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S-3관련해서 제가 풀어놓은 사발면이 별로 이해받지 못하는구나 싶어 관련해서 글을 써보려고 했었는데, 오늘 짬이 나서 대충 써갈겨 봅니다. 제가 인용하는 몇몇 자료들은 대표적인 자료들을 축약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며, 잠수함의 정숙성은 해당국가의 가장 큰 기밀입니다. 물론 이러한 추정에 따른 우열관계는 꽤 근사치에 가깝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참고할 가치가 있음엔 분명합니다.
냉전기 미국과 소련 잠수함들의 전반적인 정숙도를 평가한 도표들입니다.
보시다시피 초창기 원자력 추진 잠수함들의 소음은 160데시벨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일반적인 왕복기관 장착 상선들의 소음이 180데시벨 수준이므로 이 역시도 상당히 정숙한 것이라 할만합니다. 소음이 10배 작은 거니까.
그러나 동시기 디젤잠수함이 전기추진을 할 시의 소음이 120데시벨 내외(160데시벨 기준으로 10분의 1)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시끄러운 물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근까지 이어지는 재래잠수함은 정숙하다, 원자력 잠수함은 엄청나게 시끄럽다란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주던 시기가 바로 이 1~2세대 원자력 추진 잠수함들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70년대 말부터는 잇단 기술유출로 인해 미국과 소련의 잠수함 정숙성 경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때까지도 소련보다 정숙성 면에서 압도적이었는데다, 소나의 청음성능에서도 앞섰던 미국은 계속해서 속도를 높이는 설계를 했었습니다만, 워싱턴급 SSBN의 설계 및 기술유출로 단번에 이러한 우위가 상실되었습니다. 덕분에 미소 양국의 잠수함 정숙성 대결이 벌어지며, 눈에 띄는 기술적 진보가 이 시기에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해 오하이오급 SSBN에 이르러선 동시기 소련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숙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기 재래동력 잠수함에 비견할만한 정숙성을 얻어냈기 때문이죠. 이는 자연대류를 통해 터보펌프가 필요없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신형 가압형경수로를 채택한데다 큰 덩치에 걸맞는 소음방지체계를 충실하게 갖추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해역에 전략초계를 하며 순회하는 동안의 오하이오급 정숙성은 디젤잠수함의 그것과 맞먹거나 능가하는 수준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90~95데시벨) 이미 120데시벨 수준에 도달한 소련군 SSBN조차도 작전해역에 초계중이라면 발견이 불가능한 수준이기에 초계구역으로 기동중인 그 꼬리를 따라물어야 추적이 가능한 상황에서 오하이오급은 추적조차도 힘들어지게 된 것입니다.(20노트 이상의 기동상황에서도 110데시벨 수준으로서 당대의 기술수준으론 거의 탐지와 추적이 불가능)
이러한 이유로 유사시 발사될 SLBM을 막아내자면 SSBN을 사전에 격침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선 탐지가 불가능한 상대방의 SSBN마다 SSN을 붙여 미리 추적하다가 때가 오면 쓱싹해버리겠다는 전술이 도출되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호위 SSN이 나타나고, 그 호위 SSN을 잡아죽일 더욱 더 정숙한 SSN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알파급과 씨울프급이 대표적인 표상들입니다.
이 짓거리는 소련이 망할때까지 계속 주욱 반복되어오다가 소련의 붕괴와 러시아의 성립으로 최근엔 뜸한 추세입니다.
이유는 러시아가 오랫동안 돈이 없어놔서, 이제서야 SSN/SSBN전력의 복구를 추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유가하락까지 겹치며 그 복구시간이 더더욱 길게 연장되어서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당분간 미해군에 큰 위협이 되기는 그른 상태입니다. 전략초계회수가 1년에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지라 미국 역시 이런 전략초계에 대응할 잠수함의 수량이 팍 줄어버려서, 그만큼 여유가 남는 SSN들을 따로 파견하는 동네가 있으니 바로 동태평양-인도양 해역입니다.
최근 뉴스에서 중국군 관련자란 인간이 태평양에 중국잠수함을 파견하자는 헛소리를 하는 걸 보면서 피식 웃은 기억이 납니다만...실제로도 중국의 SSBN은 전략초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전략초계를 한다쳐도 유사시 SSBN의 안위는 커녕 변변한 호위잠수함도 없고, 그 호위잠수함의 안위조차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발해만에 찌그러져서 때가 오면 대련 앞바다에서 SLBM을 발사하겠다는게 중국의 고려입니다. 중국이 유난스럽게 [서해에 느그들 바다는 없다]라고 강경하게 나오는 건, 자국의 전략보복수단인 SSBN이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만일 제대로 된 전략초계수단을 갖추었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불가능한 소리이죠. 실제로도 중국은 꾸준히 간을 보아왔고, 최근에도 위안급(평균소음 120db로 알려짐)등의 정숙도가 높은 재래잠수함 침투를 통해 오키나와 인근에서 간을 보고는 있지만, 간을 볼적마다 엿을 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후기형 209급의 일반적 소음이 약 100데시벨 수준으로 유안급의 10분의 1수준인걸 생각해본다면 왜 중국이 감히 태평양에 SSBN을 배치하지 못하는 것인지, 왜 대놓고 일본, 미국의 잠수함과 숨바꼭질을 하지 못하는지. 왜 미국이 중국의 A2AD전략의 대항마로 대놓고 잠수함을 손에 꼽고, 보유전력의 7할을 괌을 위시한 태평양지역에 배치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이 시점까지도 만일 사건이 터진다면 중국해군은 필패입니다.
중국 앞바다 해양통제권은 잠수함 싸움에서 승리한 미국이 가져간다는 게 모든 군사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입니다.
이 이상은 이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