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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21 13:32
[육군] 4식 도자기 수류탄 + 전쟁 기념관 기증된 사연
 글쓴이 : 김님
조회 : 7,193  

2.6 4식 도제 수류탄


도제는 도자기제품이라는 뜻이다. 대전말기에 점점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달아가는 일본군의 공업력 악화에 의하여 탄생한 물건이다. 수류탄 투척연습이나 훈련때 볼 수 있는 그 파란색 연습 수류탄과 비슷하다.

적어도 윗 물건들이 죄다 금속으로 만든 외피를 사용하였다면 이 물건은 도자기를 사용하였다. 덕분에 충격에 심각하게 약했으며[4] 구조 또한 매우 괴악하여 둔감장약을 사용한 지연신관이 아닌, 5초어치 도화선(...)을 사용하여 지연효과를 노렸다. 주로 예비군들에게 지급되었으나 대전말기인 1945년 초에는 정규군도 이런 물건을 사용하였다. 이오지마 전투오키나와 전투에서 실전 기록이 있다.

사실 일본 각지의 도자기 공방에서 수제로 만들었기 때문에, 공산품인 다른 수류탄과는 달리 형상이 각각 천차만별이었다. 지연신관은 5초짜리 도화선에 간단한 뇌관 하나 달아놨을 뿐이고, 뇌관의 반대쪽 도화선 끄트머리는 마치 성냥과 비슷한 구조의 마찰 점화용 물질이 묻어 있어서 뚜껑 일부의 마찰면에 대고 그어서 불을 붙이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도화선에 불을 붙이면 불꽃이 도화선을 타고 화약에 닿는 순간 폭발하는 원시적인 구조를 채택하였다. 따라서 투척하기 전에 반드시 불을 붙여야 하며, 불량품의 경우 불을 붙이자마자 터진다.

마지막으로, 이 물건은 휴대 자체가 위험하다. 연합군에서 운용하는 제대로 된 수류탄도 결국은 폭탄의 일종인지라 총탄이 명중하면 그자리에서 유폭해서 휴대한 사람을 잡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녀석은 도자기니 살짝 떨어뜨리도 깨질 수준이라 행군하다가 제멋대로 터질수도 있으며, 엎드리다가 충격으로 터질수도 있다. 파란색 수류탄과 달리 이 것은 살상용인지라 터진다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서 본질적으로 신관이 성냥으로 불을 붙이는 수준이라 뜨거운 곳이나 불 옆에 함부로 접근하면 발화한다. 게다가 아무리 성능이 조악해도 일단은 수류탄이기 때문에 휴대한 사람 1명은 잡는다. 따라서 이 물건을 지급받으면 취급에 매우 유의해야 했다.

[http]어느 밀덕이 땅에서 발굴한 4식 도제 수류탄 6점을 전쟁 기념관에 기증했다. 뇌관과 화약을 제거하면 사실상 도자기나 다름없기에 한국에 들여오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근데 이거 도굴아닌가?
 
밑에 글이 기증된 사연 입니다
 
지난 2월 14일, 저는 전쟁기념관에 전화 한 통을 걸었습니다.

- 여보세요? 전쟁기념관 유물기증 받는 곳 맞나요?
- 네, 맞게 거셨습니다.
- 제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됬던 무기 유물을 하나 기증하려 하는데요.
- 무슨 종류의 무기인가요?

여기까지는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 수류탄이요.


제가 이 말을 꺼내자 전화기 저 편에서 잠시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하긴 그럴 만 합니다. 뜬금없이 웬 폭탄을 얘기했으니 당황했겠지요.

전화 저편에서 잠깐 이어진 침묵이 끝나고, 담당자 분의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습니다.

- 저 선생님....수류탄 같은 무기류는 일단 경찰서에 연락하셔서 불법무기 신고를 하시고 신고를 하실 때 전쟁기념관 측에 맡기겠다는 각서를 쓰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희 측에서 인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뭐,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면 불법적인 무기인 이 물건을 함부로 가지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사실 이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기폭장치(뇌관) 밎 폭약이 없고 외피만 있었기에 폭발의 우려가 없었고....



