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보니 잡게에서 간부식당에 대한 문제로 말이 많더군요.
이곳에 어울리는 주제일까 고민을 잠깐 했지만 저역시 같은 문제로 인해 군생활중 많은 생각을 했던 터라 이곳에 적어봅니다.
일단 저는 일빵빵이라고 불리는 일반 육군의 경비중대로 98군번으로 근무를 했고 근무지는 대충 창고(?)부대라고 하겠습니다. (탄약류 가득한 아주 큰 창고). 때문에 일반적인 부대편성과는 많이 다릅니다. 연대, 대대 개념이 아니죠.
원래는 흔하디 흔한(?) 일반 창고부대였지만 중대특성상 사건사고가 멈추지 않고 발생하다보니 급기야는 중대해체까지 가다 중대장이 옷을 벗는걸로 해서 겨우겨우 살아남았던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웃긴게
제가 자대배치 후 제대까지 거쳐간 중대장이 3명이였네요. --; 2번의 부대해체 위기....
하여간에 이러한 극약대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식되지 않다보니 상병달때쯤에 다른 곳에 있던 사령부가 올라와서는 부대합병을 하는 초유의 일이 생깁니다. 뭐 정확히는 원래 이전할 계획이였고 어디로 갈까 하던중에 사고가 자꾸 일어나니 제가 있던 부대와 합병한거겠죠.
어쨌든... 그정까지는 부대장이 중령이였고 왕으로 살다가 별이 내려오면서 하루아침에 깨갱하는 신세로 전락하면서 웃기는 위치가 되었고. 합병하기 약 1년전부터는 부대내에 나즈막한 산? 언덕? 을 밀고 그곳에 이런저런 건물들을 새로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중 하나가 바로 사령부 간부들을 위한 편의시설건물인데
목욕탕, 이발소, 간부식당이 생겨납니다.
저야 전혀 상관없는 일이였으나 부대합병이 이루어지면서 중대 내 중대원들도 갑자기 생겨나면서 정신이 없었고, 당연히 저희 내무반도 증원 및 변경이 이루어지면서 같은 침상을 사용하는 소대고참 중 제대를 4개월 남겨둔 간부식당의 취사병도 들어왔습니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후임이 들어오기까지 임시TO가 필요했고 갑작스레 저를 지목해서 임시로 간부식당에 파견근무형식의 편법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평소 궁금하던 간부식당.... 저는 그곳에서 군계급들의 민낯을 보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
과연 간부식당이 별도로 필요로 할까? 제 생각은 필요없다였습니다.
일반적인 사병식당과 달리 사제식당에서의 조리법을 사용해서 고급식당과 같은 서빙을 행하는 간부식당.
과연 일반 사병들의 음식과 달리할 필요가 있을까?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면 사병식당 내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같은 음식을 먹으면 될 일입니다.
군 기밀의 이유? 서빙을 하는 상근병의 말을 빌리면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별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뿐 이라고 하더군요. 부대내 작은 저수지의 낚시이야기.골프이야기 등등.... 오히려 유치한 내용들 뿐이리고 하네요.
만약 전쟁이 터지더라도 간부식당에서는 쓸데없는 실용성없이 겉멋에만 든 규율을 행하고, 자뭇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디저트로 나오는 요플레가 맛이 없네. 자기꺼는 하나 부족하네 하는 말만 늘어놓을 거라고 하더군요...
군대가 실전적이고 실용적인 모습으로 바꾸려면 간부식당의 존재이유도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