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항모든, 중형 항모든 어차피 가성비는 최악입니다. 어차피 항모는 잠수함에 가장 약점을 보이므로, 중국 항모 전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잠수함 전력을 우선적으로 확충해야 합니다. 특히 적 대잠 탐지&공격을 피해서 심해 잠항 능력을 갖춰야 하고, 원양 전력 투사를 위해서는 원잠이 가장 좋은 대 항모 카운터 전력이 됩니다. 즉, 한국 해군은 원잠의 확보가 전력 향상의 가장 필수적인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서해에서의 교전으로 한정한다면 현재의 고속함이나, 재래식 잠수함의 확보가 좋은 선택입니다.
적의 함재기 대비로는 보다 촘촘하고 강력한 방공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상 발진 전투기들의 작전 반경을 늘려야 합니다. 공중 급유기 등을 갖추고, 전자전 능력을 부여해야 하지요. 또한 공군 전술기의 숫자도 늘려야 합니다. 함재기 20기의 도입 예상 가격인 6조원 정도면 F-35A의 경우 30기 이상, 보라매의 경우 50여기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래식 잠수함이라면 그렇겠지요.^^ 그런데.. 서해에서 항모를 띄운다는 게 과연 현명한 행동일까요? 지대함 미사일&공대함 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서 항모를 운용하는 것은 미친행위이고, 서해안에서의 함재기 운용은 공군기의 맛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서해에서는 그냥 공군기끼리의 1차적 대결이 가장 쉬운 예상 시나리오가 됩니다. 항모의 운용은 상대 공군과 대함 미사일 시스템 파괴 이후에나 가능하지요.
문제는 원양에서의 대 항모 전단 작전인데, 대잠 초계기는 잠수함의 스노클이나 잠망경을 주로 탐지하기 때문에 장기 잠항하는 잠수함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소나를 갖춘 구축함이나 잠수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재래식 잠수함은 잠항 기간이 3주를 넘지 못하므로 작전 능력이 제한되지요. 원잠의 장기 잠항만이 전단의 방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항모에 있어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아는 상식은 잠수함 1척을 막기 위해 약 3~5배의 수상함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육안 확인 후 공격이 가장 정확하지만, 육안 확인 없이도 충분히 어뢰 등의 공격 가능하다는 것도 상식입니다. 장기 잠항이 가능한 잠수함의 전략-전술적인 효용성은 생각보다 크니까요.
그런데 전단의 뒷받침 없는 항모는 도대체 어디다가 씁니까? 대잠 능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요? 미군 전단 따라다니며 셔틀 노릇이라도 하려구요?
?? 우리 잠수함의 입장에서 말입니다. 굳이 육안으로 확인한 후 목표를 공격하지 않아도, 수중에서 바로 목표를 탐지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항모는 적 잠수함의 공격에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빵빵한 전단의 호위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원잠의 획득은 그런 전략-전술적 효용성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구요.
뭐, 적도 허수아비는 아니기 때문에 대잠 전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겠지만, 위에 말했듯 잠수함 탐지를 위해 몇 배의 수상함 전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그 법칙은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충분한 호위 전단 병력부터 갖추지 못한 항모 우선 획득은 실제 우리 전력으로서 무쓸모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항모+ 함재기 사업을 안하면 그 돈이 장기적으로 다른 사업 예산으로 쓰이게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국방 예산의 총량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반대로, 항모와 함재기 사업을 하면 다른 사업이 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추경을 통해 막대한 추가 세출을 계상해야 하지요. 어거지로 국방 예산의 총량 자체를 바꾸어 별도 추경으로 충당한다면 국가의 빚이 늘어나거나, 복지 혜택 등의 축소를 감안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중장기적으로 함재기 구매 예산으로 보라매를 추가 생산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입니다. 일본 측에 우리 정보를 뺏기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요. 값비싼 함재기의 무리한 도입은 결국 록히드 마틴 사의 생산라인 유지라는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며, 그 반대급부로 우리가 얻을 국익보다 매몰비용의 손해가 더 큽니다.
그 한계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전술기 고정 숫자를 가지고서 중국과 적대관계가 되었을 때, 그 물량 공세를 충분히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것은 항모의 확보가 아닙니다. 함재기의 도입도 아니지요. 전술기의 총량을 늘림으로서 적이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같은 값이면 두 배 이상의 전술기를 구매할 수도 있는데, 왜 굳이 함재기에 목을 매야 한다는 말입니까? 왜 록히드 마틴사의 일감을 구해주지 못해 안달내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경항모 획득 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미국에 체면치레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함재기의 구매는 우리가 미국 눈치를 보며 과잉충성을 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저 '지누짱'이 좋아하는 나무위키를 보니, 록히드 마틴 측에서 함재기 선구매 계약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만약 합참의 무기 획득 계획 순서를 따르면, FX 3차 추가 사업 계약보다 함재기 구매 계약이 먼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경항모만 먼저 도입해서 강습상륙함이나 헬기 항모로 쓰다가, 정 필요하면 나중에 함재기를 구매하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거의 동시 획득으로 나가거나, 아예 함재기부터 획득할 모양입니다.
>>> (2020년) 8월 25일 중앙일보는 경항모 탑재를 위한 F-35B를 공군형 A보다 먼저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항모의 갑판과 격납고 등의 설계를 할 때 F-35B의 제원과 성능을 고려해 설계를 해야 하는데, 계약을 먼저 해야 록히드마틴이 제원을 넘긴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 이에 따라 국군의 F-35 도입 수량은 80대(공군형 60 + 수직이착륙형 20)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