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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7-06 14:24
게릴라전에도 활약하는 탱크
 글쓴이 : skeinlove
조회 : 1,479  

아프가니스탄에 탱크가 늘어나고 있다. 2006년부터 캐나다군이 레오파드 1을 투입한 이래, 이제는 캐나다군과 네덜란드군이 레오파드2A6를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여기에서 전차를 사용한다는데 신통찮은 반응만 보이던 미국마저 해병대의 M1A1 전차 1개 소대를 작년 하반기에 파견한 실정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어떻게 보면 전차가 가장 필요없어야 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산악지형이고 도로 사정은 열악하기 짝이 없으며 상대하는 적은 ‘정규 전력’과는 백만광년쯤 먼 게릴라들이다. 적에게는 전차도 장갑차도 없으며 대전차 미사일조차 발사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COIN(Counter Insurgency), 즉 ‘게릴라전’이다.

 그런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전차, 그것도 제3세대 주력전차의 사용빈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전차와 게릴라전의 상관관계에 대한 상식을 다시 한번 재정리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미해병대의 M1A1전차>


 - 의외로 맞는다? 전차와 게릴라전

 
일반적으로 전차와 게릴라전, 특히 최근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대표되는 무장 단체와의 게릴라전이나 지역분쟁과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다. 적은 개인화기 이상의 무장을 거의 갖추지 않고 있는데다 숫자는 많지 않고, 또 민간인 인구 밀집지역에서도 자주 교전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차가 움직이기 어렵고 때로는 ‘과잉’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쯤 되면 지형 자체가 전차의 이동에 상당한 장애가 되기 때문에 더더욱 전차 운용에 손사래를 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의외로 게릴라전 상황에 전차가 동원되어 성과를 거둔 사례가 적지 않다. 1950년대에 프랑스가 베트남에서 전투를 치룰 때에도 전차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으로 활용됐고 1960년대의 베트남 전쟁에서도 초기에는 전차가 별 필요없다고 여겼던 미군이지만 오래지 않아 M48전차를 투입, 예상외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 뒤로도 분쟁-게릴라전 상황에서 전차가 거둔 전과는 무시할 수 없다. 1990년대에 유고슬라비아 분쟁 당시에도 NATO측은 보스니아에 전차를 파견했고, 이 전차들은 비록 교전 자체는 거의 없었지만(덴마크군 레오파드 1이 대전차 전투를 펼친 일은 있다) ‘억제수단’으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지난 10년간 이라크에서 보여진 M1A1전차의 실전 사례다.

 M1A1전차는 2003년의 이라크 침공이 단기간에 끝나자 이라크에서 ‘할 일’이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일단 전면전이 끝나고 점령통치가 시작되면 전차가 할 일은 거의 없고, 그 뒤로 상황이 악화되어 게릴라전 상황이 시작되어도 게릴라전에서 전차는 별 쓸모가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의 팔루자 전투에서는 그런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미 해병대가 시가전에서 M1A1전차를 아주 요긴하게 써먹었던 것이다. 그 뒤로 이라크에서는 전차가 미군에게 무시할 수 없는 전력으로 쓰이게 되었고, 2008년에도 바그다드의 사드르 시티 지역에서 거세게 저항하는 마흐디 무장조직을 토벌할 때 미 육군이 전차에 상당히 의존하게 되었다.

 그 이상으로 극적인 전개가 바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캐나다군이다. 캐나다군은 2001년에 기존의 레오파드 1 전차가 퇴역하면 새로운 전차를 도입하는 대신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105mm 포 탑재형(MGS)을 도입하기로 했다. 적국과 전면전을 치룰 일은 사실상 없어진 반면 지상 전투병력의 거의 대부분이 해외에 평화유지군등으로 파병되어 게릴라전이나 분쟁 개입이 잦은 입장에서는 해외 전개가 쉽고 게릴라전에 적합한 차륜식 장갑차가 훨씬 유리하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군의 의견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에는 전차 따위 필요 없다고 여겨졌던 아프가니스탄이었지만, 오래지 않아 캐나다군은 레오파드 1전차를 파견해 사용하기 시작했고 오래지 않아 독일과 네덜란드로부터 급하게 중고 레오파드 2 전차를 주문, 아프가니스탄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전차를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한 ‘맹세’는 진작에 사라지고 레오파드 2를 차기 전차로 도입해버린 셈이다.


<캐나다군이 아프간에서 운용중인 레오파드2>


 - 결국은 화력과 방어력?

 전차가 게릴라전에서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은데도 이처럼 잊을 만 하면 끼어드는 데는 물론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결국 ‘화력과 방어력’, 아울러 ‘심리적 압박’이다.

