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넷우익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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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개발의 포문을 연 발칸 레이더

1974년 은하계획에 따라 유도무기체계인 호크(HAWK)와 나이키 허큘레스(NIKE-HERCULES)의 창정비 담당업체로 선정된 금성정밀공업. 77년전 국가적 관심 속에 금오공장이 설립후, 장근호 박사를 포함 약 30여 명의 핵심 연구인력이 금성정밀공업연구소(초대소장 최순달 박사)에서 터를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78년 군용 레이더인 발칸 레이더를 생산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초창기 발칸포의 사격통제장치를 담당한 금성정밀공업은 레이더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활발히 움직였다. 우선 미국의 펜실바니아 주 자그마한 시골에 위치한 엠텍 社에 약 3개월간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생은 카이스트 1, 2기 졸업생을 포함한 10여 명이었다. 기술 연수 내용은 엘리트 공과대학 전자과 출신의 수준에 맞는 내용이 아니라 발칸 레이더의 조립 공정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었으며, 군 장비 규격에 맞추어 납땜 하는 방법 등이 주요 교육 내용의 일부였다. 하지만 발칸 레이더 생산이 뜻 깊은 이유는 이후 생산되는 모든 레이더 개발의 경험적·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민수용 레이더 개발로의 확장

군용 발칸 레이더 생산 기술을 공장으로 이관 후 연구소는 두번째 프로젝트로 민간 선박용 레이더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연구원들 모두가 선박용 레이더 실물을 가까이서 구경조차 한 적이 없을 정도였어요. 인근 항구에서 선박에 들어갔던 낡은 레이더 한 대를 구입한 후 해체해서 내용을 분석해 보았지요.” 대학교 교과서로 배운 기초 실력을 바탕으로 하나, 둘 레이더 형태를 갖춰갔지만, 레이더 탐색 빔 안테나가 문제였다. 처음엔 안테나도 다른 전자 부품처럼 외부로부터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였고, 일본 회사에 문의하였다. 하지만 안테나의 설계와 제작 기술은 레이더의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므로 안테나를 부분품으로 사고 파는 일은 없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이후 자체 제작에 나서 약 2년 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마침내 성능 검증이 확인된 시제품 1대를 제작했다. 1980년 한국전자전람회에 출품된 레이더는 ‘한국 최초의 항해 레이더’로 전자신문에 크게 보도되었고, 금성정밀공업은 자체 개발에 대한 성취감과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렇게 언론 보도가 나간지 몇일 후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선박용 레이더의 황홀한 실패

안테나 가공기계를 통해 완벽한 성능의 선박용 레이더를 자체 개발하게 된 금성정밀공업. 1982년 10월 제13회 한국전자전람회에서 ‘GS-753’(선박 항해용 레이더) 모델이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 영국은 물론 미국에까지 수출을 확대했고, 1986년에 레이더 생산 10,000대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레이더 설계 및 개발 기술을 완전히 금오공장에 이관한 후 금성정밀공업연구소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고, 1984년 장근호 박사는 그룹 차원의 더 큰 임무를 받고 금성전선연구소장으로 옮겨갔다.


독보적인 레이더 기술의 원천

선박 항해용 레이더는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맨손으로 일궈낸 레이더 개발 성과는 후에 GLAS830을 비롯하여 저고도 레이더, 장거리 레이더, 항공관제레이더, 차기국지방공 레이더, 차기대포병탐지 레이더 개발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었다. 레이더 안테나를 자체 개발·생산하겠다는 장근호 박사의 작은 결심이 지금의 LIG넥스원 레이더 개발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한다면 무리일까? LIG넥스원은 국내에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