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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16 15:26
[밀리역사] 당포함 사건이라고 아세요?
 글쓴이 : 하얀gd
조회 : 4,692  

파편을 맞아 누워있던 수병의 붕대를 풀자 창자가 쏟아져 내렸다. 

너무도 애처로운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장기들이 밖으로 주르륵 터져 나왔다. 

온몸이 고통으로 물든 그는 모기보다 작은 소리로 내게 물을 달라고 애걸했다. 

  “제발, 물을…” 

하지만 나는 물을 주지 못했다. 

그런 환자에게 절대로 물을 주지 말란 소리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숨을 거뒀다. 

‘어머니, 15일 연장 출동 뛰고 복귀하면 연락드릴게요.’ 라고 했던 그 수병은 결국, 

영원히 어머니께 목소리를 전할 수 없게 되었다.


1967년 1월 19일 북한의 피격으로 인해 당포함이 침몰했다. 

79명의 승조원 중 절반에 달하는 39명의 장병이 전사했고 

당포함은 동해의 수심 200m 아래 깊은 곳에 수장되었다. 

그날 동해상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리도록 차갑던 동해가 모든 것을 그대로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1__당포함_침몰사진.jpg

◆ “누가 말 좀 해주세요… 

우리가 어떻게 싸우다 죽어갔는지를…”

 

사실 당포함은 1월 15일 진해로 복귀가 예정됐었다. 

하지만 어획량이 적다는 어민들의 호소에 정부가 어획기간을 연장했고, 

자연스레 보름간 출동을 더 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당포함의 마지막 출동이었다.


1월 19일, 우리어선을 보호하기 위한 임무 수행 중에 

멀리서 북한 경비정 2척이 어선들 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가까워지자 함장은 “우리 어선을 보호해라”는 명령과 함께 북상했다. 

그때, 


"탕!’ 


하는 소리가 바다를 흔들었다. 

순간 사방에선 물기둥이 솟구쳤고 군함은 요동쳤다. 해안포가 당포함을 덮친 것이다.

날아온 시 발 점은 수원단이었다. 

수원단은 고성 앞바다 부근의 돌출된 해안 절벽을 칭하는 지명으로, 

북한은 이 부근 절벽에 터널을 뚫고 레일을 깔아 포대를 설치해 

요새처럼 당포함을 향해 레일을 꺼냈다, 넣었다 하며 집중 포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발포가 시작된 이상, 우선은 살아야 했다. 

함장은 쏟아지는 포탄을 피하기 위해 군함을 지그재그로 조함하며 외쳤다. 


“총원, 전투배치!”


포술장 이석무 중위는 “포탄 있는 대로 다 쏴!”라고 외쳤고 장병들은 포를 잡았다. 

한쪽 다리가 잘려 나갔고, 턱밑의 살점이 찢겨 나갔지만 맞서 싸웠다. 

하지만 선제공격은 치명적이었다. 

함포는 엿가락처럼 휘었고, 갑판은 찢겨나갔다. 기관실마저 공격을 당하자 

당포함은 기동을 멈췄다.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발이 묶인 군함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마침내 배가 기울기 시작하더니 얼마 못가 당포함은 가라앉고 말았다.



◆ 전우도, 군사기밀도 지켜야한다.

 

당포함이 침몰하기 직전, 갑판사관 홍대일 소위는 우현으로 구명정을 내리기 위해 

갑판 위를 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한쪽 다리를 움켜잡더니 

놓아 주질 않았다. 양쪽 다리가 잘려나간 기상장 심양무 하사였다. 


두 눈동자는 이미 초점을 잃고 풀어져있었다. 하지만 살려달라고 애원하거나 

아프다며 울부짖지는 않았다. 그저 말없이 잘려나간 두 다리 대신 

홍소위의 다리를 붙잡고 의지할 뿐. 


그 순간 홍소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구명정을 내리는 것뿐이었다. 

그래야 기상장과, 다른 전우들을 살릴 수 있었다.

심한 부상을 당한 장병들이 먼저 구명정에 올랐다. 

비교적 부상이 약한 장병들의 배려였다. 이 때문에 구명정에 탑승했던 51명은 

인근 해역서 도움 나온 53함에 의해 구조되었다. 

