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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09 18:04
[밀리역사] 민경주 KARI 우주센터장, 대한민국의 우주 주권을 말하다.
 글쓴이 : leojinpark
조회 : 1,987  

신동아  2009.05.01 통권 596호(p172~185)  민경주 KARI 우주센터장, 대한민국의 우주 주권을 말하다

北 대포동2호는 독학생 습작, 南 KSLV- I 은 고수의 작품 고체연료로는 한국도 ‘지금’ 장거리 로켓 만들 수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는 누군가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보드카’라는 러시아 술 이름이 통화 도중에 나왔다.

▼ 어제 술 마셨나.

“마셨다.”

▼ 보드카 좋아하나.

“러시아 친구들이 좋아한다. 스킨십이 필요하다. 소주도 함께 마신다.”

▼ 술 많이 마시나 보다.

“술을 마셔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러시아인은 알코올 분해하는 인자가 우리와는 다른 것 같다. 술을 참 잘 마신다. 친해지려고 마시다 주량도 늘었다. 후배들도 똑같다.”

외나로도(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의 오후 햇살은 명주처럼 빛났다. 바닷바람이 거세 응달은 쌀쌀했다. 4월 초순인데도 그는 갈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외나로도는 한국 우주 개발의 전초기지다.

▼ 외딴 섬에 사는데 외롭지 않나.

“외로울 틈이 없다.”

민경주(57)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나로우주센터장. 그는 미국에서 고분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의 한 방위산업체에서 일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직접 들여다본 유일한 한국인. 그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조국에서 도전의 삶을 선택했다.

1989년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일했다. 가족들은 “남부럽지 않은 삶을 왜 포기하느냐”며 귀국을 말렸다. 그는 “조국의 부름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년 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영풍문고 센트럴시티점에서 기자가 읽을 만한 우주공학책을 골라주면서 그가 강조한 말이 지금도 또렷하다.

“우리의 비전은 우리의 우주기술로 대한민국 영토를 보호하는 것이다.”

나로우주센터의 구실을 그는 이렇게 정의했다. 우주센터는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00년 12월 우주센터가 첫발을 뗐을 때 그는 48세의 나이로 우주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인터뷰용 녹음기를 꺼냈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그가 말했다.

“북한 로켓과 무기와 관련해서는 물어보지 말라. 민감한 이슈라서 답할 수 없다.”

그는 귀국한 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러나 그 꿈을 가슴에 묻어둬야만 했다. 사거리 300km로 한국의 로켓 개발을 제한한 군사·정치적 제약 때문이다. 첫 질문부터 그가 묻지 말라는 걸 물었다.

▼ 로켓, 미사일, 우주발사체(Space Launch Vehicle)의 차이가 뭔가.

“우주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엔진을 가리킨다. 미사일은 엔진이 있건, 없건 날아다니는 모든 비행물체를 뜻한다. 위성을 실은 로켓엔진은 발사체, 탄두를 실은 로켓엔진은 탄도미사일이다.”

▼ 로켓이라는 말은 중립적인가.

“로켓은 우주발사체일 수도, 탄도미사일의 엔진일 수도 있다.”

우주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은 거의 같다. 로켓에 위성을 실어 우주로 쏘면 발사체, 핵무기를 실어 다른 나라로 쏘면 핵미사일이 된다. 유도탄에서 ‘유도’는 탑재물이 목표 지점에 떨어지도록 조종하는 것을 가리킨다. 탄을 실은 미사일이 솟구쳐 올랐다가 떨어지는 포물선이 탄도다. 발사체는 유도, 탄도가 아닌 궤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외나로도의 꿈

4월5일 북한은 장거리 로켓 대포동2호(북한은 은하2호라고 부른다)에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앉혀 쏘아 올렸다. 한·미 정보당국은 광명성2호가 지구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은하2호 발사는 군사행위가 아니다. 주권국가로서 우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북한의 목적은 다른 데 있다. 다 알지 않나.”

대포동2호는 장거리 로켓이다. 우주발사체인지, 대륙간탄도미사일인지는 탑재부에 실은 게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우주발사체는 인공위성을 탑재하고, 탄도미사일은 고폭약이나 핵폭탄을 싣는다. 따라서 광명성2호를 실은 대포동2호는 우주발사체다. 물론 북한의 로켓 발사 목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한국의 KARI도 7월30일(+5일) 장거리 로켓 KSLV-I에 100kg 무게의 위성을 실어 우주로 쏘아 올린다. 한국은 7월30일~8월3일 KSLV- I 을 발사한다고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IMO에 4월4일(+5일) 발사한다고 통보한 뒤 +1일인 4월5일 로켓을 발사했다.

