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중국항모에 관한 글이 있기에 한번 간단히 써갈겨 봅니다.
일단 중국항모에 대한 평가는 대개가 떠다니는 관, 실용성 없는 멋이라고들 평가하십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런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을 중국관료와 제복군인들이 모를까요? 천만에요...
그들도 잘 압니다. 실제로 오늘날 랴오닝급이 있기까지 중국내부에서도 상당한 불협화음과 충돌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뚝딱 만든게 아니라, 항공모함 찬성파와 반대파간의 치열한 암투와 논쟁과 충돌의 결과물이 바로 랴오닝급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류화칭(劉華淸)이란 인물이 있습니다.
이 양반은 중국해군의 아버지와도 같은 인물로서 얼마전에 타개했지요. 그의 2011년 남긴 그의 유언이 "중국이 항모를 만들지 않으면 나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것(中國不建航母, 我死不瞑目)"입니다. 그는 오늘날 중국해군이 차곡차곡 걸어가고 있는 해군의 미래전략을 세운 중추적인 인물입니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도련선 전략과 미해군과 같은 전략기동함대를 가져야만 한다라는 주장을 설파한 인물입니다. 물론 세간엔 지도상에 그어진 도련선만 알려져 있지만, 이 도련선 전략은 중국이 가져야만 할 원양함대와 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류화칭 제독은 바로 중국해군이 연안해군(Greenwater Navy)에서 원양해군(Bluewater Navy)으로 발전해나갈 시간표를 짠 사람입니다.
1단계 기간(1985~2000)에 해군력 현대화를 통해 중국해군 작전반경을 확대하는 것. 즉, 남사군도등과 같은 주권분쟁(?)지역의 해상교통망을 확보한다는 계획. 2단계(2001~2020)엔 항모를 확보해 항모전단을 창설, 운용함으로서 필리핀해와 인도네시아 해역까지 작전범위를 확장하며, 3단계(2021~2050)기간엔 아시아 전역에 입체적 작전능력을 갖춘 해군을 확보함으로서 아시아전역의 시레인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발전단계에 따르면 중국은 원래의 계획보다 늦어진 상황으로 아직도 2단계에 돌입할 시기는 아닙니다. 1단계 전략을 완료하지 못했으므로 이를 완수하기 위한 전력을 구성해야 마땅한데...항모를 먼저 전력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죠. 이는 사실상 중국의 해양전략이 항모로 인해 변경되었음을 뜻합니다.
사실 중국은 남지나해에서의 해군우위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군의 기초를 다져야 할 시점에 항모를 건조한다는 건 사실 미친짓에 가깝습니다. 외려 랴오닝급의 등장으로 미국은 이 해역에 부랴부랴 전력을 투입중인 상황입니다. 쓸데 없는 존재감 피력으로 불필요한 견재를 불러일으킨 것이죠. 뿐만이 아니라 랴오닝급을 드러냄으로서 외부팽창의도를 적나라하게 보인 중국에 반발하는 베트남이 캄란만을 미국에 개방함으로서 중국의 대전략에 지대한 짱돌을 날린 셈이 되었죠. 캄란만을 확보한 이상 이제 필리핀 운신 폭은 극도로 좁아졌습니다.(지금 두테르테가 미국에게 그리 뻗댈 입장이 아닙니다. 일부 진보언론은 그게 바람직하다고 쓰고 있지만 예전 푸틴부터 베네수엘라까지 그네들의 전략적 고견은 맞는 말이 거의 없더군요-_- 반미에 경도되어 객관적 시각을 잃었으니 맞을리가 있나...)
아무튼 항모를 위해 장기 해양전략이 바뀌었으니...
이거야 말로 꼬리가 개를 흔드는 꼴입니다.(wag the dog)
항모를 가지기 위해 해양전략을 변화시키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 전략적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꼴이죠. 항모라는 무기체계 하나가 대국의 전략을 뒤흔드는 셈입니다. 1단계라는 발전단계를 밟아 전력을 다져놓고, 항모를 보유했다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텐데...
아무튼. 이러한 류화칭 식의 [항모만 가질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아]식의 대전략에 대해 중국내에서도 당세평(唐世平)과 같은 사람들은 항공모함 반대론을 내놓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몇가지 주장이 여기에서도 나오는데.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게 됩니다.
첫번째로 전쟁의 중심이 네트워크 중심으로 바뀌면서 항모는 떠다니는 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로 항공모함이 실질적 가치를 가지려면 3척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럴 재원을 동원하기가 어렵다. 세번째, 주변국에 중국에 대한 항모위협론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미 류화칭은 90년대 초반부터 항모보유를 위해 각국의 중고항모를 구매하거나, 기술을 구입하려고 시도하는등의 움직임을 꾸준히 보였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몇건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대개는 여건의 불비, 그리고 중국내부의 견제때문에 번번히 실패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2002년 바랴그를 구매함으로서 류화칭이 꿈이 실현되나 싶었지만, 꽤나 오랜 기간동안 그 바랴그가 대련항에 묶인채 고철이 된 상황은 바로 위의 현실주의자들의 견제 및 결정권자의 전략적 판단때문이었습니다.
바랴그의 본격적인 개수작업과 함재기 확보작업은 장쩌민이 밀리고 후진타오가 부각되는 2003~2004년부터로 파악됩니다. 간단히 말해 등소평 계통의 상해방이 밀리고 공청단 계열이 들어섬으로서 시작되었는데. 이 공청단 계열 세력은 민족주의적이고 패권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항모라는 것이 중국의 주장대로 양안평화와 열도선 내부 해양안정을 위한 방어적 성격이라는 건 새빨간 거짓말인 겁니다.
대외팽창주의적인 성향과 내부의 불만을 함포외교로서 만족시켜주는 민족주의(?)스러운 지도부의 대전략이 맞물려 랴오닝이란 물건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중국내부의 실용주의에 합리적이고 기술주의적인 관계자들은 항모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으며. 중국해군 내부의 만만찮은 파벌인 잠수함파 역시 항모파에 맞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자국의 항모가 쓸데 없는 견제세력과 전력을 양성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랴오닝급등의 항공모함 효용이 현재 크게 가치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내부의 정치논리와 류화칭을 필두로하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하모니를 이루며 모든 반발을 찍어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볼땐 랴오닝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변화된 해양전략은 실패작이라고 봅니다.
지나치게 빨리 이빨을 드러내 보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