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밀리터리 게시판
 
작성일 : 11-06-09 03:46
베트남전의 원인에 대해서 (원인을 보면 패망한 이유를 잘 알수 있습니다.)
 글쓴이 : 오카포
조회 : 1,345  

  예전에 제가 여기 밀리란에 적었던가 암튼 어딘가에 적었었는데, 왜 베트남이 남북이 나뉘었는가
에서 부터 찾아봐야 합니다.
 사실, 베트남이 나뉘어 지기 전에 무려 70년동안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차대전이 시작되면서 프랑스군이 물러나고 그동안 일본이 프랑스를 대신해서 베트남을
지배하고 있었죠.
 1930년대부터 호치민 과 공산당이 베트남 독립운동의 주도권을 쥐고, 프랑스와 투쟁하고 후에
일본이 점령한 뒤로는 항일 운동을 펼치게 됩니다. (이 호치민과 공산당을 지원한 나라가 당시에
미국이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물러나자 호치민과 공산당이 새로운 정부를 열고 베트남에 나라를
새우려고 했었죠. 그런데, 미국이 이게 못마땅한 겁니다. 공산당이라뇨.. 그래서 미국은 다시금
이전 베트남을 지배했었던 프랑스를 다시금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프랑스는 다시금 외인부대를 비롯한 각종 전투부대를 보내서 베트남을 점령하려고 하고
호치민과 공산당 (이후 월맹군으로 지칭) 은 다시금 프랑스에 대항해서 게릴라전을 펼칩니다.
이 때 공산당정부를 세운지 얼마안된 중국이 프랑스와 미국이 베트남에 새로운 국가를 새우려고
하는 것을 알고, 월맹군에다 무기를 지원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1954년 디엔비엔푸에서 대패한 프랑스가 철군하면서 사실상 베트남은 월맹의 손에 들어
갔습니다. 디엔비엔푸가 떨어진 다음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월맹과 프랑스 사이의 협상이 벌어졌
는데, 여기서 미국의 협작이 또 시작된겁니다.

 바로 베트남을 분단하자 였죠.
베트남을 남북으로 가르면서 1년후 총선거를 통해서 단일 정부를 구성하기로 월맹과 약속하고
분단했는데, 1년뒤에 미국이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미국의 지원하에 남베트남 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지 맘에 안들면 국제적인 약속따위는 휴지짝인 미국의 모습이죠.) 
그런데, 이때 정부 구성원들을 보면 북베트남의 경우는 대부분 항불,항일투사들로 이루어진 민족
주의성격의 공산당원들이었던데 비해서 남베트남 정부는 초대 대통령 고딘디엠을 비롯해서 모두
프랑스 지배시절 프랑스 정부를 위해서 일했던 하급 베트남인 관리 들이었던 거죠.
여기서 부터 이미 전쟁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몇년 정도는 양쪽 모두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남베트남 정부는 도저히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했습니다.
원래 프랑스 지배시절부터 하급관리로 일하면서 국민을 쥐어짜는데 능했던 관리들이 모였으니
부정부패는 필수였죠. 
 거기에 비해서 북베트남의 호치민은 항일,항불 투사라는 경력덕분에 강력한 공산주의독재를 
펼쳤지만, 남북 베트남에 걸쳐서 그의 지지자들이 가득했던 겁니다. 

  남베트남 정부의 실정에 화가 난 반정부주의자들, 남베트남에 살지만 원래 월맹군이었던 자들,
지식인, 대학생들이 모여서 남베트남을 바꾸고자 하는 조직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바로 '베트콩' 즉 남베트남 인민해방전선:NLF 입니다. (초기에 설립 자체는 남베트남에서 자생적
으로 생겨난 조직입니다. 그리고, 북베트남에 나라를 가져다 바치자 라는 조직도 아니었고, 중립적
이고  자주적 국가를 만들자라는 목적으로 생겨났습니다. 차후에 북베트남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면서 북베트남의 한 조직으로 변하지만 적어도 생길때는 그런 목적이었죠.)
 암튼 이 베트콩의 각종 게릴라 전술 덕분에 미군이나 남베트남은 아주 골머리를 썪게 되죠.

자 여기서 미국은 뭐하고 있었나..
아주 여기저기 잘 쑤시고 다니던 미국은 이제 남베트남 정부도 만들었겠다 무려 1500명이나
되는 군사 고문단을 보내서 남베트남 군을 훈련시킵니다. 중국의 공산화와 한국의 남북한 대치
를 보고서  베트남 까지 공산화 되면 동남아시아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엄청난
원조물자를 남베트남에 쏟아넣었습니다. 그 액수가 60년대에 남베트남 GNP의 무려 2배가
넘는 양이었으니 엄청나게 퍼부었다고 봐야죠.

그런데....
이상하게 남베트남 국민들의 생활은 별로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네.. 무엇때문이냐.. 바로 부정부패 때문이죠.
국민들이 어려운 삶 속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정부 고위층과 극소수 특권계층은 미국의
원조 물자를 횡령해서 엄청난 부자가 되어갔고, 이들은 해외로 비행기를 타고 나가 쇼핑을
하거나 자식들은 유학을 보내는 호화생활을 하고 있었죠.
국민들의 배신감은 대단했습니다.
거기다가 이런일과는 별개로 남베트남 정권에 치명타를 입히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베트남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불교국가 입니다.
각종 유적지로도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불교를 믿었죠.
그런데, 이 정부고위층 들은 식민지 시절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아서 대부분 카톨릭 신자였습니다.
이들은 곧 사찰을 폐지하고, 승려들을 해산시키며 불교를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옛부터 지식인으로써 정권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던 불교 지도자들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
강했는데, 결과가 뜻하지 않게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분노한 젊은 승려들은 무기를 들고 해방전선에 합류하고, 원로 승려들은 분신xx로써 정권에
항의하기 시작한 거죠.
 거의 매일 같이 사이공 시내에서 분신xx하는 승려들이 보도되었고, 대부분 불교 신자들인
베트남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겁니다. 