평양 사정에 정통한 대북소식통 K씨는 “북한이 발사 날짜를 4월 초순으로 잡을 때 한국의 위성발사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KSLV- I 발사가 4월(+2개월)에서 7월로 미뤄진 이유가 북한이 4월 로켓을 발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서울도 쏘는데 우리는 왜 못 쏘느냐”고 평양이 대응하는 걸 우려했다는 것이다.

“사실과 다른 얘기다. 기술 문제로 늦어진 것이다.”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발사하는 일은 그간 수차례 미뤄졌다. 한국의 자력 위성 발사는 2010년을 목표로 진행되다가 1998년 북한이 대포동1호를 쏘아 올리면서 앞당겨졌다. 한국은 예산을 대폭 늘려 KSLV- I 의 발사 목표를 2005년, 다목적 위성을 탑재하는 KSLV- I I의 발사 목표를 2010년으로 수정했다. 한국과 북한의 ‘로켓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은 2004년 러시아와 우주기술협력협정을 맺었으나 우주기술보호협정(TSA) 체결이 늦어지면서 KSLV- I 개발에 차질이 빚어졌다. ‘신동아’가 입수한 정부 대외비보고서는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우려해 러시아 발사체 기술의 한국 이전에 반대하는 서한을 러시아 외무부에 보냈다. 이후 러시아는 우주발사체 기술 및 발사대 설계도를 한국에 이전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힌다.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우려한 미국이 러시아 로켓기술의 한국 이전을 막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개입뿐 아니라 우주기술협력협정을 맺을 때보다 경제 사정이 호전된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도 TSA 체결이 미뤄진 이유로 알려진다. 한국과 러시아는 2006년 TSA를 체결했다.

“러시아가 넘겨준 발사대 시스템 상세 설계문서가 2만1631쪽이다. 그 문서를 가지고 우리가 발사대를 제작·설치했다. 부품 대부분이 러시아 규격으로 돼 있었는데 우리가 부품을 국산화했다. 국산화가 가능한 건 다 국산화했다. 그래서 늦어졌다. 7월로 발사가 늦춰진 것은 우리가 부품을 국산화했다는 이유로 러시아가 발사대 시스템의 검증 항목을 늘렸기 때문이다. 99개 항목이 348개 항목으로 늘어났다. 발사대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 왜 부품을 국산화했나.

“우리도 기술을 획득해야 하지 않나.”

외나로도에서 일하는 러시아인은 많을 때 100명에 달한다. 그중 상당수가 보안요원이라고 한다.

“연구원들이 러시아인한테 기술을 하나라도 더 빼내려고 보드카를 마시면서 맨투맨으로 접촉하고 있다.”

대포동2호의 뿌리는 1970년대 북한이 획득한 옛 소련의 로켓 기술이다. 한국의 KSLV- I 은 엔진이 2단으로 이뤄지는데, 1단 로켓은 러시아 후르니체프사가 제작했다. 한국과 북한이 러시아 로켓 기술을 토대로 우주전(宇宙戰)을 벌이는 셈이다.

1970년대부터 액체연료 로켓 연구를 시작한 북한은 1989년 사거리 500㎞의 탄도미사일 스커드-C를 쏘았고, 1993년엔 사거리 1300㎞의 노동1호를 발사했다. 1998년 발사한 대포동1호의 사거리는 2500㎞.

▼ KSLV- I 과 대포동2호는 어떻게 다른가.

“북한 로켓의 수준이 초등학생의 작품이라면 KSLV- I 은 고수의 작품이다. KSLV- I 의 1단 로켓은 현재 세계 최고다. 러시아의 신제품으로 추력이 170t에 달한다. 일본 로켓 H2A의 추력은 100t, 프랑스 로켓 아리안의 추력은 120t이다. 북한 로켓은 독학생의 습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 일본이 KSLV- I 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항의한 것으로 안다.

“우리가 로켓을 발사하면 일본 영공을 통과한다면서 KSLV- I 의 상세 자료를 내놓으라고 항의했다. 정부가 알아듣게 설명해줬다. KSLV- I 이 일본 오키나와를 지날 때 위치하는 고도가 185km다. 우주법에선 영공을 100km로 잡는다. KSLV- I 은 일본 영공 위로 날아가므로 문제 될 게 없다.”