......무엇보다 외피가 도자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물건의 정확한 명칭은 4식 도제 수류탄이라고 하는 구 일본군이 사용하던 물건입니다.

Ceramic Grenade.jpg


(일본어 위키피디아 해당 항목 링크)
엔하위키(라그베다 위키) 해당 항목 링크

뭐 링크를 타고 가 보시면 설명이 나와있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2차대전 말기에 물자가 모자라게 된 일본은 수류탄 외피를 금속 대신에 도자기를 구워서 만들자는 막나가는[...] 발상을 하게 되었고, 실제로 잘못 넘어지기라도 하면 자폭 + 대규모 팀킬이 벌어지기 쉬운 이 물건을 양산합니다.
위력도 외피는 도자기, 화약은 저급 화약을 사용하다 보니 당연히 신통지 않았고, 그러면서 흙덩이라 쓸데없이 무게는 많이 나가고 깨지기 참 쉽기까지 한 물건이라 당연히 미군 상대로 사용되었기는 하지만 큰 전과를 올리기에는 부족한 물건이였지요.


그런데, 이 물건이 전후에 대규모로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제가 다니는 대학의 서클(동아리)에서 어느 날 입수하게 됩니다.
국제정세, 안보, 군사 관련 연구를 하는 서클이다 보니 서클 회원들은 밀덕은 기본, 군장수집 밎 리인엑트는 기본교양, 건덕후는 준필수(...?), 오덕은 고확률(...???)에 예비역 육상자위관, 퇴역 해상자위관, 현역 육상자위관 등의 이쪽 계열에 관심이 많거나 아예 직업으로 삼은 인원이 많았기에 저희 서클에서는 이번에 우리가 직접 가서 이 물건을 한번 땅 속에서 파내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1월, 저희는 도쿄 인근에 있는 해당지점으로 5명의 인원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1.jpg


직접 가서 보니까 파편 등의 부서진 조각은 말 그대로 지천으로 널려 있었는데, 대부분 진흙이 잔뜩 묻어서 지저분한 상태였고, 대부분 어디 한 군데씩 깨지거나 망가진 조각들이던 터라 파손이 없는 온전한 물건을 찾아 여기저기에서 구멍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간 제 일본인 지인들의 신변노출을 막기 위해 얼굴을 가렸습니다)



2.jpg


땅 속을 파내도 파내도 조각들이 쌓여 있을 뿐이라 찾느라 좀 애를 먹었지요.



3.jpg


주변에는 하천이 흐르고 있어서 파낸 물건을 한 번 간단하게 씻어내는데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4.jpg


상태가 멀쩡하다 싶은 물건을 좀 모아봤습니다.
처음 찾을때는 안 나와서 고생을 했는데, 한 번 나오기 시작하니까 말 그대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더군요.



5.jpg


이건 수류탄에 찍힌 관인이 남아있는 파편입니다.
이 관인을 통해 제조된 공장과 시기 등을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일련번호 내지는 총번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번호입니다.







아무튼, 발굴(?)현장 얘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1월달에 땅 속에서 파낸 저 물건들은 저희가 파낼 당시에 자기가 파낸만큼 가져가기로 정한 터라 저는 멀쩡한 도자기 외형이 남아있는 물건을 조금 챙긴 다음에 단면도를 보기 위해 깨끗하게 반으로 갈라진 물건을 좀 구하고 난 뒤에 파내기를 중단했지요.
그런데 이 와중에 같이 간 일본인 지인 한 명은 파다가 신들렸는지 파손이 없는 물건 수십개를 혼자서 파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물건을 파내고 난 뒤에 2월달이 되어서 저는 일시 귀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귀국 당시, 저 물건을 일본에서 스티로폼으로 포장을 하고 가방에 넣어 공항에 직접 휴대하고 들어갔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걸 도자기로 생각한[...] 덕분에 국제선 비행기를 탈 때에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비행기에 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한국에 와서 부모님께 보여드렸는데, 처음에 일본에서 70년 전에 만들어진 도자기라고 했을 때에는 놀라시면서 이거 귀한거 아니냐[...]고 하시던 어머니께서 사실 이건 수류탄이라고 설명을 하니까 바로 쓰레기 취급을 하시는 바람에[...] 좀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서, 저는 전쟁박물관 측에 조금 더 설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 그래요? 그런데 이게 사실 기폭장치나 폭약 같은 건 없고 외피만 있어요. 그런데다가 이거 외피 재질이 도자기라서 경찰에서 안 받아줄 것 같은데요[...]
- 그래요?.....어......