 이런 판에 결정적 큰 실수가 또 등장하게 됩니다.
 대통령의 친동생이자 비밀경찰의 총수였던 '고 딘 누' 의 부인, '마담 누'란 여자가
있었는데요. 이 여자가  온갖 사치를 누리면서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었는데, 이 여자가 막말을 내뱉어 버린겁니다.
 " 그래봐야 눈하나 까딱하지 않을 바베큐들" 이라고 분신 xx하는 승려들에게 폭언을 
퍼부어 버린 거죠. 
 이젠 정말 난리 났습니다. 분노한 시민들과 학생들 데모대가 사이공을 휩쓸었고, 미국도
이정권에는 가망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배계층에서는 끝없이 권력다툼으로 수차례 쿠데타 시도가 있었던 데다, 미국만 떠나면
이나라 망한다는게 너무 명확해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의도적으로 눈을 감아준
쿠데타로 인해서 고 딘 디엠 형제가 총살당합니다. 그리고 '돈 반 민' 이라는 장군이 실세로
떠오르죠. 이러면 어느정도 진정이 될줄 알았나봅니다. 하지만 이때 부터가 실질적인 혼란
의 시작이었죠. 누가 봐도 미국눈에만 들면 정권의 실세가 될수 있다는 걸 너무나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1년이 멀다하고 '정권쟁탈전'의 시대가 도래하게 됩니다.

1963년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1500명의 남베트남 군이 베트콩의 거점이라는 '압 박'
이라는 마을을 공격합니다. 여기서 남베트남군은 무려 200명의 사상자와 4대의 헬기,
전차, 장갑차 등을 잃었습니다만, 베트콩은 12명의 사상자만을 남긴 채 무사히 도망가
버립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충격은 받은 미군이 본격적으로 군사개입을 시작할 준비를 합니다.
1500명이 었던 군사고문단이 고문군으로 바뀌고 1만여명까지 증강됩니다. 
그리고, 1964년 8월 북베트남의 '통킹'만 앞 공해상을 항해하던 구축함 '매덕스' 호와
'터너조이' 호가 공격을 받는 일명 '통킹만 사건'이 발생하고, 미 의회에서는 거의 만장
일치로 '존슨'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재량권을 부여하고, 곧 존슨은 북베트남에 대한 전면
공격을 시작하게 되죠. 

(뭐.. 조금만 찾아보시면 알겠지만, 이 통킹만 사건은 미국의 조작이었다는 게 거의 정설 
입니다. 뉴욕 타임즈 지에서도 미국의 비밀 보고서를 통해서  1971년 보도하였고,
1995년 베트남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가 당시 통킹만 사건은 미국의 조작
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자 여기서 부터~ 미국의 베트남 전 참전이 시작되죠..

그다음부터는 뭐.. 대충 아실 겁니다.

밑에 어떤분이 베트남전이 진 이유는 간첩때문이다. 국론 분열 때문이다.. 라고 하시는데
네 맞습니다. 간첩 때문이고, 국론 분열(?) 때문이죠.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애초부터 나뉠 필요가 없는 국가가 미국의 협잡으로 나뉜것
부터가 잘못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라도 생긴 나라가 못 버틴 이유는 고위직들의 부정부패
및 쿠데타 때문이다 라고 보는게 옳습니다. 만약 고위직들이 나라를 올바르게 운영했다면
베트콩과 같은 단체가 생길리 없습니다. 간첩따위가 있을리가 없죠. 먹고살기 힘들고 위대가리
들 하는 꼴을 보고 자발적으로 생긴 간첩들입니다.
 그리고, 국론의 분열이라기 보다 대가리들의 분열 때문입니다.
서로 정권 잡아보겠다고 지들끼리 아웅다웅 싸우고 지지고 볶습니다.
이게 정치권만 그런게 아니라 군부도 마찬가지 여서 수차례 쿠데타가 발생하죠.
위에서 부터 아래까지 모조리 부패한 나라가 오래버틸리 없는 것이죠.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면 베트남 전쟁사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뭐.. 제가 말한거에서 크게 다를바 없을 겁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히로22 11-06-09 04:38
   
잘 봤습니다. 대충 원인을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모르고 있었네요...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저 당시 베트남은 한번 구원의 기회를 부패로 날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 구원이란 것이 당사자의 생각에 따라서는 구원이 아닐 수 있지만요.
까닭이 11-06-09 07:59
   
주옥같은 글입니다.

월남 패망의 원인을 월남 국민들에게 오롯 뒤집어 쒸우는 한국의 일부 어르신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너무나도 훤히 눈에 보여서 웃음만 나옵니다.

한국도 월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월남에게서 교훈을 얻어서 지도층들의 부정부패를 철저히 막아야 하죠.

대문을 지키는 자들이 돈을 받고 도둑을 들였는데 문지기는 벌하지 않고 대문만 탓하는 꼴입니다.

파월 사령관 채장군님이 말씀하시길 미군 철수가 임박해서 월남군 고위 장교가 금괴를 싸들고 와서 월남에서 빼내주면 금괴를 주겠다고 했다죠. 그래서 채장군님이 혀를 차며 이제 월남도 끝이구나 했다더군요.

장군이란 자가 자기 몸부터 빼낼 궁리나 하는데 사병들은 오죽하겠습니까?
ibetrayou7 11-10-27 03:14
   
좋은 글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