▼ 대포동2호도 일본 영공 위를 통과한 건가.

“일본이 자국의 영토에 1단 로켓이 떨어지면 요격한다고 말한 것은 정당하다. 영공 위를 통과하는지는 북한 로켓의 성능을 잘 몰라 확답하기 어렵다. 일본 영토 위를 지날 때의 고도가 100km 아래일 수도 있다.”

▼ 우리는 남쪽으로 쏘는데, 북한은 왜 동쪽으로 쏘나

“KSLV- I 은 20초 동안 수직으로 올라간 뒤 남쪽으로 퀵턴해 제주도 동쪽 상공으로 날아간다. 무수단리에서 남쪽으로 로켓을 쏘면 한국의 영토 혹은 영해에 1단 로켓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러시아와 중국 영토로 쏠 수도 없다. 로켓은 낙하물이 사막이나 공해에 떨어지게끔 발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은 자국의 사막에 1단 로켓을 떨어뜨린다. 북한은 궁여지책으로 동쪽으로 쏜 것이다. 북한은 로켓을 발사하기에 지리 조건이 좋지 않다.”

▼ KSLV- I 도 실수하면 오키나와에 떨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오류가 발생해 로켓이 북쪽으로 방향을 틀면 서울도 위험하다. 걱정하지 마라. KSLV- I 은 궤적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폭발한다. 대포동2호가 그런 능력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통신위성을 비롯한 실용 목적으로 쓰이는 정지위성은 지구가 당기는 중력과 우주의 다른 천체가 당기는 중력이 거의 평형을 이루는 적도 상공 3만5786km 지점에 앉혀야 한다. 그래서 북반구에서 정지위성을 쏘아 올릴 때는 남쪽으로 로켓을 발사해야 한다.

▼ 북한은 남쪽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없으니 정지위성을 자국 영토에서 발사하기는 어렵겠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러시아는 동쪽, 북쪽, 서쪽으로 로켓을 쏜 뒤 남쪽으로 보내는 기술을 갖고 있다. 어쨌거나 실용위성은 적도 근처에서 발사하는 게 유리하다. 거의 수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한국도 실용위성은 돈을 주고 발사장을 빌려서 적도 근처에서 쏘아 올리는 게 이득이다. 그러나 다목적 위성은 자국 영토에서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것은 우주시대의 주권과 관련한 문제다.”

다목적 위성은 지구와 함께 자전하는 정지위성과 달리 지구 궤도를 경사각으로 돈다. 그가 말한 ‘다목적 위성’은 ‘첩보위성’을 가리킨다. 지금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가정보원은 2006년 7월 발사한 아리랑2호가 촬영한 사진으로 영상정보를 획득한다. 아리랑2호는 고정밀 광학카메라(MSC)를 탑재한 한국의 ‘눈’이다.

4월15일 KARI가 공개한 엔진이 달려 있지 않은 KSLV- 지상 검사용 발사체.

우주 주권을 확보하려면 위성체 제작 능력, 발사체 개발 능력, 영토 내 발사장 구축의 3축이 완성돼야 한다. 한국은 위성체를 만드는 실력은 어느 정도 갖췄고, 외나로도에 발사장도 확보했다. 다만 발사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우려하는 선진국의 견제로 개발 속도가 더디다. 2017년 KSLV- I I를 성공적으로 발사해야 세 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 대포동2호가 독학생의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KSLV- I 의 1단 로켓은 러시아 제품이다. 7월30일 KSLV- I 발사가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우리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게 아니라 우리 땅에서 ‘러시아 기술’로 우리 위성을 발사하는 일회성 행사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불꽃놀이라고 깎아내리는 사람도 봤다. 대응하기도 언짢은 악의적 주장이다.”

▼ A교수는 KSLV- I 을 기반으로 KSLV- I I를 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B교수는 1단 로켓이 밀봉돼서 한국에 들어오기 때문에 러시아 기술을 획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장거리 로켓 기술을 러시아가 우리에게 뭣하러 주겠느냐. 밀봉해서 들어오는 것도 맞다. 어떤 일이건 삐딱하게 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로켓을 개발했다고 무조건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도움으로 발사장을 건설했고 ‘발사 준비 기술’을 익혔다. KSLV- I 발사에 성공하면 우주발사체만 만들면 되는 것이다.”

