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포트워스공항에서 버스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록히드 마틴 포트워스 공장은 황량한 모래바람 위에 우뚝 서 있는 직사각형의 구조물이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막의 건조한 모래바람은 기자의 얼굴을 때렸다. 모래바람을 피해 공장 안으로 들어선 기자는 두번 놀랐다. 한번은 공장의 규모에, 또 한번은 이 거대한 공장에 기둥이 없다는 사실에.양낙규 기자의 Defense Club 바로가기 록히드마틴 포트워스공장은 길이만 1.1마일(약 1.7㎞)에 달한다. 공장 입구에 서면 출구가 까마득하게 보인다. 더구나 이 공장엔 단 한개의 기둥도 없다. 전투기를 생산하는 데 기둥이 방해되기 때문이다. 기둥이 없는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라는 게 공장 관계자의 귀띔이다. 공장 내부는 'U'자형 생산라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라인엔 전투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규격별로 분류돼 정렬돼 있다. 이같은 부품들이 하나 둘씩 조립돼 거대한 전투기가 생산된다. 하지만 F-35의 동체는 모두 이곳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날개는 이탈리아와 이스라엘, 중앙동체는 터키, 후방동체는 영국에서 만들어져 이곳에선 조립만 한다. 이렇게 F-35 한대를 만들기 위해 참여하는 협력업체수는 600여개. 전체 부품의 75%가 협력업체 기술들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니 일반 전투기를 만드는 공장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일반 전투기는 동체와 날개가 결합되는 면이 일자형이다. 하지만 스텔스기는 결합되는 면이 'Z'자 형식인 지그재그 모양으로 맞물려 있다. 스텔스기에서만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이것이 스텔스기의 비밀 중 하나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날개에는 수백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 구멍이 적의 레이더로부터 스텔스를 보호하는 비밀이다. 열의 방출을 막아 레이더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구멍을 만들기 위해 록히드마틴사는 별도의 장비까지 만들었다. 공장 관계자는 "특수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비를 만드는 데만 10억달러가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스텔스(F-35)를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키로 결정한 나라는 미국(2443대), 오스트리아(100대), 터키(100대), 호주(135대) 등이다. 포트워스 공장에서는 F-35를 한달에 1대꼴로 생산한다. 하지만 한국, 일본 등이 F-35도입을 결정할 경우 공장내 조립인력을 12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스티븐 브라이언(Steve O'Bryan) 록히드마틴 항공사국제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스텔스의 기술이전 협력업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지목하며 "한국이 내년에 계약할 경우 F-35를 대당 6500만달러에 계약하는 것은 물론 스텔스 등 기술이전도 미정부와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트워스 공장의 '스테이션 4'에 도달하자 영국국기와 'BK-3'라는 푯말이 선명하다. 'BK-3'은 영국에 납품될 B버전 3번째 기체라는 뜻이다. F-35는 공군(A)ㆍ해병대(B)ㆍ해군(C)용 등 세 버전이 있다. 기체 한 가운데 엔진을 넣기 위해 구멍이 크게 뚫려 있으니 수직이착륙기인 F-35B모델이다.
공장이 크다 보니 걸어서 한바퀴를 도는데만 2시간이 걸린다. 공장라인 끝부분에 도착하자 아직 스텔스도료가 칠해지지않은 F-35가 버티고 서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연료를 채우기만하면 하늘을 날 기세였다.
한국은 현재 46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노후된 전투기 F-4, F-5는 2020년께는 모두 사라진다. 한국 공군은 노후전투기를 대신해 한반도 상공을 지켜낼 전투기를 선택하고 있다. 이 사업이 차세대 전투기 3차 사업(FX-3)이며 후보 기종간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기종은 보잉의 F-15SE(사이런트이글), EADS의 유로파이터, 록히드마틴의 F-35 등이다. 공군에서는 전체 규모만 60여대로 보고 있다. 과연 어떤 기종이 선택될 지,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력은 여기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