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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16 17:31
[잡담] 현대 공중전의 근접전 - HMD
 글쓴이 : 엘리고르
조회 : 8,741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시네마틱 프로모션 영상 <Nothing Comes Close>입니다.

뭐 별 내용은 아니고 탄도탄으로 공격하려는 로스케 놈들을 영웅적인 타이푼이 날아가 탄도탄 기지부터 SAM, 레이더 사이트까지 다 부셔버리고 뒤따라 온 Su-35 슈퍼 플랭커까지 관광시키는 유파무쌍인데요. 

6분 15초부터 보시면 뭔가가 등장합니다.

 유로파이터는 '뒤에 있는' Su-35를 감지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파일럿은 고개만 돌리는 것을 통해서 자기 측후방(Dead-Six)에 있는 Su-35에 미사일을 락온하고 간단히 공격해 때려잡죠. 이것이 어떻게 말하면 4.5세대, 혹은 5세대와 4세대를 나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점인 HMD(Head-Mounted Display)입니다. 개발 자체는 러시아가 제일 먼저 했고,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유로파이터, 그리고 개발중인 F-35입니다. 놀라운 얘기지만, F-22에는 이게 없습니다 -_-;;;; 80년대에 개발 완료된 기체이기도 하고.. 애초에 근접전을 그다지 중요시 여기지는 않죠. 도외시하지 않을뿐.

그러니까 이런 걸 말합니다.
euofighter hmd.jpg




 대체로 현대의 근접전에서 이전(~90년)까지와 크게 달라진 21세기의 특징 중 하나는, HMD와 맞물려 기축선 밖 공격(Off-bore-sight attack)이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중요한 전술적인 차이를 가져옵니다. 쉽게 말해 '보이는 곳'에 있다면, 상대방이 내 앞에 있건 뒤에 있건 옆에 있건 기종이 랩터건 수호이건 유로파이터건 다 락온이 가능하고, 어지간하면 동귀어진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전자전과 같은 옵션을 제외한다면).

 기축선이란 별 것이 아니라, 내 바로 정면, 즉 비행기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말합니다. 파일럿이 아니라 비행기가 바라보고 있는 선이요. 기축선 밖 공격이라는 건 쉽게 말해 비행기가 보고 있지 않은 곳에도 파일럿의 힘만으로 조준을 해서 상대방에게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용하기 위한 조합이 HMD와 AIM-9X(일명 사이드와인더)입니다. 

 이 방식이 가져다 주는 전술적인 이점은 쉽게 설명하면, 눈에 보이는 거리에서 붙는 근접전에서 이 세트(혹은 이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종류는 상관없음)를 사용한 전투기끼리의 교전 결과를 적어도 숫자가 비슷하다면 비슷한 손실률이 나오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HMD와 사이드와인더를 장착시킨 FA-50과 F-15K가 5:5로 WVR(가시거리 내 근접전)에 뛰어들면, 딱히 F-15K가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건 그 유명한 랜드 연구소에서 밝힌 견해로, 랜드 연구소는 근접전이 '기종에 상관없는 동일한 손실율'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Off boresight missile.png

 이 그림은 파이썬 단거리 미사일과 오프보어 사이트 어택을 통해 얼핏 보면 이런 게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현대의 근거리 공중전 전술 중 하나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즉 '꼬리를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근접전에서 흔히 말하는 2차대전식으로 꼬리잡고 기총 쏘는 짓(지속선회전)이 HMD와 하이 오프보어 사이트 어택을 통해 없어져 버리고, 그냥 보이는 거리에 있다면 실제 추적과 기동은 어떠한 현용 전투기도 따라갈 수 없는 단거리 미사일이 전부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현대의 단거리 미사일은 최대 속도가 전투기의 2배(마하 4)에 육박하며, 기동력은 유인 전투기의 한계라고 말할만한 9G는 커녕 40~50G를 기본으로 깔고 다니기 때문에, '물리'면 F-22건 나발이건 소용이 없는거죠. 더군다나 고해상도 적외선 씨커 때문에 플레어나 채프 따위엔 잘 속지도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물리면 끝입니다. 

 이 HMD를 통한 고기축선밖 공격은 현대 공중전 근접전 영역의 혁명입니다. 훈련 상황에서 F-22가 유로파이터에 털린 기록이 나오는 이유도 단순합니다. F-22는 훈련에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유로파이터와의 근접전을 마주했고, F-22는 원판이 80년대 후반에 등장했다 보니 이런 장비를 깔고 나오질 못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F-22는 사이드와인더가 통합 중이며(쉽게 말해 개나소나 다 쓰는 단거리 미사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HMD 역시 F-35의 HMD를 기반으로 향후 업그레이드할 예정입니다. 