▼ KSLV- I I를 개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 대목에서 그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표정도 조금 일그러졌다.

“지금 없으니 못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사실 우리가 연구를 많이 했다. 액체연료로 30t급 발사체 선행연구를 해봤다. 30t짜리 해보니까 가능하더라. 지금 75t짜리를 연구하고 있다. 그걸 네 개 묶을 거다. 그러면 300t 아닌가.”

미국이 주도하는 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미사일기술통제체제)은 사거리 300km, 탄두 중량 500kg급 로켓의 수출과 기술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경우엔 MTCR 회원국에 한해 기술 이전을 허가하지만, 자국의 안위와도 관련된 첨단기술을 타국에 넘겨줄 나라는 없다.

▼ 외국 발사체를 사서 다목적 위성을 올리면 되지 않나. 꼭 자체 기술로 개발해야 하나. 우리가 그 경쟁에 뛰어들 필요가 있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왜 그런가. 다른 부가가치 때문인가.

“우주산업에서 스핀오프 되는 기술도 있으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목적은 국가전략과 관계가 있다. 우주 주권을 확보하는 초석을 쌓고자 투자하는 거다. 영토 안에 독자적인 우주센터를 보유하고, 발사체 기술을 갖는 것은 주권 확보의 문제다. 우리가 원할 때 언제든지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은 국가의 미래, 안위와 직결된다.”

한국은 바다를 등한시하다가 식민지로 전락하는 불운을 맛보았다. “구한말의 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21세기는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한국이 기술 속국이 돼서는 안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 KSLV- I I 다음은 KSLV- I II인가

“2020년 달 탐사 궤도위성, 2025년 달 탐사 착륙선은 KSLV- I I로 쏘아 올린다.”

▼ 그게 가능한가.

“로켓을 한 개 더 붙여 KSLV- I I를 3단으로 만들면 된다.”

▼ 달 탐사가 실제로 가능하리라고 보는지 물은 거다.

“우주개발 기본계획에 2020~2025년 달을 탐사하는 것으로 돼 있다.”

▼ 군사·정치적 제약은 없나.

“우리는 액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제약이 없다. 고체연료로는 100만파운드급 이상을 개발하지 못하게 돼 있다.

▼ 액체연료와 고체연료의 차이가 뭔가.

“고체연료를 쓰는 장거리 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100% 전용이 가능하다. 액체연료는 연료탱크에 장기간 보관할 수 없는데 고체연료는 충전 과정이 필요 없어 연료를 장전해놓으면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언제든 발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선진국에선 액체연료도 3~6개월 동안 로켓엔진에 충전해 보관할 수 있다. 연료 저장통을 코팅하는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다. 요즘엔 액체연료로 디메틸히드라진(UDMH)을 많이 쓰는데, 북한이 액체연료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산화질산은 디메틸히드라진보다 질이 낮고 독성이 강하다. 산화 질산은 디메틸히드라진보다 금속을 더 빠르게 녹인다. 북한의 코팅 기술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의 1단 로켓은 무수단리에서 500km 떨어진 동해에 낙하했다. 동해상에서 점화한 2단 로켓은 2600km를 더 날아가다가 일본 동쪽 해안에서 약 2100km 떨어진 태평양에 낙하했다고 미국과 일본 정보당국은 밝혔다. 무수단리에서는 약 3058km 떨어진 지점이다. 액체연료 로켓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성을 궤도에 앉히는 데는 실패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에선 일부 성과를 거둔 셈이다.

미국 항공우주 전문지인 ‘스페이스플라이트 나우’는 “레이더 추적자료와 미국방공사령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한 로켓은 무수단리에서 1900마일(3058㎞) 날아갔다는 미· 일의 발표와 달리 2390마일(3846㎞)을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하와이 방향으로 500마일을 더 날아간 뒤 3단 로켓이 대기권을 벗어났다. 2단 로켓은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나 3단 로켓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지구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KSLV- I 은 2단 로켓이다. 러시아가 만든 1단 로켓의 추력이 강해 2단만으로도 먼 거리를 날아가는 게 가능하다. KSLV- I 1단 로켓의 낙하 예상지점은 외나로도 남쪽 2700km 지점. 2단 로켓은 외나로도에서 2300km 떨어진 고도 302km 태평양 상공에서 1단과 분리돼 위성과 함께 대기권 밖으로 날아간다.