나머지 장병들은 차디찬 1월의 동해 바다에 몸을 맡겼다.


장병들은 포탄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군사기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전탐병 정완섭 병장은 극비서류인 21MC 전탐일지를 허리띠 아래 묶은 채 이함 했고, 

암호사 김영석 하사는 전 해군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암호 문건을 수장시킨 뒤 

바다에 뛰어들었다. 

함장은 자신의 구명조끼를 부상당한 장병에게 입혀 보낸 뒤, 생존 장병의 유무를 

재차 확인하고 가장 마지막에 자신이 사랑했던 배를 떠났다...

2__91함_위에서_명복을_비는_사진.jpg

3__영결식_중인_사진.jpg


◆ 유품 없이 치러진 영결식

 

부상정도가 심한 장병부터 구명정에 태웠지만, 

11명은 이미 숨졌거나 구조 직후 숨을 거둔 상태였다. 

53함에 의해 구명정과, 바다에 이함했던 장병들이 구조 되었지만 

당포함과 그 속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한 39명의 장병들은 바다 속에 수장되었다.

 

바다는 말이 없었다. 살아남은 전우들이, 

기다리는 가족들이 아무리 울부짖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북위 38도39분45초, 동경 128도26분48초 그 속에 당포함은 갇혀, 

전몰장병의 그 어떤 시신도, 그 어떤 유품도 뱉어내지 않았다. 

 

장례식을 치르던 날, 장포장 이상호 준위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찾은 유가족은 어린 세 아들이 전부였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세 아이는 유품도 남겨주지 않은 채 떠난 아버지를 보며 

한스럽게 울었고, 그런 아이들 곁에 선 조문객들도 울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난 1월 27일희생장병의 영결식이 거행되었고 

다음날인 28일에는 소리 없는 빗방울들이 내리는 가운데 

현충원 해군묘역에서 전몰장병 39위의 국립묘지 안장식이 열렸다. 


동해의 어민들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당포함과 전몰장병을 기리기 위해 

거진항 뒷동산에 ‘56함 충혼탑’을 세웠다. 

◆ “잊지 말아 주세요.” …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간절한 소원

 

견딜 수 없는 서러움과 참담함에 참았던 울음을 터트려 내던 

장병들은 이제 노인이 되었다. 

스무 살이 갓 지나 당포함에 올랐던 수병들이 일흔에 가깝게 된 것이다.  

 

“죽기 전에 동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당포함을 인양하여 

전사한 동료들의 유해를 수습하고 싶습니다.”

(인양을 안했다니 허~)

는 이 간절한 바람은 차가운 동해의 파도에 부서져 46년째 이루지 못하고 있다.

매년 1월 19일이면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기리기 위해 

생존장병들이 모두 모이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들마저 죽어 없어지면 당포함을 누가 기억해주겠습니까.”

하는 애달픈 걱정으로 마음을 졸인다.

이것은, 부디 잊지 말아달라는 그들의 절실한 바람을 

우리 가슴 속에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조국의 부름에 목숨을 걸고 응답한 당포함 장병들과 분단 조국이 내몰았던 

그날의 바다위에서 울부짖으며 죽어간 

서른아홉 명 장병들의 영혼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기억들은 잊히기 마련이다. 

46년 전 당포함을 잊고 살다가 우리는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또 한 번 46용사를 잃었다. 

더 이상 가슴 아픈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가 당포함을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4__43주기_추모식_사진.jpg


전사자 명단 (39명)