다시금 잠시동안 전화통 너머의 전쟁기념관 측의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 선생님, 그러면 저희가 한 번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경찰청에 한 번 문의를 해 보겠습니다,
- 예 알겠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가 되자, 경찰청에서 전쟁기념관 측이 바로 인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법규해석이 나왔다는 연락이 오더군요.
전화를 통해 그 다음날 전쟁기념관 측 과장님 한 분이 직접 나오셔서 물건을 인수하러 오시기로 약속을 잡았지요.



6.jpg


전쟁기념관에서 직접 제 집으로 찾아와서 물품을 인수해 가셨는데, 생각지도 않던 소정의 기념품을 명함과 함께 다 주시더군요.
(명함에 적힌 내용은 일단 가렸습니다)



7.jpg


선물상자 내용은 나진칠기로 만들어진 볼펜, 레터나이프, 명함케이스, 열쇠고리 등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기념품을 받았다는 것을 안 제 가족들은 그딴 쓸데없는 수류탄보다 나진칠기쪽이 더 가치가 있다고 저를 디스(?)했습니....



8.jpg


그리고 며칠 전, 전쟁기념관 측에서 제 한국 주소로 우편이 하나 왔다고 얘기를 들어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부탁을 해서 물건을 받았습니다.



10.jpg


열어보니 안의 내용은 전쟁기념사업회 측에서 보내온 물건이더군요.



11.jpg

 

기증서에는 제가 낸 물건과 이름 등의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일단 이름은 숨겼습니다.
2014년도에 기증받은 물건은 2015년도부터 전쟁기념관 물품기증실에 전시된다고 하니 내년에는 제가 기증한 물건을 전쟁기념관에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해당 물품 전시시 기증자의 실명 병기 표기, 전쟁기념관에 있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역대 유물 기증자 명판에 제 이름이 새겨지고, 전쟁기념관 사보 등에 제 본명과 기증물품 항목이 실린다고 하네요.
이로서 저는 대한민국 전 국민, 기념관을 찾은 전 세계인을 상대로 제 본명이라는 개인정보를 영원토록 노출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지금 본명을 숨겨도 내년부터 제 이름은 영원히 공개되니 저 증서의 본명을 지금 숨기나마나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 이야기는 아니고 퍼온글 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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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14-04-21 14:36
   
루리웹에 올라왔던 글이군요 ㅡ.ㅡ
허각기동대 14-04-21 17:41
   
아 흥미있는 글이네요. 자기 수류탄이라. 자원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포기하지않고 싸움을 지속하려는 의지하나는 참고할만 하다 싶습니다. 물론 하루빨리 미국에게 항복하는것이 만인이 해피해질수있는 방법이었다는건 전쟁이 끝난후에 깨닫게 되었지만서도.
znxhtm 14-04-21 19:52
   
터지기 전에 깨지진 않았는지...
술담배여자 14-04-22 04:33
   
우왕;;;;;
시루 14-04-22 07:02
   
신기하네요... 도자기 수류탄이라... 적에게 죽는거 보다 저 수류탄에 죽는게 더 많았을거 같네요... 본격 사용했다면 말이죠...
벽력천존 14-04-22 23:06
   
답: 나부터죽자...이것두가미가제 스따~~~~일 방숭봄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