대포동2호의 3단 로켓, KSLV- I 의 2단 로켓은 탑재물을 대기권 밖으로 밀어 올리는 구실을 한 뒤 추락해 대기와 마찰해 타거나 파편으로 지구에 떨어진다. 탑재물을 우주로 보내는 역할을 끝낸 뒤 추락하지 않고 인공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도는 경우도 있다. 우주로 올라갔다가 궤도를 돌지 않고 탑재물을 실은 채로 지구로 되돌아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한국은 액체연료 기술에서 북한에 뒤처져 있다. 북한은 자체 기술로 두 차례나 시험발사를 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액체연료로 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 스커드C를 여러 개 묶은 게 노동미사일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모두 액체연료를 쓴다. 우리는 1990년대에 액체연료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나.”

▼ 대포동2호의 1, 2단은 액체로켓, 3단은 고체로켓으로 알려졌다. 액체로켓은 노동을 4개 묶은 것으로 전해진다.

“3단 로켓은 고체연료를 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에 오랫동안 스커드C를 수출했다. 탄도미사일을 수출해 달러를 번 것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3단 로켓 기술은 북한이 이란에서 배워온 것으로 안다. 이란은 오일달러로 장거리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 이란이 2월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릴 때 북한 기술자들이 참관한 것으로 안다. 북한과 이란의 로켓은 유사하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제작, 발사하는 데 든 돈은 3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자금은 내각이 운영하는 ‘국민경제’와는 별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과 군을 통해 관리하는 ‘수령경제’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노동당 38, 39호실이 벌어들이는 ‘당 자금’도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제3세계 국가에 미사일 발사 기술과 재래식 무기를 수출해 1억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대지미사일 생산능력 확보를 갈망하던 이란, 시리아에 미사일 기술을 이전해줄 만한 나라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없다. 이런 상황이 북한과 이들 국가의 미사일 협력을 촉진했다. 중동지역 군사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과 북한은 2000년대 초 미사일 협력에 합의했다. 북한은 시리아의 스커드미사일 사거리 연장 및 정확도 향상 사업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유엔 제재가 완화되는 등 대외 환경이 호전된 틈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판로 개척에 나섰다. 올해에도 북한의 무기수출 규모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갑갑한 노릇이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발사한 뒤 한국에선 300㎞로 묶여 있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군의 유도탄사령부가 보유한 탄도미사일 현무II의 사거리가 300km. 탄두(彈頭) 중량을 줄이면 현무II는 500km 넘게 날아간다. 현무II는 북한의 노동과 달리 고체연료를 쓴다.

▼ 한국도 고체연료 기술 수준은 높은 것으로 안다.

“그렇다. 1970년대부터 고체연료로 로켓을 개발했다. 백곰은 미국의 나이키-허큘리스를 모디피케이션해서 묶은 거다. 그리고 현무는 한통으로 돼 있다. 한국의 고체연료 기술 수준은 굉장히 높다.”

그는 고체연료 로켓 전문가다. KARI에서 우주로켓 KSR-과 KSR-Ⅱ를 개발했다. KSR-은 고체 연료를 쓰는 1단 로켓으로 1993년 발사됐다. KSR-은 KARI가 만든 첫 번째 로켓. KSR-Ⅱ는 2단 고체로켓으로 1998년 발사돼 단(段) 분리 실험이 이뤄졌다. 단 분리는 다단(多段)로켓의 분리 기술을 가리킨다.

한국은 1977년 탄도미사일 백곰 개발에 성공했다. 백곰 개발 이후 미국의 압력이 거셌다. 한국과 미국은 1978년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180km로 제한한 한·미미사일 지침을 교환했다. 한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한·미미사일 지침의 폐기를 미국에 요구했다. 한국은 2001년 이 지침의 폐기를 조건으로 MTCR에 가입했다.

▼ 고체연료 로켓인 현무II 4기를 묶으면 어떻게 되나.

“엄청난 추력이 나온다.”

▼ 4기를 묶으면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묶을 필요 없다. 동서남북에 하나씩 매달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일본 우주발사체 H2- A보다 더 강력하다.”

▼ 지금도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 현무4기를 묶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되겠다.

“현무가 뚱뚱해서 무조건 되는 건 아니고 …. 내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북한 로켓과 무기 얘기는 묻지 않기로 했지 않나.”

