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밀리터리 게시판
 
작성일 : 13-08-11 07:13
[공군] 자력으로 전투기를 만드는 나라, 스웨덴
 글쓴이 : 익산오라비
조회 : 5,760  

01.jpg
 
 
 

 
현재 카피나 라이선스 생산이 아닌 자력으로 전투기를 설계, 개발, 제작하여 자국의 하늘을 지키고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스웨덴뿐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는 가히 경이롭다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외교적으로 주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립국이고 인구가 불과 천만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스웨덴의 이런 행보를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 중인 다목적 전투기인 JAS39 그리펜(Gripen)은 수출이나 해외 대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최신형인 그리펜NG(Gripen-E/F)는 4세대 전투기를 초월한, 이른바 4.5세대로 평가 받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스웨덴이 어느 날 갑자기 이러한 최신예기를 등장시킨 것은 아니다. 많이들 간과하지만 스웨덴은 전투기의 역사를 선도한 국가 중 하나로 그만큼 기술적 기반이 탄탄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제트 시대가 개막되었을 때부터 이미 후퇴익 제트 전투기인 J29 터난(Tunnan)과 J32 란센(Lansen)을 만들어 사용하였을 만큼, 스웨덴은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히려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음속 전투기가 주역이 된 제2세대 전투기 시대에 스웨덴은 더욱 놀라운 걸작을 등장시켜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시대를 뛰어 넘는 모습의 초음속 델타익 전투기인 사브 J35 드라켄(Saab J35 Draken 이하 드라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새로운 시대의 전투기

무기사적, 특히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의 개발 과정을 본다면 1950~60년대는 그야말로 최고의 황금기라 할 만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은 여러 나라가 협력하여 전투기를 만들어야 할 만큼 상황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개별 항공기 제작사가 스스로 개발비를 들여 전투기를 개발하는 일도 흔할 정도였다. 물론 당시에 요구된 기술 수준이 지금보다 낮아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고 이런 시도를 쉽게 벌일 만큼 경제적 여건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상 최대의 전쟁이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류는 강대국 간의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다음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투자나 소비를 용인하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시대상을 바탕으로 자고 일어나면 기존 전투기는 구식이 되어 있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변화가 격심하였다.
그렇다 보니 F-86과 MiG-15의 전성기를 연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2세대 전투기 시대가 개막되었다. 초보적 공대공 미사일이 탑재되기는 했지만 사실 이때까지도 속도가 전투기 성능의 향방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이었다. 미국이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인 F-100을 도입한지 6개월도 안되어 소련은 MiG-19로 응수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하2를 뛰어넘는 전투기들도 속속 등장하였다.
이러한 2세대 전투기들의 개발은 1940년대 말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스웨덴도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 신예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49년 FMV(스웨덴 국방성)의 주도로 ‘1200’으로 명명 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새로운 전투기는 내습한 적기의 요격을 주목적으로 하여 고고도까지 신속히 치고 올라가 전투를 벌일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 내리고, 이에 발맞추어 자국의 유명 항공기 제작사인 사브(Saab)가 개발에 착수하였다.
드라켄을 상징하는 단어가 델타익(Delta Wing)이다. 사브는 연구 결과 군 당국의 요구에 걸맞는 마하2 이상의 고속 비행이 가능 하려면 델타익이 적합하다고 보았다. 델타익은 날개 전면이 더 많은 후퇴각을 가져 고속 비행이 가능하고 동체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여 제작과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하지만 저속에서의 안정성에 문제가 많고 기동 중 높은 받음각에서 항력이 커져 실속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사브는 완만한 S자형인 오지(Ogee)형 델타익을 채택하였다. 보통 '더블 델타(Double Delta)', 일부 자료에는 이를 ‘크랭크드 델타(Cranked Delta)’라고도 하는 형태인데, 드라켄은 주익이 공기흡입구에서 80도 정도의 날렵한 후퇴각을 가지다가 외익에서 60도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형태를 채택하였다. 여기에 더해 뒷전플랩을 연장시켜 저속비행 시 안정성을 높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이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드라켄은 이른바 ‘코브라 기동’을 최초로 선보인 제트기이기도 하다. 흔히 ‘코브라 기동’을 Su-27 시리즈를 상징하는 대명사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Su-27이 최초는 아니었다. 드라켄은 비록 장시간 정지 할 수는 없었지만 뒤에서 공격하는 적기를 코브라 기동으로 패스 오버시킬 수 있었다. 50년대 기술임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최신예 전투기를 제작하려면 당연히 국가적으로도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사실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기술이 없으면 고성능 전투기의 개발은 힘들다. 최신예 기술은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품목인데, 특히 무기와 관련된 기술은 더욱 그러하다. 그만큼 스웨덴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렇게 축적된 노하우는 지금도 최고 성능의 전투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었다.
덕분에 드라켄은 시대를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획기적인 모양으로 탄생하였다. 목업(mockup)을 접한 군당국자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전투기 모양에 당황해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할 정도다. 드라켄은 단지 실험으로만 끝나지 않고 당당히 제식화 된 혁신적인 델타익 전투기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길을 개척하였다는 의미이자 이후 등장한 델타익 전투기들의 선구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그 자체만으로도 평가를 받을 만하다.
 
09.jpg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허각기동대 13-08-11 08:50
   
물론 원체 여건이 좋고 기본적으로 돈도 많은 나라기도 했지만 대전 이후 수많은 독일 엔지니어와 학자들이 중립국 스웨덴으로 망명했던것도 기술자립에 많은 동인이 되었다고 하지요.  달리 생각해보면 2차대전후 지구적으로 분화되어 가는 기술동향의 원류를 되짚어 보면 열의 아홉은 독일인이나 독일출신 유대인들과 접목이 되는걸 깨닫게됩니다.
우주, 항공, 화학, 의학, 기계, 전자... 

두뇌풀가동 할줄아는 유전자가 따로 있긴 있는가봄.
천손민족 13-08-11 10:43
   
결국 지속적인 기술 축적과 발전은 자국 수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국의 전투기 수요가 규모가 있다면 지금 KFX 처럼 뻘짓하는 일도 없겠지요.
성능상 어중간한 기체가 개발되더라도 자국에서 수백대씩 도입해 준다면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축적과 발전이 가능 하겠지요.
수출은+ 되는 것이고요.
shonny 13-08-11 11:00
   
그리펜 ... 전투기자체는 자국에서 만들지만 관련 핵심장비는 수입해다씁니다..
레이더 - selex es 영국+이태리회사, 엔진은 GE꺼, 그외 록마기술도 들어갔구..전에 수출하려다 미국의 규제때매 관련부품들을 유럽제로 돌리고 수출하게된거구..
유랑선비 13-08-11 11:45
   
스웨덴... 대단하군요ㄷㄷ
바랑기안 13-08-11 13:07
   
시대를 잘탄거죠.. 진짜.. 지금에서야 바닥부터 시작하려면 엄청나게 힘들지만, 당시엔 관련기술 수준이 높지 않았고 그때부터 시작한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시대의 흐름을 잘 따르며 지금까지 온거지만..
탈곡마귀 13-08-11 16:17
   
정말 독특한 디자인이군요.
돌무더기 13-08-11 19:45
   
전투기 개발하다가 생긴 문제들 해결못해서 미국의 기술자문 받은걸로 아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