 더욱 쉽게 말하면, 순수한 근접전 상황에서 F-22는 오히려 어떤 4.5세대 기종에게는 불리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F-22의 스텔스도 의미가 없고, F-22가 꼬리를 잡아야 하는데에 비해 유로파이터는 꼬리를 안잡아도 족치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F-22의 기본 전술은 일명 분쇄기 전술(Grinder)입니다. 상대방에게 레이더에 잡히는 거리까지 접근한 후 가속하면서 공격, 미사일이 날아가고 거리가 좁혀지는 중간에 다시 한바퀴 돌리면서 거리를 벌리며 원을 그리고 가까워질 때 다시 공격, 다시 원을 그리고 가까워질 때 다시 공격. 이 전술로 F-22는 어디까지나 가시거리 외에서 지속적으로 상대방을 포착하고 공격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합니다. 이런 전술을 제대로 꺼내들고 나오면 06년 노던 엣지에서 찍은 241:2(심지어 2대는 랩터도 아닌 같이 다닌 이글이 격추된 기록)같은 말도 안되는 기록이 나오는 것이고, 이게 F-22가 맞는 '실전'인 거죠. 

 
다운로드.jpg
(그러니까 이런 것을 말합니다. 적기와의 거리는 보기보다 훨씬 멉니다)

F-35는 공중전에서 이런 변화된 트렌드(물리면 죽는다+먼저 물면 필승)에 적합하게 설계되었습니다. 물론 추력과 지속선회력은 부족하지만, 이런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추력이나 지속선회같은 것이 아니라 '먼저 포착하는' 것이고, 선회를 통해 꼬리를 잡기보다 조금 에너지를 잃더라도 빠르게 기수를 적에게 돌려주는 것이죠. 그 능력과 관계가 있는 것이 AOA(받음각)인데, F-35의 AOA는 4세대 기종 중 AOA 면에서 상급에 해당하는 호넷과 비슷합니다. 물론 실제 HMD와 그것을 통해 시현되는 레이더+IRST+EOTS 정보가 통합된 센서 퓨전을 통해 실전에선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목표구요. 또한 이렇게 변화된 공중전 상황에서도 피아식별은 꽤 골치아픈 문제인데, F-35는 그냥 HMD에 적기와 아군기의 색깔을 다르게 나타내 줌으로서 오사를 방지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여튼, F-35는 근접전을 도외시하는 기체도 아니고, 오히려 나름대로 최근의 근접전 트렌드를 철저하게 반영한 기체에 해당합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4세대 이상의 서방제 전투기, 아니 그냥 전투기는 근접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운동성이 나빠서가 아니라, 물리면 피해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유로파이터건 F-35건 F-22건 전부 원거리에서 먼저 보고 쏴서 때려잡기를 원합니다. 그게 최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입니다. 근접전은 그게 안 되었을 경우 맞아야 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고, 그마저도 적극적으로 기수를 돌려서 뭘 어떻게 해보기보다는 그냥 미사일을 돌려버리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에 아주 '충실히' 따르고 있는 기체들입니다. 그래서 F-22의 개량은 F-35의 항전과 소프트웨어를 재이식하는 것에 집중되고 있고, 이건 바로 이 90년대부터 변한 트렌드에 적응하는 것입니다.

 전투기의 전투력을 추력과 속도, 선회력으로만 따지는 견해는 너무 일상적입니다만, 그것이 가장 크게 적용되었던 근접전조차 상황은 변하고 있습니다. 미사일은 이미 전투기가 거의 절대로 락온되면 피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을 자랑하며, 채프나 플레어, 기총은 거의 형식적으로 달고 있는 물건이죠. 유로파이터 홍보 영상처럼 뭔놈의 전투기가 대공 미사일을 세대씩 플레어와 디코이로 막아내는 건 사실 꿈나라 이야기고, 아니면 영상에 나온 로스케 놈들이 가지고 온 물건이 S-300은 커녕 맨패즈 수준의 물건이라 그렇겠지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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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늘보 14-02-16 23:15
   
설명해 주신 이론들이 최신 전투기들 때문에 생긴 선진국인 이론이긴한데.....
50년 전에도 미사일만능주의에 빠져서 기관포 즐~~~을 외쳤던 천조국의  최최신예(당시로는) 전투기들이 월남 상공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치고는 허둥지둥 기관포를 장착하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했죠.....
최첨단의 소총이 나온 현대에도 한자루의 대검이 중요하듯이 모든 상황에서 완벽히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랩터에 제대로된 단거리 미사일이 인티 안된 상태라면, 여기에 대한 면죄부는 주기 힘들군요......
     
점빵알바 14-02-16 23:40
   
f-4의 아픈 기억이...
점빵알바 14-02-16 23:27
   
먼저 보고 먼저 쏘고.

창과 방패는 계속 발전하겠지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