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 사업 수주, 양강 구도로 좁혀질듯
8조3천억원 사업비 초과 F-35A 사실상 탈락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차기 전투기(F-X) 마지막 가격입찰일인 16일 유로파이터(EADS)와 F-15SE(보잉)가 우리 정부가 책정한 총사업비를 충족하는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이 적용되는 F-35A(록히드마틴)는 총사업비를 충족하는 가격을 제시할 수 없어 사실상 탈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EADS의 핵심 관계자는 16일 "오늘 가격입찰에서 차기 전투기 사업비 이내의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전투기 총사업비는 8조3천억원으로 이중 전투기와 엔진이 7조6천억원, 무장이 4천억원, 격납고 등 비행장 시설이 3천억원이다.
유로파이터가 총사업비를 충족하려면 가격입찰 대상인 전투기와 엔진의 가격을 7조6천억원 이내로 제시해야 한다.
다른 후보기종인 F-15SE도 이날 가격입찰에서 전투기와 엔진 가격을 7조6천억원 이내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차기 전투기 사업은 우리 정부의 총사업비 이내의 가격을 제출할 것으로 보이는 유로파이터와 F-15SE간의 경쟁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청은 6월 18일부터 7월 5일까지 3주간 총 55회의 차기 전투기 가격입찰을 진행했으나 사업비를 충족하는 기종이 나타나지 않아 입찰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이달 12일부터 시작된 마지막 가격입찰에서 두 후보기종이 사업비 이내 가격을 제시하기로 결정한 것은 사업이 유찰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F-35A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사청은 마지막 가격입찰에서도 사업비를 충족하는 기종이 없으면 유찰을 선언하고 분할매수, 구매대수 축소, 사업비 증액 등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었다.
F-35A는 미 공군성이 가격입찰에 참여해 차기 전투기 전력화 시기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예상가격을 제시했다.
미 공군성이 제시한 예상가는 사업비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미 의회에 통보한 F-35A 60대의 한국 판매 가격은 108억달러(약 12조636억원)였다.
게다가 F-35A는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에 공급하는 가격에 맞춰 매년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협상이 불가능한 구조다.
방사청은 이날 사업비를 충족하는 기종이 나타나면 기종결정평가를 거쳐 내달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기종선정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사업비를 충족하지 못하는 기종도 기종결정평가 대상에는 포함되나 최종 기종선정 대상은 아니다"며 "(사업비 초과로 인해) 자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