한국은 1970년대 이후 군사용 고체로켓 개발에 집중했다. 민수용 액체로켓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와서다. 그가 개발한 우주로켓 KSR-, KSR-Ⅱ는 고체연료를 쓴다. 그는 액체연료를 사용한 KSR- III(2002년) 개발엔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100% 전용되는 고체연료로 로켓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계속)

한국의 KSLV- I 은 2단 로켓이다. 러시아가 만든 1단 로켓의 추력이 강해 2단만으로도 먼 거리를 날아가는 게 가능하다. KSLV- I 1단 로켓의 낙하 예상지점은 외나로도 남쪽 2700km 지점. 2단 로켓은 외나로도에서 2300km 떨어진 고도 302km 태평양 상공에서 1단과 분리돼 위성과 함께 대기권 밖으로 날아간다.

대포동2호의 3단 로켓, KSLV- I 의 2단 로켓은 탑재물을 대기권 밖으로 밀어 올리는 구실을 한 뒤 추락해 대기와 마찰해 타거나 파편으로 지구에 떨어진다. 탑재물을 우주로 보내는 역할을 끝낸 뒤 추락하지 않고 인공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도는 경우도 있다. 우주로 올라갔다가 궤도를 돌지 않고 탑재물을 실은 채로 지구로 되돌아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한국은 액체연료 기술에서 북한에 뒤처져 있다. 북한은 자체 기술로 두 차례나 시험발사를 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액체연료로 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 스커드C를 여러 개 묶은 게 노동미사일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모두 액체연료를 쓴다. 우리는 1990년대에 액체연료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나.”

▼ 대포동2호의 1, 2단은 액체로켓, 3단은 고체로켓으로 알려졌다. 액체로켓은 노동을 4개 묶은 것으로 전해진다.

“3단 로켓은 고체연료를 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에 오랫동안 스커드C를 수출했다. 탄도미사일을 수출해 달러를 번 것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3단 로켓 기술은 북한이 이란에서 배워온 것으로 안다. 이란은 오일달러로 장거리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 이란이 2월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릴 때 북한 기술자들이 참관한 것으로 안다. 북한과 이란의 로켓은 유사하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제작, 발사하는 데 든 돈은 3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자금은 내각이 운영하는 ‘국민경제’와는 별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과 군을 통해 관리하는 ‘수령경제’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노동당 38, 39호실이 벌어들이는 ‘당 자금’도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제3세계 국가에 미사일 발사 기술과 재래식 무기를 수출해 1억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대지미사일 생산능력 확보를 갈망하던 이란, 시리아에 미사일 기술을 이전해줄 만한 나라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없다. 이런 상황이 북한과 이들 국가의 미사일 협력을 촉진했다. 중동지역 군사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과 북한은 2000년대 초 미사일 협력에 합의했다. 북한은 시리아의 스커드미사일 사거리 연장 및 정확도 향상 사업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유엔 제재가 완화되는 등 대외 환경이 호전된 틈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판로 개척에 나섰다. 올해에도 북한의 무기수출 규모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갑갑한 노릇이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발사한 뒤 한국에선 300㎞로 묶여 있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군의 유도탄사령부가 보유한 탄도미사일 현무II의 사거리가 300km. 탄두(彈頭) 중량을 줄이면 현무II는 500km 넘게 날아간다. 현무II는 북한의 노동과 달리 고체연료를 쓴다.

▼ 한국도 고체연료 기술 수준은 높은 것으로 안다.

“그렇다. 1970년대부터 고체연료로 로켓을 개발했다. 백곰은 미국의 나이키-허큘리스를 모디피케이션해서 묶은 거다. 그리고 현무는 한통으로 돼 있다. 한국의 고체연료 기술 수준은 굉장히 높다.”

그는 고체연료 로켓 전문가다. KARI에서 우주로켓 KSR-과 KSR-Ⅱ를 개발했다. KSR-은 고체 연료를 쓰는 1단 로켓으로 1993년 발사됐다. KSR-은 KARI가 만든 첫 번째 로켓. KSR-Ⅱ는 2단 고체로켓으로 1998년 발사돼 단(段) 분리 실험이 이뤄졌다. 단 분리는 다단(多段)로켓의 분리 기술을 가리킨다.

