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179가 막 실전 배치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일본 애들이-당시엔 인터넷은 없었고 하비스트인가 하는 잡지랑 플래툰이였는지 시사저널이였는지 잡지사끼리 사설 논쟁- 자기들이 바로 직전에 개발한 자행포 가지고 KH-179를 마구 까댈 때였어요. 무슨 슛엔스쿳을 하려면 바로 바로 진지 변환이 되어야 하는데 경량 견인포 개발해서 뭘 할꺼냐는 둥....
지금이나 예전이나 똑같긴 합니다만....
문제는 그런 논쟁이 있은 후 얼마되지 않아 우리군은 M109A2를 라이센싱하기 시작했어요.
위의 논쟁은 한달에 댓글 하나씩 달리는 매우 느린 논쟁이여서 계속되고 있었구요. 그 사이 우리는 꾸준히 K-55뽑고 있었죠.
어느샌가 국군은 서방 최대 자주포 화력 덕후가 되어 있었고
자행포를 개발하지 않는다고 손가락질하던 일본 친구들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화력 덕후에게 자행포가 없다고 손가락질하고 있었던 얘기죠. 요즘도 보면 그런 일본인들 있어요. 종종 놀라곤 하죠. 지칠 줄 모르는 녀석. ㅡ.ㅡ;;
KH-179의 운용인원이 13명인데....
대략 7명 정도로도 운용 가능한데....
저 물건은 최소한으로 하면 5명으로도 운용 가능하겠군요.
방열작업은 기계화 되어 있어서 비교할 수 없이 빠를 것이고....
새로 저 물건을 사는 것은 작전지역이 열악한 미수복지역에서는 차륜형 장비의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백한 삽질 일 것 같고...
KH-179에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키트가 개발되면 운용인원의 감소와 사격시간의 감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생존성도 향상될 것이고...가격만 적당하다면 우리나라 육군으로서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현역때도 비슷한거 했었습니다...
전포 출신들은 경험이 있을거에요..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위에 다른분이 말씀해주셨듯이...
교범상 방열시엔 큰 동작으로 움직이게 되어있습니다.
방열 훈련전에 꼭 하던건데...
포수체조라고.. 전포대장 또는 포반장이 수기로 방향 지정하면
전포반원이 사수 부사수 1번 2번 3번... 9번까지... (현실은 인원 모자라서 6번까지가면 많은것..)
줄줄이 저런식으로 무릎 가슴까지 들면서 뛰어서 그 방향에 가서 임무번호 외치면서 제자리 점프 동시 착지...
포를 중심으로 6400밀 즉 360도로 둥그렇게 가상의 레일을 두고 돌면서
수기로 몇 밀~ 외치면 그 방향으로 줄지어 뛰어가서 도열.. (3시 5시 9시 그런 시계방향 지정하듯이..)
주특기 방열 훈련 하기전에 워밍업 개념으로 또는 방열이 늦으면 얼차려 개념으로 반복시키곤 했습니다...
신병 전입하면 말번 포수인지라
맨 뒤에서 뭐 빠지게 뛰어 따라다니면서 처음 그거하면서 이게 뭐하는짓인가 민망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나네요...
얼차려로 돌다보면 정신 못차리게 되고...
도는 방향 까먹고 옆 사람과 부딪히기라도 하면 폭풍 까이고 고참들 발차기가 날아옴...
M114, KH-179 같은 155미리 견인 같은 경우
발톱 자리 안파고 철주만 박는 긴급방열(마른방열)은 3분대에 가능합니다.
제가 포반장으로 있던 포반이 실제 전투력 측정에서 3분대 끊어봤습니다.
포차에 포 달고 이동하다가 포차 정지하면서부터 시간 재는 걸로요...
문제는 이게 실탄 사격 없는 방열이라는거...
실제 전시에 탄 사격할 경우면
신관 결합, 장약 준비, 장전까지 시간이 더걸려서 5분정도는 걸리겠죠...
긴급방열은 말 그대로 아군에 긴급하게 지원포격을 해주는거라 정밀도 포기하고 긴급하게 한두발 쏘고 바로 이동하기위해 발톱을 안박고 철주만 박고 쟈키도 포륜만 띄울정도로 뜨고 쏩니다... 그래서 첫발은 그나마 정밀도가 나오고 두발째부터는 포가 밀린상태로 사격이라 사격후 조준점 재정렬하고 쏴도 오차가 남...
