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한류열풍..유럽·남미·아시아 러브콜↑
헤럴드경제 | 입력 2013.08.12 09:25 | 수정 2013.08.12 11:12
-대우조선, 영국ㆍ노르웨이ㆍ태국 군함 수주
-대선조선, 국내 최초 남미 국가에 군함 수출
-정부가 판 깔아주고, 조선소는 '명품 기술'로 승부 걸고
-"해양 주권 확보 경쟁으로 세계 군함 수요 더욱 늘 것"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군함(軍艦)도 한류가 대세다.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한국 조선업체에 자국 군함 건조를 의뢰하고 있다. 최근 각 국의 해양 주권 경쟁이 확산되면서 최신 설비를 갖춘 군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세계 선박 건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체의 명품 기술이 더욱 각광받게 됐다.
최근 가장 활발한 군함 수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해 해양강국 영국으로부터 항공모함 군수지원함 4척, 지난 6월 노르웨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억3000만 달러 규모의 군수지원함 한 척을 수주한데 이어 최근에는 태국 해군으로부터 3650t 규모의 프리깃함(아군을 호위하기 위해 적을 공격하는 전투함) 1척을 수주했다.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 영국 정부의 추천으로 대우조선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방산 시장에서 국내 조선 기술이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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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이 2007년 건조해 인도네시아 해군에 인도한 다목적 군수지원함(LPD)의 모습. [사진제공=대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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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조선업체도 세계 방산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선조선은 최근 페루 정부에 다목적 군수지원함 2척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조선업체가 남미 시장에 군함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조선은 페루 국영조선소인 시마 조선소와 다목적 순수지원함(LPD) 2척에 대한 설계도면 및 기자재 패키지 수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페루 정부의 해군 현대화 사업 및 기반사업 강화를 위해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총 계약 규모는 약 8000만 달러에 달한다.
페루는 이제까지 미국에서 사용을 하던 오래된 군함을 무상 지원 받아 유지, 봇 비용만 지불하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군함을 운영해왔다.
건조 작업은 시마조선소에서 이뤄지지만 대선조선이 선박 건조에 필요한 설계 및 기자재 구매, 공급을 담당한다. 건조에 필요한 핵심인력도 대선조선에서 파견한다. 국내 인력과 기자재를 모두 수출하는 셈이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해외 설계 업체들이 도맡아 수주하던 것을 이번에 우리가 수주하게 됐다"며 "사실 국내 업체들 중에서도 이런 종류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다. 대형 조선소들은 프리깃함, 구축함, 항공모함 등 큰 군함을 위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 지에서 러브콜이 몰려들자 국내 업체들도 발빠르게 군함 등 특수선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방산 분야를 독자사업부로 떼내 '특수선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또 2015년까지 방위산업 분야 인력도 현 재의 두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도 국내 업체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대선조선의 경우 페루 등 남미 지역에 지사 등 기반을 두고 있지 않아 입찰 경쟁을 벌이기 어려웠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지원과 대우인터내셔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