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사이트에서 제일 나쁜 태도가 바로 "~~가 말한 것이니까 그 사람이 말한 것에 가타부타 토 달지 마라. 니가 그 사람보다 더 많이 아냐?"라는 태돕니다. 권위에 의지해서 상대를 깔아뭉개려고 하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적인 사고방식이죠.
김종대가 나보다 더 많이 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종대와 나의 의견이 틀릴 때 항상 김종대의 말이 옳은 것은 아니죠.
많이 안다고 해서 그걸 조립한 최종 결론이 항상 객관적인 실체에 근접한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객관적인 진실을 짜맞춘 결론은 정치적인 이유, 경제적인 이유, 사회적인 이유, 개인적인 문제 등에 의해 얼마든지 객관적인 진실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김종대는 F-35와 경쟁관계인 유로파이터를 극찬하는 책을 쓴 사람입니다. 책의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 "김종대가 공인으로 검증을 받았는지"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최소한 F-35와 유로파이터와 관련된 김종대의 발언은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종대씨가 말하는 것은 기사화가 되지만 님깨서 말씀하시는 것은 기사화가 안됩니다. 그것은 김종대씨는 전문가로 공인은 받은 사람이구요. 님은 그렇지 않는 거죠. 누가 봐도 공신력은 김종대씨가 말하는 것이지 님깨서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라는 어이없는 논리로 김종대에 대한 반론을 깔아뭉개는 토론 태도는 참 오랫만에 보는 유아적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사화 여부가 전문가를, 공인을 판정하는 기준이고 일반인들은 그 전문가의 말에는 토를 달아서는 안되는 거라면 조선일보의 유용원 군사전문기자가 하는 말은 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핵잠수함 엠바고를 깬 일로는 왜들 그렇게 욕을 했었나요? 거의 매주 종편에 나오고 기사화가 되는 자국넷 신인균이 하는 말은 왜 전문가나 공인의 레벨로 존중받지 못하나요? 군에서 수십 년을 장교로 근무하고 기사화도 종종되는 전원책의 발언도 무조건적, 절대적, 교조적으로 언터쳐블인가요?
전문가의 전문성이란 평생을 두고 지속적으로 검증을 받는 것이지 한 번 따면 영원히 까방권을 획득하는 절대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죠. 멀쩡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무너지는 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현재의 누군가를 성역화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죠. 개인적으로는 김종대가 천안함 사건 때 북한 어뢰를 부인하던 순간 나의 모든 신뢰를 상실했었고, 그 이후로도 내겐 그가 특별한 신뢰를 쌓은 적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한 줄 더 달자면
FX-3는 김종대가 가장 반대하는 기체를 사는 게 아마 정답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