일단 전차는 튼튼하다. 적어도 RPG-7정도라면 정면과 측면에서 현용 제3세대 전차를 격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지간한 대전차지뢰를 밟아도 설령 더 움직이지는 못할지언정 내부에 탄 승무원은 큰 부상 없이 전부 살아서 나올 확률이 높다. IED가 터져도 MRAP이외의 일반 장갑차량과 비하면 승무원의 생존확률은 높다. 또 시가전 등에서도 적이 버티고 있는 건물이나 진격을 가로막는 벽 등의 장애물이 있으면 어지간해서는 그냥 ‘밀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게다가 이런 ‘맷집’과 함께 하는 화력 역시 중요하다. 현대 전차의 화력은 단순히 강할 뿐 아니라 매우 정확하다. 현대의 전차는 2~3km 밖의 전차를 초탄에 명중시키는 것도 가능한 정확도를 자랑한다. 게다가 목표를 직접 보고 조준하는 직사화기이고, 또 항공기에 비하면 사격 거리도 상대적으로 정확한데다 비교적 ‘차분하게’(하늘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항공기에 비하면 전차는 설령 움직이는 중이라도 ‘멈춰있는’것이나 마찬가지) 조준할 수 있어 오인 사격의 가능성도 훨씬 적다. 하다못해 기관총만으로도 전차는 매우 효과적이다- 전차의 공축기관총은 정확도면에서 다른 플랫폼과는 비교가 안되는데다 사수가 적 저격이나 파편 때문에 무력화될 걱정도 없으니 말이다.

 사실 오인사격-오폭 문제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꽤 골치아픈 문제다. 아무리 최첨단 사통장치와 데이터링크 시스템, 유도무기를 이용한다고 해도 항공 폭격이나 포격은 오폭의 가능성을 늘 열어놓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해도 포폭격을 유도하는 쪽, 혹은 쏘는 쪽에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엄청난 민간인 피해로 연결되고 때로는 아군 피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게릴라전에서 항공폭격이나 중포에 의한 포격이 필요하겠냐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지만 아프간-이라크에서는 이 상식도 깨진지 오래다. 미군 및 다국적군의 지상병력은 늘 턱없이 적고 교통이 불편한 상황에서 증원병력이 신속하게 올 확률은 언제나 낮다. 그런 와중에 전방 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미 여러차례 벌어지는)이나 대규모 매복, 혹은 적 거점에 대한 소탕작전등이 벌어지면 지상부대는 결국 부족한 병력을 화력으로 메꿀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론과 달리 오폭이 자주 발생하고, 그 결과로 인해 발생하는 민간인 희생자는 게릴라전에서 매우 중요한 ‘민사’분야에서는 거의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전차의 존재는 정확하면서도 오폭 가능성 낮은, 그러면서도 바로 코 앞에 있는 직사 화력지원 수단으로 매우 중요하다. 전차라면 바로 보병 옆에서, 보병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표적을 직접 보고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게다가 그 맷집을 활용, 필요하면 다른 장갑차량보다 훨씬 가까운 곳까지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캐나다군의 레오파드 전차도 처음에는 도로 경비, 물자 수송대 경호등의 임무가 주 용도였지만 동시에 탈레반과의 교전에서 캐나다군 보병을 지원하는 임무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전차가 상대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장갑차량과 달리 전차는 상대에게 주는 심리적 영향이 크다. 사실 매복하고 있다가 RPG-7으로 장갑 험비나 MRAP를 쏘는 것은 별로 무섭지 않다. 일단 맞으면 격파될 것이고, 설령 안 맞아도 이쪽은 엄폐물에 몸을 숨기며 도망가거나 맞받아 싸우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상대가 전차라면 RPG-7정도로 격파된다는 보장도 없고, 더군다나 격파 못하면 총탄이 아니라 ‘포탄’이 날아온다. 그런 실용적인 문제를 떠나서 말 그대로 ‘집채만한’ 50~60톤짜리 쇳덩어리를 상대로 싸움을 거는 것은 만만찮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의 캐나다군도 전차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상대의 반응이 결코 같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작년부터는 미 해병대도 M1A1전차를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하기 시작했고, 이것으로 ‘아프가니스탄은 전차가 별 쓸모가 없다’는 상식은 확실히 깨져버렸다.


