으던 중국제 UAV에 페루가 관심을 가짐. 거기다 이렇게 한마디 해줌.
"이건 파는 물건이지, 임대는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