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급규모의 항모전단vs노항모전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었네요.
정답은 그때그때 달라요,겠지만(상황이론)
사실 많은 경우에 항모전단이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전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가짓수부터가 다르니까요.
(전략적 선택이론)
어제의 질문이 다소 유치해보였더라도 요 몇주간 밀게를 관통한 문제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은 이겁니다.
우리는 왜 항공모함을 도입하려 하는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직관적인 대답은요.
항모가 없는 우리 함대로는
항모를 보유한 중,일의 함대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굳이 해군의 공식적인 대답도 필요없는거죠.
상식적인 거니까요.
현대 해전은 3차원의 공간을 전부 활용하는 입체전입니다.
1. 항모를 가짐으로써 초수평선 경계를 할 수있고,
2. 함재기를 가짐으로써 적 경보기, 대잠기를 견제할 수 있고
3. 함재기 보호하에 우리 대잠기는 활개치고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4. 그로 인해 아군 잠수함에게는 보다 자유로운 작전을,
5. 적 잠수함에게는 상당한 운용의 제한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상대방 눈을 뽑아버린 뒤
차포를 다 떼어버리고 싸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항모를 가지지 않겠다는 건 위의 옵션을 전부 버린채로
위의 옵션을 전부 가진 적들과 싸우겠다는 거고,
3차원의 입체전을 수행하는 적을 상대로
2차원의 리니지를 하겠다는 겁니다.
주변 경쟁국들에게는 그만큼의 자유를 선물하는 거구요.
중일을 상대로 바다위에서 필패하는 시나리오를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손으로 쓰겠다는 얘기인 겁니다.
애초에 주변국과 싸워서 이길 수 없는 함대라면
구축함은 무슨 소용이고 잠수함은 왜 만드는 겁니까?
어제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항모가 아니라도 동남아에 구축함 한척만 보내도 국제적 위상, 발언권, 영향력 다 얻는다구요.
싸울 수 없는 함대, 싸우더라도 이길 수 없는 함대에 경의를 표하는 타국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