 - 상황에 맞는 개량

 하지만 전차들 역시 이런 상황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지 않을 수 없다. 게릴라전이 정규전과 다르다고 정규전보다 만만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미군이 M1A1과 A2에 TUSK(Tank Urban Survival Kit: 전차 도시 생존 키트)를 적용해 실전에 투입하고 있으며 레오파드2 역시 기존의 A6사양에서 A7사양으로 진화하는 것은 물론 시가전 생존 키트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역시 주력전차인 르클레르와 아리에테를 비슷한 형태로 개량하는 중이다.



<TUSK키트를 장착한 미군의 M1A2>

 이런 개량 키트들의 내용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 일단 예전에는 방어에 좀 신경을 안 쓰던 부분(뒷부분, 특히 엔진 주변)에 RPG-7방어를 위한 슬랫 아머를 부착하고 측면 스커트 부분에도 반응장갑이나 기타 증가장갑을 추가한다. 가능하다면 바닥 부분도 장갑을 강화해 IED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전차병이 몸을 내밀지 않고도 주포와는 다른 방향을 관찰하고 공격할 수 있는 원격 조종식 총탑을 추가한다. 미국의 TUSK키트는 주포 위에 .50구경 중기관총을 추가, 공축기관총의 공격력까지 강화하고 있다.

 경제난과 함께 전면전 가능성이 거의 없다보니 새로운 형태의 주력전차가 개발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처럼 기존 전차를 앞으로의 위협에 보다 잘 대처하도록 개량하는 사업은 앞으로 더욱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시가전용으로 개량이 가해진 레오파드2 PSO>

 이스라엘의 경우는 개량이라기 보다는 아예 신형 전차를 이런 형태의 임무에 맞게 새로 개발한 경우다. 멜카바 Mk.4의 경우 물론 기본 베이스는 기존의 멜카바 시리즈로 두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게릴라전 중심의 시가전에 더 적합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예를 들자면 독특한 형태의 포탑은 일반적으로 경사장갑 효과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포탑의 장갑이 차체 상면을 최대한 덮게 하기 위한 설계이다- 물론 위로부터의 RPG-7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포탑 상면의 해치도 방어력 저하를 최소한으로 낮추기 위해 아예 하나만으로 줄였고 단 하나의 해치(전차장용)도 해치 자체에 복합장갑을 설치해 버렸다.


<이스라엘의 멜카바 Mk.4>

 여기에 더해 앞으로 추가될 부분은 역시 능동방어 시스템이다. 이미 이스라엘은 트로피 시스템이 실전 임무에서 RPG-7을 막아낸 사례가 있다. 능동방어 시스템이 전차가 아닌 경장갑 차량에도 RPG-7방어를 가능하게 해 전차의 존재가치를 더 낮출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능동방어가 만능은 아닐뿐더러 RPG-7이나 기타 대전차무기만이 위협은 아닌 만큼 차체 자체의 ‘맷집’도 무시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MRAP차량같은 물건이 120mm 활강포를 싣고 쏴댈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주력전차의 확장 가능성이 앞으로 얼마나 개량이 가능하게 할지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우리 군도 차기 주력전차로 ‘흑표’를 양산하려는 참인데, 기왕 파워트레인 문제로 좀 늦어진 김에 무게를 조금 더 늘리더라도 확장성 부분을 좀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끝>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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긔엽지영 11-07-06 14:42
   
의외로 현대전 관건은 IED일수도
호호동 11-07-06 19:09
   
팔레스타인 동영상 중에 Merkava4  rpg 로 파괴하는 영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완전 철벽 방어는 힘든가 보더라구요

한편으로는 전차나 RPG 둘다 어느쪽으로 발전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대장장이 11-07-07 03:59
   
전차가 제일 취약한 부분을 보이는 곳이 바로 시가전이죠..
사방에 건물들이 있어서 게릴라들을 한번에 제압하기도 힘들고, 사각인 곳들도 많아서 제일로 힘든 전장이 바로 시가전입니다..
러시아가 체첸 수도에 전차부대만 들여보냈다가 크게 당했었죠..
그 외에는 솔직히 지상전에서는 3세대 이상의 전차를 잡기 힘듭니다...
정규군이라면 그에 맞는 대전차무기가 있겠지만 중동지역의 게릴라들이라면 결국 알라딘의 요술방망이인 rpg-7외에는 답이 없죠..
장갑차나 일반 군용차량이면 모를까...상당히 타격을 주기 힘들죠..
어떤 동영상을 보면 이라크에서 전차부대가 지나가는데 저격을 했다가 전차들이 저격지점으로 보이는 곳을 완전히 날리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급조폭탄을 이용한 공격이외에는 어짜피 게릴라들이 직접 공격을 해야하는데, 전차인 경우 발사위치주변을 금방 초토화할수 있으니 쉽게 하기는 힘들죠
秋風 11-07-10 19:56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