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발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고순도 핵물질 덩어리가 임계질량 이상 되면 알아서 핵폭발이 일어나는데 이 임계질량이라는게 문제죠.
간단히 예를 들기 위해 임계질량은 10 kg ( 이 이하의 덩어리에서는 절대로 핵폭발 안 일어남 ) 이라 치고, 핵탄두는 6 kg 짜리 덩어리 2 개가 들어있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 두 덩어리를 그냥 합친다고 핵폭발이 일어날까요 ? 아닙니다. 용접 수준으로 두 물질이 매우 강하게 압착되어야 하죠. 말 그대로 둘이 합쳐 하나. (핵분열이라 쓴 것을 핵폭발로 수정함)
이 압착도 백만분의 1 초 내로 이뤄져야 합니다. 압착하는데 그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면 ?
백만분의 1 초 내로 압착되지 못 했을 때 핵탄두 안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는 과정을 써보죠.
1. 두 덩어리가 합쳐졌다 그런데 아직 완전히 합쳐지지 않아서 임계질량을 0.1 g 정도밖에 초과 못 했다. 핵폭발이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0.1 g 정도만 일어나서 매우 미약한 수준.
2. 위의 0.1 g 의 핵폭발만으로도 핵탄두와 핵물질 모두 녹아서 다 흩어져버렸다. 핵폭발 끝.
3. 흩어져버린 나머지 11.999 kg 의 핵물질은 핵폭발하지 않고 그냥 남음. 다 흩어졌으니 임계질량 넘을 일 없고 더 이상 핵폭발 안 함.
북한의 초기 핵실험이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폭발력이 1 kt 밖에 안 되었다. 그런거죠.
물론 최근에는 북한도 핵폭발 잘 시키고 있고요.
백만분의 1 초내로 압착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핵폭발로 인해 핵탄두. 핵물질이 녹아서 흩어지기 전에 충분한 양의 핵물질이 핵분열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로 짧은 시간내에 순간적 압착이 이뤄져야 히로시다 급의 핵탄두가 만들어진다는 얘기죠.
실제 핵탄두에서는 두 덩어리로 분리가 아니라 어떤 것들은 열조각도 넘게 나뉘죠. 두 덩어리로만 하는 것은 없음.
여기에 또 안전 문제까지 고려되어야 하죠. 발사 충격에도 압착용 폭탄이 가동된다면 ? 스스로 자폭입니다.
두 덩어리든 몇 덩어리든 압착하기 위해 폭약을 쓰는데요. 조각 하나 하나마다 폭약이 붙습니다. 폭약이 터지만 미리 정해놓은 방향으로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는거죠.
이 폭약의 폭발 방향이 벗어난다면 ? 못을 박는데 각도 잘못 잡아서 박는게 아니라 못을 휘어버리는 그런 식이 되는거죠. 폭약의 힘이 압착하는데 쓰이는게 아니라 핵탄두 자체를 스스로 파괴하는게 됩니다.
폭약 여러개의 폭발 시각이 다르다면 ? 동시에 폭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 압착이 일어나는게 아니고 역시 핵탄두 자체를 스스로 파괴.파괴 안 된다 하더라도 핵물질 조각들을 산산 조각 내놓을테니 핵폭발 일어날 일이 없죠.
정리해보면 핵탄두안에 있는 압착용 폭탄 여러개가 모두 설계된 그대로 동시에 정확한 방향으로 폭발해서 핵물질 덩어리들을 압착시켜야 한다. 이 압착은 백만분의 1 초내로 이뤄져야 하고, 조금이라도 시간이 더 걸리면 위력이 급격히 감소.
핵탄두는 내부에서 압착용 폭탄이 터진 순간부터 압착이 이뤄지고 핵폭발이 일어날때까지 파괴되지 않고 형태를 온전히 유지해야만 한다. 고강도 금속으로 꽁꽁 둘러싸야 한다는 얘기. 만약 형태를 유지 못 하면 핵폭발도 못 하고 그냥 스스로 자폭하는 꼴.
이런 이유로 핵탄두는 내부에 들어있는 핵물질은 고작 10 kg 근처인데 무게가 몇 톤이니 몇 백 kg 이니 하는 것임.
한 마디로 대단히 까다로운 조건이다.
핵탄두가 요격 미사일에 맞아서 손상되었는데도 저런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되는 핵폭발이 일어난다고 ?
멀쩡해도 핵폭발시키기 까다로운건데 ?
로고 조각들을 하늘에 던졌더니 저절로 의자로 조립될 확률보다 훨씬 더 적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