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거니와, 즉 이전 수 천년동안 산업과 기계에 쓸 동력, 그리고 화기가 발달치 못한 것이 바로 농업에 종사할 수 밖에 없었던 수준이었기 때문인가요?
증기기관으로 시작한 대량생산에 인구가 대폭 증가했으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비료생산이 즉 식량생산에 치중하지 않아도 되게 한 것이고, 그로서 비료만드는 데 들어가는 질소화합물 덕에 화약 역시 대량생산이 된거고..
산업혁명으로 기계를 쓰더라도 식량생산은 별개의 문제였다가, 노력 끝에 비료 역시 대량생산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와 비슷한 성질인 화약 역시 많아지니까 화기발달이 될 수 있었다고 요약할 수 있군요?
감사합니다.
하아...뭐부터 써야할지 모르겠군요-_-
총체적 난국이랄까...
일단 19세기 중반까지 증기기관이 인류의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는 착각부터 버리길 바랄게요.
해당하는 물건이 인류에게 본격적 영향을 끼친건 방직기와 화차와 증기선의 개발 이후부터입니다. 그리고 이 3가지 물건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건 19세기 중후반부터입니다.(1840년까지도 수차동력을 이용한 직물공장의 생산성이 증기기관을 이용한 공장의 생산성을 앞서고 있었습니다. 증기기관 그 자체가 비싸서 이로 인한 금융비용과 유지비용때문에 19세기 중반까진 콩라인에 불과했습니다.)
증기를 이용한 인공적 동력이 인류의 화기생산 혹은 병기개발에 큰 도움을 준건 19세기나 가야 이뤄지는 일입니다. 그전까진 거의 완전히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1> 1908년 하버의 공중질소고정법이 등장하기전까지 화약을 생산하는 건 간단합니다.
대도시의 쓰레기더미(인간과 짐승의 각종 똥, 오줌과 썩은유기물덩이)를 거둬다 만들어내는 것. 아니면 태평양 연안의 구아노(인광석-새똥이 수천년동안 쌓여 광석화된 것)를 캐다가 만들어내는 것.
즉, 1908년까지 인간의 화약생산을 책임진 건 순전히 구아노란 자원에 힘입은 바 크다는 소립니다.
산업력 발전 혹은 동력수단의 발전따위랑 아무런 연관이 없어요-_-;
2> 우선 15세기가 되면 유럽대륙의 농업생산성으로 부양가능한 인구의 한계에 도달합니다. 대략 3500~5000만 수준이죠. 그런데 신대륙의 발견으로 인해 신규작물이 유럽대륙에 파종되기 시작합니다. 종자가 개선되면서 중부유럽과 북부유럽 일대에 감자와 옥수수등의 신작물이 침투되면서 인구가 서서히 증가하게 됩니다.
여기서 서유럽에서 4윤작법이란 농법이 시도되고 이로 인해 경지당 생산효율이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영국과 스웨덴같이 비교적 농업생산력이 낮고 저개발된 지역에서 인구증가가 눈에 띄게 됩니다. 16세기 무렵 이들 국가가 부상하게 된 건 자연스런 일이었습니다. 프랑스의 인구가 1500만 수준에서 정체된 사이, 15세기까지 300만을 헤아리던 잉글랜드의 인구가 17세기면 이미 700만까지 늘어나게 되니까요.
영국의 농업생산성은 계속해 증가하여 나폴레옹 전쟁기무렵엔 인구가 1200만까지 증가하여 프랑스 제국과 비교하여도 큰 손색없는 국력을 갖추게 됩니다. 특히 경지당 생산성이 프랑스의 2배에 달하여 소수의 농업종사자만으로도 충분한 식량생산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남아도는 노동자가 곧 산업생산성을 끌어올리게 됩니다. 증기기관이란 동력수단 없어도 이미 19세기 최고의 산업국은 영국이었고,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증기기관이 아니라 엄청나게 성장한 농업생산성과 폭증한 인구, 그리고 해외의 풍부한 플랜테이션 농업기반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하버의 인공적 질소화합불 생산이전까지 유럽대륙 인구 3억을 부양한 건 순전히 새똥(인광석)을 부지런히 유럽대륙에 필요한 만큼 날라준 범선선단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수천년 동안 열심히 한곳에 똥을 싸뭉겐 새들과 바람에 감사할 일입니다.
3> 라이플은 이미 16세기에 개발된 물건입니다. 수차동력을 통해 강선을 깎는등의 선반은 이미 16세기부터 가지고 있었어요-_- 17세기 네덜란드만해도 수차동력을 이용해 청동화포를 보어링하는등의 산업기반은 이미 가지고 있었습니다.
4> 이미 16세기 영국만 해도 매년 25만톤의 철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7년전쟁기만 해도 맘만 먹으면 몇개월안에 수만정의 머스킷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동력이 개발되어 대량생산이 되고 어쩌구저쩌구는 착각입니다...어차피 동력수단 없이도 전쟁에 필요한 전쟁물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은 이미 마련되어 있었고, 소요가 부족해서 문제지 생산능력이 부족한 일은 나폴레옹 전쟁기를 빼곤 없었습니다.
5> 최소 19세기 중후반까지 말씀하신 증기기관과 같은 인공동력원은 최소 화기의 발달엔 깃털하나만큼의 영향도 주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