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기밀을 해킹하고, 샘플을 분해해서 훔쳐봐도.
기술적으로 동등한 수준에 오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병기 역시 일종의 제품입니다. 제품은 결국 제조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제조과정엔 제조기술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이 제조기술은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닌, 숙달과 숙련, 그리고 비전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건축용으로 쓰이는 H빔과 같은 형강류만 봐도 중국의 제조기술과 그 단계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형강을 수입하고는 하는데, 이런 형강은 커팅과 밴딩과정에서부터 품질이 드러나지요. 밴딩의 경우 형강의 조성성분과 처리과정이 균일하지 못해 부러지거나, 여기저기 오차가 발생합니다.
커팅 역시 마찬가지로. 조성성분이 일정하지 못해 커팅쏘우가 부러지거나 날이 나가기 일쑤죠.
아울러 해당 형강을 부재로 한 구조물의 수명은 물론 내구성에도 악영향이 갑니다. 그런데 이런 중국의 형강류 품질은 한/일에 비해 수치상 90%수준까지 따라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 10%의 차이가 모든 걸 결정하죠. 현장에선 해당 부재의 수준이란 건 천지차이인 겁니다.
그래서 해당 기술에 이해가 없는 [경제전문가]로부터 좀 있으면 중국이 기술따라잡으니 형강류 기술투자 그만하고, 다른 고부가가치로 옮겨가라라는 조언을 듣죠. 예, 스마트폰 전환시기에 LG전자를 나락으로 빠트린 모 컨설팅 기업과 똑같은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문가들은 수치와 수치가 만들어내는 그래프의 기울기 값만으로 그 10%의 차이는 몇년내로 좁혀진다라고 착각합니다만. 그 10%란 수치는 따지고 보면 수많은 철강기업들이 아비규환의 경쟁속에 십수년을 쌓아올린 자가개발과 경쟁의 결과물입니다. 그냥 몇년 있으면 알아서 습득하는게 아니죠. 즉, 중국은 이제 경기장에 들어서 동일한 경기장에서 경쟁자들과 경쟁할 자격을 얻은 것에 불과한 겁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형강류 품질 역시 일본의 그것을 따라잡는데 몇만명의 전문가와 기술자들. 그리고 막대한 자본. 여기세 십수년의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90%까진 금방 따라잡습니다. 그 10%가 진짜배기이고, 그게 다른 90%보다 더 비중이 큰 겁니다.
자, 병기의 가장 기본이라 할 소재. 그 비중이 높은 형강과 철판의 수준이 이러합니다.
과연 형태나 설계를 카피하는 것만으로 동일한 수준을 취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그런 식의 논리전개라면 현대가 아직도 독일과 일본차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중국이 주로 카피한 우크라이나 전차의 방탄강 기술은 이제 겨우 서방이 80년대 개발한 균질압연강 수준을 재현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복합장갑이 현대전차의 총아이긴 하지만, 여전히 전차의 구조자체를 구성하고, 복합재를 품는 핵심소재는 강철이고. 이러한 방탄강의 수준이 전차의 방호력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펙터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러시아가 개발한다는 아르마타?
저는 그 차량 역시 가장 기초적인 기계기술과 소재기술인 강판제조기술이 부족해 한계를 맞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물며 중국이라면요? 뭐, 군수제조기술과 상용제조기술은 다르다고 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지가 않지요? 특히 강철은 일부러 저급품을 만들어내는 공정자체가 더더욱 비효율적으로 작용되는 대규모 장치사업(제철소)을 필요로 하는 제품입니다.
해당국가의 형강류나 기타 후판등을 보면 해당국가가 자국제 최신예 병기에 적용할 수 있는 강철재료의 수준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중국이 해킹과 카피를 한다 해서 비약적인 성능개선이 가능하다는 소리? 그건 좀 가능성이 없을 걸로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