한국은 1977년 탄도미사일 백곰 개발에 성공했다. 백곰 개발 이후 미국의 압력이 거셌다. 한국과 미국은 1978년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180km로 제한한 한·미미사일 지침을 교환했다. 한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한·미미사일 지침의 폐기를 미국에 요구했다. 한국은 2001년 이 지침의 폐기를 조건으로 MTCR에 가입했다.

▼ 고체연료 로켓인 현무II 4기를 묶으면 어떻게 되나.

“엄청난 추력이 나온다.”

▼ 4기를 묶으면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묶을 필요 없다. 동서남북에 하나씩 매달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일본 우주발사체 H2- A보다 더 강력하다.”

▼ 지금도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 현무4기를 묶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되겠다.

“현무가 뚱뚱해서 무조건 되는 건 아니고 …. 내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북한 로켓과 무기 얘기는 묻지 않기로 했지 않나.”

한국은 1970년대 이후 군사용 고체로켓 개발에 집중했다. 민수용 액체로켓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와서다. 그가 개발한 우주로켓 KSR-, KSR-Ⅱ는 고체연료를 쓴다. 그는 액체연료를 사용한 KSR- III(2002년) 개발엔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100% 전용되는 고체연료로 로켓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은 1970년 오스미(大隅) 위성을 람다 4S- 5 로켓에 실어 우주로 쏘아 올렸다. 2001년, 2002년 일본은 H2- A 로켓을 4번 발사해 탑재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H2- A 우주발사체는 다목적 위성을 지구 궤도에 앉힌 후 계속 날아가 적도 상공 3만5786㎞에 정지위성을 올려놓았다. 다목적 위성과 정지위성을 동시에 쏘아 올린 것. H2- A를 무기로 가정하면 일본은 다탄두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이다.

▼ 일본은 어떻게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했나.

“1960년대 중반 연필만한 로켓(펜슬로켓)부터 시작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 아닌가. 미 군정 때부터 통제를 받았다. 도쿄대의 한 연구소가 국가 지원을 받아서 몰래 고체연료 로켓을 연구했다. 자체적으로 고체연료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액체연료 기술은 미국의 도움을 받았다.”

▼ 한국의 액체연료 개발에 미국이 도움 준 적이 있나.

“도와 준게 아무것도 없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우주산업을 육성하면서 ‘틈새’를 노리는 전략을 쓴다. 우주를 이용해 지구에서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강대국 간 ‘별들의 전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미국의 MD(미사일 방어체제)도 우주 지배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동북아시아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충돌하는 ‘우주전쟁’의 최전선이다. 장거리 로켓 창정(長征)을 보유한 중국은 2007년 1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의 기상위성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 우주에 띄워놓은 위성을 요격하는 연습이었다는 분석이다.

위성이 공격받으면 위성과 연계된 첨단무기는 ‘장님’이 된다. 미국이 2003년 지상과 우주에서 자국 위성을 잠재적 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적의 위성을 공격하는 제614 우주정보대를 창설한 까닭이다.

미국 우주사령부는 정책성명서 ‘비전 2020’을 통해 “펜타곤(국방부)의 임무는 잠재적 반미 세계에서 벌어지는 우주 차원의 군사활동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정책의 핵심목표는 다른 국가가 우주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국은 적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자국 위성을 요격하려 할 때 위성의 궤도를 바꿔 미사일을 피하는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주”라고 선언했다.

로켓을 가장 먼저 개발한 나라는 독일이다. 로켓의 아버지는 독일 육군로켓연구소의 베르너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1912~1977).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은 V-2 로켓에 폭탄을 실어 영국에 퍼부었다. 1945년 독일이 항복한 후 미국은 독일 육군로켓연구소를 접수해 장비를 미국으로 가져갔다. 미국은 브라운 박사와 연구원들도 미국으로 데려갔다. ‘특별 고용자’로 불리던 이들은 미국의 우주 탐사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했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탄생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인공위성을 가장 먼저 지구 궤도에 올린 국가는 옛 소련이다. 소련은 1957년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 궤도에 올렸다.

7월30일(+5일) KSLV- I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도 자국 영토에서 자국 위성을 발사한 나라를 가리키는 ‘스페이스 클럽’에 이름을 올린다. 이 클럽에 속한 나라는 9개국으로 소련(1957년), 미국(1958년), 프랑스(1965년), 중국(1970년), 일본(1970년), 영국(1971년), 인도(1979년), 이스라엘(1988년), 이란(2009년)이다.