그래도 이건 신속히 방열하고 신속히 이동 가능해서 생존성이 있지만...
정상적으로 발톱에 말목까지 묻어 방열하는데는 땅파는 시간이 엄청 걸립니다.
4번포수(정찰반 - 포차 유도병)가 포차 유도하는대로 운전병이 포차 끌고 진지로 들어가다가
포차 유도병이 정지 신호주면 포차 정지하면서 선탑하고 있던 포반장이 하차...
(실제로 포반장은 달리는 포차에서 문짝 열고 먼저 내릴 준비... 유도병 4번포수가 보통 일병급이라 처음 가는 진지는 자리를 잘 모름...)
포차 정지순간 포수들이 파손 염려 없는 기자재 하나씩 던지면서 뛰어내리고 포차위에 한명 남김... 주로 일병 선임급.. 내려야할 기자재 우선순위를 꿰차고 있음...
포반장이 대강 방향 잡고 포차 짜개핀 뽑고 견인고리 열어서 포 분리 외침...
포수들이 포 가신 들고 사수가 포차를 쳐서 전진신호 줌...
지형지물로 대강 사격방향을 숙지하고 있는 포반장 지시대로 포를 약간 돌려 맞춤
(보통 포대장에 의해 진지가 결정되고 정찰반이 정찰한후에 사격방향이 정해진상태에서 진입하는 것이므로 본대의 포차 진입전에 사격 방향이 정해져있음 - 그래서포차 진입하고 바로 포 분리해서 가신을 벌리면 되지만... 훈련시 가끔 포차 진입 방향을 반대로 주거나 일부러 틀리게 진입시켜 포를 돌리는 훈련을 시키기도 함. 이거걸리면 죽음.. 특히 땅이 얼어서 울퉁 불퉁한 동절기에는 포륜이 걸려서 포가 안돌아감..)
포차에서 포 분리 직후에는 가신을 벌려서 내려놓고
발사판(박격포의 포판 생각하면 됨 대략 무게가 20~30킬로쯤)을 포반장이 집어 들어서 포아래로 던져 넣음 (포 전방의 쟈키쪽으로 보냄) 이게 상당히 위험하면서 박력있는 장면... 포반장의 짬밥 즉 힘과 기술을 요함...)
포수들은 발톱 + 발톱핀을 가신 뒤에 정렬... 쇠 여닫이대, 나무 여닫이대 등을 들고 대기..
짬밥 없는 막내들은 포차에서 내려주는 기자재를 받아서 포 뒤로 이동...
정찰병(4번포수)이 가설해둔 유선으로 역시 먼저 와있던 측각기에게 포반장이 방열각 전달 받음...
이때가 난리... 각 포반이 먼저 제원 받으려고 측각기 불러대는 통에 경쟁이심함.. 우선 기준포인 3포가 가장먼저 받지만 방열 준비가 늦는 경우가 많음... 주로 부사관 3포 반장들은 장기 포기한 중사급이 맡는다고 보면 됨.. 군생활 대충해서 3포 반원들이 대개 군기가빠짐... 포반 최고참도 포반 관리 안하고 3포는 항상 사수만 죽어남... 능력이 있던 없던 기준포라 방열을 가장 빨리해야하지만 능력이 월등하지 못함... 비슷하게 해도 포대장 대대장에겐 매번 까임... 해주는것 없이 기대치만 높다고해야하나...
포병중에 견인포.. 그중에 전포 보직.. 그중에 3포는 가장 최악임...
암튼... 호출시간이 비슷하면 주로 포반장 짬밥 순으로 불러줌...
방열 방위각 받아서
마른 방열식으로 방열해서 대충 측각기에 맞춰놓고 발톱 끼우고
가신을 접어놓고 발톱 자리를 팜.. 한명이 곡갱이질 + 두명이 삽질 연타... (혹한기에는 땅이 얼어서 이게 삼십분도 더 걸림... 답 없음.. 곡괭이질도 요령 없으면 자루만 다 부러짐.. 곡괭이 예비자루 보급이 잘 안돼서... 행보관에게 개갈굼 당하고 야산에서 나무 베어다자루 만들어 써야함...)
발톱자리 파는 숙련 노가다꾼들 제외하고 나머지는
이때 정신 없이 기자재 내리고 위장망을 땅에 펼쳐 올릴 준비해 둠...