주 소 : 국립 서울 현충원

연번 직책 계급(당시) 성명 묘역 호수 군번 / 기수
1. 작전관 중위 박태만 19묘역 5판 078호 84718 / 해사 17기
2. 포술장 중위 이석무 19 5 079 84866 / 해사 18기
3. 장포장 상사 이상호 19 5 081 88034 / 신병 21기
4. 보수사 하사 박효삼 21 2 1518 5153116 / 신병 100기
5. 내연사 하사 윤임석 21 2 1507 5153689 / 신병 101기
6. 측적사 하사 박정남 21 2 1509 5155142 / 신병 106기
7. 갑판사 하사 최갑식 21 2 1512 5157116 / 신병 110기
8. 장포사 하사 성병수 21 2 1513 5157874 / 신병 112기
9. 내연사 하사 김창성 21 2 1514 5158186 / 신병 113기
10. 전탐사 하사 손두성 21 2 1515 5159072 / 신병 115기
11. 보수사 하사 이광년 21 2 1516 5159479 / 신병 116기
12. 무전사 하사 배정남 21 2 1517 5160106 / 신병 117기
13. 갑판사 하사 전영일 21 2 1510 5158272 / 신병 113기
14. 기관병 병장 장인덕 21 2 1526 5157494 / 신병 111기
15. 조타병 병장 이구형 21 2 1525 5160723 / 신병 118기
16. 전기병 병장 송인태 21 2 1521 5160825 / 신병 119기
17. 전기병 병장 강호중 21 2 1522 5161270 / 신병 120기
18. 내연병 병장 강영방 21 2 1533 5161480 / 신병 120기
19. 갑판병 병장 임승철 21 2 1523 5161673 / 신병 121기
20. 무전병 병장 윤용춘 21 2 1524 5161954 / 신병 122기
21. 사주병 병장 김종광 21 2 1527 5161242 / 신병 120기
22. 갑판병 상병 이희성 21 2 1532 5161165 / 신병
23. 내연병 상병 박홍걸 21 2 1528 5162164 / 신병
24. 장포병 상병 손봉수 21 2 1529 5162198 / 신병
25. 갑판병 상병 배윤상 21 2 1530 5162222 / 신병
26. 내연병 상병 최정래 21 2 1531 5162294 / 신병
27. 갑판병 일병 심용섭 21 2 1534 5163857 / 신병 128기
28. 갑판병 일병 방현규 21 2 1533 5161808 / 신병 121기
29. 갑판병 이병 노영수 21 2 1535 5164049 / 신병 128기
30. 갑판병 이병 김동선 21 2 1536 5164113 / 신병 128기
31. 갑판장 상사 장태식 19 2 080 880345 / 신병 39기
32. 내연사 중사 김경두 21 2 1504 5113254 / 신병 41기
33. 위생장 중사 조덕수 21 2 1502 5116428 / 신병 55기
34. 조타사 중사 홍수근 21 2 1503 5140943 / 신병 66기
35. 보수사 중사 김종구 21 2 1505 5142556 / 신병 69기
36. 전자사 중사 주재진 21 2 1506 5146025 / 신병 76기
37. 전기사 하사 이수만 21 2 1511 5149915 / 신병 89기
38. 음탐사 하사 김길언 21 2 1508 5151964 / 신병 95기
39. 기관병 병장 김성태 21 2 1520 5157903 / 신병1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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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K1059 14-11-16 17:35
   
천안함 사건도 있고
북한에 납치된 어선 사건도 수두룩하고
그런 사건이 누가 빨갱이인지 아닌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
SRK1059 14-11-16 17:41
   
누구 재임시에 당포함 사건이 있었으니 빨걍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누구들이 김대중 대통령더러 좌빨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안됨.
김대중 대통령 때 연평해전이 있었으니.

당포함 사건이나 연평 해전이 있었다고 해서
당시 대통령의 이념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음.
Irene 14-11-16 17:58
   
당포함 사건의 상황을 보충하자면 당시는 명태가 잘 잡힌다고 어민들이 NLL을
무단으로 넘어서 북한 해역에서 어로 작업을 흔하게 하던 시대였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NLL을 넘어온 어선을 나포하면 다시는 남한으로 돌려 보내지를
않았다는 거죠. 나포가 아니라 사실상 납치죠.
어민들은 마구 넘어가고 북한군에 잡히면 납북당하고 하니까 한국 해군이 NLL을
같이 넘어가 어선들이 북한 해군에 납북되는 걸 막곤 했죠.
북한 해군력은 그때도 안습이라 한국 해군이 막으려 하면 밀려나기 일쑤였죠.
북한 해군력이 안습레벨이니 어민들도 북한군에 나포될 걸 생각도 안하니 넘어갔갰지만요.
당포함도 북방한계선을 넘어가 어선들을 보호하던중 북한 함정 2척이 한국 어선을
나포 하려는 걸 막으려고 북한 함정 앞으로 나섰다가 너무 북한 해안에 가까이 간거였죠.
북한 함정이 유인한 것 일수도 있는데 북한 해안포 사거리 안에 들어 갔고
작정하고 쏜 북한군의 해안포 사격을 당했죠.
     