▼ 자국 영토에 발사장을 가졌음에도 위성을 발사하지 못한 나라가 있다. 강대국의 견제 때문인가.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외부세력의 견제로 발사에 실패했다고 한다. 스파이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류가 설계된 것보다 많이 흘렀다. 공군이 발사를 주도했는데 군인이 많이 죽었다. 지금은 발사장이 엉망이 돼 있다고 한다.”

이라크는 1989년 타뮤즈(Tamouz)를 발사했으나 위성을 궤도에 앉히는 데 실패했다. 북한도 1998년 대포동1호, 2009년 대포동2를 발사했으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 KSLV- I 의 발사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되나.

“간단하게 계산된다. 이란을 제외하고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 8개 국가 중 첫 번째 발사에서 성공한 나라는 소련, 프랑스, 이스라엘 세 나라다. 그걸 확률로 계산하면 된다. 미국도 첫 발사 때는 실패했다.

▼ 확률을 그렇게 계산하면 안 된다.

“첫 발사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 위성과 첫 교신이 이뤄지면 성공한 건가.

“그렇다. KARI와의 첫 교신은 발사 후 13시간 뒤에 이뤄진다.”

▼ 1단 로켓은 언제 외나로도에 들어오나.

“6월 초순 러시아로부터 들어온다. 지금은 엔진만 없을 뿐 실제 발사체와 똑같은 그라운드테스트 발사체로 발사대 시스템을 검증하고 있다.”

KARI가 로켓을 쏘아 올리기로 확정한 D-데이는 7월30일. 기상에 따라 8월3일까지 발사가 미뤄질 수 있다. 북한이 4월4일 로켓을 발사하지 않은 것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기지 주변의 기상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한 한국의 발사 시간대는 오전 4시30분~8시30분, 오후 4시40분~6시30분. 국제해사기구는 해상안전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다. 발사 날짜, 시간대를 이 기구에 알리는 까닭은 항공기나 선박이 낙하하는 로켓과 충돌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 발사 시간대는 어떻게 정하나

“위성이 궤도에 올라갔을 때 지구 그림자에 햇빛이 가려지면 태양 전지를 가동하지 못한다. 태양 전지판이 펴지는 시점에 햇빛을 만나야 한다. 위성이 대기권을 벗어난 뒤 전지판이 태양을 볼 수 있는 시간대를 론칭 윈도(launching window)라고 부른다.”

▼ KSLV- I 발사에 성공한 다음 우주센터는 무슨 일을 하나.

“2010년 KSLV- I 을 한 차례 더 발사한다. KSLV- I I 개발 과정에서도 수행할 연구가 많다.”

그는 앞으로도 한동안 보드카를 들이켜야 할 것 같다.

▼ 10년 가까이 우주센터 일을 하면서 언제가 가장 즐거웠나.

“한 단계, 한 단계가 모두 행복했다.”

그는 즐거워 보였으나 긴장하고 있는 듯했다.

▼ 전세계가 우주 발사체를 공유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폐기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게 좋지 않나.

그는 질문에 답하는 대신 드러나지 않게 웃었다. 질문의 프레임이 잘못됐다고 여긴 듯하다. 선진국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고, 자국 영토에 우주센터를 보유한 것은 ICBM과 자력 발사장이 갖는 외교·안보적 가치 때문이다.

꽃이 피어나고 바다가 열리는 강토(疆土)의 작은 섬에서 그는 우주산업의 신기원(新紀元)을 쓰고 있다. 그의 말대로 우주로(to the space) 진출해 우주로부터(from the space) 국토를 지킬 초석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의무일지도 모르겠다.

   (끝)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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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히힛 14-01-09 18:52
   
잘읽었습니다.
leojinpark 14-01-09 19:03
   
나로호성공후 소감
링크
http://insam.khan.kr/m/23
drone 14-01-09 20:22
   
잘읽었습니다. 정치적인 제약만 아니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네요.

브라질 스파이는 무섭네요.ㄷㄷ
우케케 14-01-09 22:22
   
좋은 인터뷰네요.

남들이 뭐라해도 이렇게 뚜벅뚜벅 걸어가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 나라가 유지되는 것이겠죠.
나그네21 14-01-10 01:43
   
정권바뀌면서 저런 마인드 가진분들 다 짜르고 자기 사람 채워넣기 하면서 산으로 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