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항공모함은 한 나라의 해군력을 궁극적으로 상징하는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이후 항공기는 매우 중요한 무기체계로 자리 잡았다. 포격으로 극복할 수 없는 거리를 항공기는 손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당연히 항공기가 땅 위만을 비행하는 것은 아니고, 결국 해전과 항공기가 결합하자 그 결과는 엄청난 것이 되어 버렸다.
• 미 해군 항모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은 항모 6척을 동원하여 미군의 태평양 거점인 진주만을 타격했다. 미군은 이 공격에서 전함, 순양함 등 9척이 격침되고 3,500여 명이 사망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미 태평양함대 소속의 항모 4척 가운데 단 한 척에도 피해를 입히지 못함으로써 반격의 불씨만 키웠다. 특히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군은 일본 주력항모 4척을 격침시킴으로써 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 ‘해전’에서 양측 함대는 서로 직접 마주치는 일 없이 오직 항공기로만 승부를 냈다는 점이다. 해전이 바뀐 것이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시작 이전에 보유한 항모는 겨우 7척이었다. 그러나 진주만 공습으로 전쟁에 참전한 1941년부터 종전까지 생산한 항공모함은 모두 143척이었다. 함재기 100대를 탑재하는 2만 7천톤급 에섹스급 24척이 주력이지만, 이 외에도 순양함이나 급유함, 심지어는 상선까지 개조하여 다양한 호위항모를 생산했다. 이런 엄청난 해군력은 냉전시절에도 이어졌다. 특히 제트기 시대가 열리면서 영국 해군에서 개발한 스팀 캐터펄트, 즉 증기식 사출장치가 항모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은 냉전 이후에도 항모를 계속 유지하면서 과거 호위항모들은 상륙함 등으로 전환하고 주력항모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이에 따라 전쟁기간 생산했던 4만 5천톤의 미드웨이급 항모에 이어, 6만톤의 포레스탈급, 8만톤의 키티호크급 등 60년대까지 항공모함의 덩치를 키워왔다. 그러나 통상추진방식으로는 대형항모를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CVN-65 엔터프라이즈 함이다. 엔터프라이즈는 원자로를 무려 8기나 넣어서 만들었으며, 1950년대말의 기술력을 모두 집결하여 만들어 낸 미국 최강의 항모였다. 엔터프라이즈는 시험함적인 성격도 강하여 이후 건조될 원자력 항모의 표준이 되었다.
니'미츠급은 1975년 초도함 CVN-69 니'미츠가 취역하면서 등장했다. 무려 10척이나 생산되면서 명실공히 미국 최고의 항공모함으로 자리잡아 왔다. 만재 배수량이 10만톤이 넘어 미군이 보유한 함정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니'미츠급은 웨스팅하우스의 A4W 원자로 2기를 장착하여 각각 100M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니'미츠급은 현재 미군의 주력함으로써 걸프전은 물론이고 아프간전, 이라크전 등에 투입되면서 움직이는 해상항공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한편 미국은 지난 2012년 엔터프라이즈 항모를 퇴역시키면서 10척의 니'미츠 함만을 남겨 놓고 있다. 원래 미 의회가 정해 놓은 11척의 항모 쿼터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 차세대 항모가 예정대로 취역하면 다시 11척 체제로 복귀하게 된다. 미국이 무려 13년 동안이나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항모가 바로 CVN-78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함이다.
http://bemil.chosun.com/nbrd/bbs/view.html?b_bbs_id=10008&pn=1&num=74
비밀 사이트 월간 국방과 기술란에 올라온 양욱님의 글 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