진지 형태에 따라 위장망 형태도 달라짐... 평지에는 광급이라고 육각 두개에 사각 두개 붙인것.. 을 쳐서 포와 포차가 같이들어감...
포상이 있는 진지에는 육각하나로 화포 위장망, 차량호에는 차량 위장망을 치고 포차 집어넣음...
발톱 자리를 다 파면 가신을 벌려서 발톱자리에 발톱을 집어넣음...
이때 흙으로만 발톱을 묻으면 첫발 사격후 엄청 밀리기 때문에 지지대격으로 말목을 하나 넣고 파묻은 다음 철주를 박음...
이러면 발톱 자리 깊이 + 지형 기울기에 따라 포자체가 흔들리므로
다시 조준점 오차 수정해야하고.. 측각기에 점검 받는데 은근히 시간이 오래 걸림...
오차 수정을 위해 포를 쇠여닫이대 (가신에 달고 다님)로 지렛대 식으로 밀어서 미세한 각도를 맞춤... (FM은 이랬는데 나중엔 손바퀴로 포신을 돌려 편각을 맞춰버리는 편법을 정석처럼사용하게 됨.. 정밀함보다 신속함이 우선이라면서... ㅉㅉ 그러더니 어느 당나라부대인지 사격 제원 장입 실수로 오발 사고나면서 부터는 겨냥틀로 포구에 가늠대 세우고 실사격하라더라 ㅉㅉ )
이때 사수가 방향 지정 힘 강도를 지정해서 오더를 내리는데 이 능력이 중요함..
너무 강하게 하면 조준점을 넘어가서 반대로 밀고 왔다 갔다... 하면 고참들에게 맞아 뒤짐...
조준점 맞춰지면 사수가 쟈키 사수에게 쟈키 떠 오더를 주고
그제야 쟈키를 완자키 뜸... 이것도 쟈키 사수 부사수능력에 따라시간이 걸림...
잘못하면 떳던거 다시 내리고 포 움직여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오차가 적고 인원이 좀 된다싶으면 쟈키 뜬 상태로도 가신을 쇠여닫이대로 밀 수도 있음..
이건 조낸 빡시지만 쟈키 다시 내렸다 뜨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
이건 포반장들이 짬밥으로 판단하는 상황.. 잘못 판단하면 말 그대로 삽질이 되어 힘은 힘대로들고, 방열은 더 오래 걸리게 됨...
쟈키 다 떠지면 다시 조준점을 맞추고 겨낭틀 + 겨냥대 2개 (근거리+원거리) 박음..
마지막으로
포반장이 개폐기 열고 육안으로 차폐각 + 차폐거리 측정해서 유선으로 방열 끝 보고~
이게 포반들간의 자존심 싸움이라...
가장 빨리 방열 끝 보고하는 포반은 그날 훈련 분위기 좋아짐...
이후 사격 명령 하달전까지 포반장은 유선대기...
나머지 사필요원들은 고사계 반동호를 파고
예비 발톱자리를 6400밀로 발톱자리를 원이 되도록 파둠...
예비 발톱자리는 화포 바닥에 회전축을 끼우고 포를 제자리에서 360도돌려가면서 사격할수 있도록하는것인데... 주둔지에서 주로 쓰는 방법... 현대의 야전에선 의미가 없을듯..
6.25나 베트남전때 후방에 포병진지 박아두고
전방에 보병 방어선 구축한 다음 급작스런 적 출현에 지원사격할때 쓰던개념이라고 봄...
비 사필 요원들은 주변 경계를 위해 2지대 요원파견하고 개인호를 팜..
4번 포수는 유선 가설을 다시한번 점검 (더 깊게 매립)
견인포 방열이란게 이런 작업을 거치니 시간이 오래걸리죠...
문제는 사격후에 철수하는시간이 생존성을 결정하는데..
위장망 다친 평지에선 사격후엔 그냥 포 버리고 튀어야 하는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정도...
철수작업하다 대포병 사격으로 전멸할게 뻔함...
견인포 제대로 전개한 상황에선 3분? 5분? 그 안에 철수 불가능...
그래서 90년대 후반에 포병도 행군시키고그런게...
화포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수가 있으니 이후로는 보병으로 전투에 참여시킨다고
병공통 교육도 필수로하고 군장구보며, 행군도 보병과 똑같이 시키고그랬음...
일 이등병때는 없었는데 상병병장때 생겨서 짜증이 났었던 사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