하얀gd 14-11-16 18:02
   
무엇보다 당포함 인양이 아직도 안됐다는거에요
          
SRK1059 14-11-16 18:12
   
헐.
북한 함정이 NLL을 넘어 인천 앞바다까지 왔다가 한국군의 포격을 받아 바닷물 속에 침몰했고
그 북한 함정을 인양하겠다고 다른 북한 함정이 내려오겠다면 한국 해군은 가만히 있을 것임?

NLL 주변을 등면적으로 포함하고 북한의 주요 해군항인 해주항까지 포함해서
서해 평화협력지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북한에 NLL을 바치는 매국노라고 몰아 세우는 판인데?

그리고 6.25 전쟁 떄, 남한에서 전사한 북한군 유골을 발굴하겠다고
북한군이 남한으로 내려오겠다면 그걸 허락하겠음?
          
Irene 14-11-16 18:14
   
할수가 없죠.
침몰위치도 그렇고 깊기도하구요..
     
SRK1059 14-11-17 07:21
   
내 고향은 강원도 주문진.
그래서 어민들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음.
한 때, 선친도 사업 실패 후에 어선을 탔었고.
어선이 출어하면, 해상 경계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했음.
해상 경계선 이남은 어선들이 고기를 많이 잡아서 어획량을 많이 올리기 힘들지만
해상 경계선만 넘으면 고기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
그래서 해군 경비함이 경계선을 넘어가지 말라고 경고를 해도, 경계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음.
그렇게 넘어 갔다가 북한 해군에게 나포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나중에 어찌어찌 하다가 어부들이 환송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돌아온 어부들은 모처에 끌려가서 조사를 받고,
간첩 교육을 받았다고 잡혀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음.
진실이야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형기를 마치고 풀려난 어부들은 간첩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음.

어쨌든, 당포함 사건이라는 것도
해상 경계선을 넘어 북한 영역으로 들어간 어선을 보호하고자 따라 들어 갔다가
북한군의 포격을 받아 침몰한 것으로 생각됨.

참고로, 동해안의 휴전선 끝부분을 경계로 해상 경계선을 그으면 38.6172N 도이고
당포함이 침몰된 위치는 38.6625N 도임.
그러니까 해상 경계선을 넘어가 북한 영역에서 침몰한 것임.

만약에 서해안에서 꽃게잡이 철에
NLL 이남의 수역에서 꽃게가 많이 잡힌다고 북한 어선들이 NLL 이남으로 몰려와 조업을 하고
그런 북한 어선들을 보호하겠다고 북한 해군이 NLL 이남으로 내려 온다면
대한민국 해군은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당연히 내려오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그래도 내려오면 밀어내기를 하다가
그래도 끝까지 돌아가지 않으면 당연히 포격을 가해서 침몰시킬 것임.

당포함이 그런 이유 때문에 침몰한 것임.

그런 사건이 박정희가 빨갱이가 아니라는 주장과 뭔 상관?
도리키 14-11-16 19:27
   
북한 녀석들 한국전쟁때는 동해안 철도 따라 내려오는 군용열차가 오는 족족 동해의 아군 함정에게 포격받아 파괴되었다죠. 그래서 낮에는 터널에 숨고 밤에만 나와서 기동했다던데.. 이것들이 복수할 기회를 잡았군요..
솔로윙픽시 14-11-16 20:05
   
천안함이 이스라엘 잠수함에 들이박혀서 가라앉은 거라고 굳게 믿는 지인이 있는데, 정부가 똥인 거랑 북한이랑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말해도 알아듣질 못하더군요...
     
스마트MS 14-11-16 21:22
   
.
.
.
이스라엘의 잠수함이 언급된 부분은 생각외로 당혹스러운 느낌이네요.;;
          
SRK1059 14-11-16 21:48
   
그러게요.
이스라엘 잠수함이 우리나라 서해에까지 들어와야 할 작전상 이유가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