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나긴 했지만 세간에 유행했던 말이 있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아요..."
이런 화두를 꺼낸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의 오만과 떼, 안하무인이 그냥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전 한국의 호의가 계속되니 중국이 정말로 제 권리인 것으로 착각한다고 봅니다.
언젠가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현재의 분단구조에서 가장 큰 이득을 취하는 나라는 중국이란 말씀을 드렸습니다. 예전 NL파 얼치기 [꿘] 선배가 지껄이던대로 미국이 분단구조에서 큰 이득을 취한다는 말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있습니다. 말이야 그렇습니다만 조금만 머리를 굴려보면 이 구조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둬간게 미국일까요? 중국일까요?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동북아 지정학구조에서 어떻게든 북한을 집어삼켜야 하는 한국은 중국의 눈치를 보며 많은 손해를 감내해왔습니다. 싫건 좋건 중국의 거수기 노릇도 해왔고, 중국의 동북아 리더쉽을 인정하는 한 축이 되어왔습니다. 그 덕에 중국이 늘 외교적 우위에 서선 많은 것들을 가져가곤 했습니다. 심지어 그 미국조차도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한 여력부족으로 동북아전략에선 늘 중국이 하자는대로 머리 끄덩이 잡혀 좌로 우로 움직였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약 15년이란 시간동안 국제사회의 대북한 접근은 중국이 주도하다시피 해왔습니다. 중국이 말하는대로 강경일변의 제재는 삼가하자, 북한에게도 시간을 주자라는 식의 중국의 주장. 거기에 핵실험, 탄도탄 실험이 날때마다 국제사회 주도의 제재안에 우산을 쒸여주며, 중국이 북한의 모든 걸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란 항변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중국이 원하는대로의 구도가 15년가량 고착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가 결국엔 북한의 핵무장, 탄도탄 고도화입니다.
그리고 이 결과물의 배후엔 중국의 역할이 아주 중추적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인도에서 폭로하였듯 북한의 핵탄두 설계는 파키스탄-중국의 지원하에 가능했으며, 북한제 이동형 발사차량(TEL)역시 중국의 절대적 도움이 있었습니다. 어느쪽으로 봐도 북한에 대한 강경제재의 강도를 줄이고, 빈도를 줄여가며 북한의 핵무장, 핵투발 능력을 강화한 것은 중국이며. 붕괴직전의 북한정권을 결사 옹위한 것은 중국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바꿔말하면 중국에게 있어 [북한의 생존]은 자국의 전략적 이익 훼손을 감수할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북한이 중국에게 있어 핵심적인 전략이익을 낳는 황금알 낳는 거위란 뜻입니다. 그 요소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간단히 몇가지만 꼽아보면...
1> 전술하였듯 중국핵심부로의 최단거리 해로를 막아내는 전방기지 역할.
2> 중국식 이이제이(以夷伐夷)를 통한 동북아 외교주도권 확보의 중요한 구성요소.
3> 소련이 냉전기 핀란드를 통해 스웨덴의 중립화를 강요했던 전략의 리바이벌.
북한이란 요소가 사라지고나서도 과연 그럴 레버리지가 남아서 중국의 동북아외교우위, 전략우위를 달성할 수 있게 한다고 보십니까? 따라서 북한이란 존재는 중국에게 있어 엄청난 이익을 낳는 보물단지입니다.
누구 생각과는 달리...
미국에게 있어선 반대로 북한이란 존재자체가 전략적 이익에 심각한 방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세계적 핵확산의 선봉엔 북한이 존재하며, 골치 아픈 테러조직에 고등화된 병기체계를 수출하려 기를 쓰는 것 역시도 북한입니다. 현재 세계는 미국지배하의 패권세계입니다. 이런 패권세계에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북한은 매우 큰 위협요소입니다. 테러와의 전쟁시기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북한보다 큰 위협요소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못 합니다.
최근의 뉴스에서도 나타나지만, 미국학계, 정치계, 군사계는 중국에게 이렇게 말하는 중입니다.
[늬들 하자는대로 십수년 시간을 줬는데 그래서 결론이 뭐냐? 그래서 고작 북한 미사일이 우리 본토를 노리는 거냐? 아직도 이러쿵저러쿵 할 말이 남았냐? 이제 우리 맘대로 실력행사 할테니까 닥치고 옆으로 빠져 있어. 방해하면 너도 북한편인 것으로 알겠다.]
그리고 우리가 중국을 존중해주면 우리편 들어주며 "북한을 잘 제어해줄 것이다"란 전략적 오판하에 십수년을 허비한 한국이 초라하게 존재합니다. 우선 국방부분에선 한국이 중국을 위해 호의를 넘어선 전략적 손해를 감수한 부분을 꼽아볼까요?
1> 한국은 DJ정부시절부터 MD가입을 극구부정해왔습니다. 이는 유럽에선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며 동맹국을 MD에 가맹시키던 미정부로선 꽤 좌절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극히 최근까지도 이 MD문제를 가지고 늘 미국과의 군사외교에 있어 마찰을 겪어왔습니다.
2> KAMD가 저층망에 한정됩니다. 한국 스스로가 무려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탄도탄 방어를 구성하면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저층망으로 능력을 한정시켰습니다.
3> 북한을 매개로 한 군사외교에서 일본을 견제하는 동안 중국에겐 그 어떠한 견제외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막연한 호의를 매개로 상당한 전략적 이익이 중국에게 넘어 갔습니다. 대표적으로 탄도탄 사정거리 협상에서 1000Km사거리를 꺾은 것은 미국무부입니다만, 그 배후의 실력을 행사한 주체는 중국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미국방부는 1000Km를 밀어붙이고 있었고, 일부 엠바고가 깨진 상태에서 1000Km타협이란 기사가 나갔다가 워터마크 먹은 일도 있을 정도로 확정적이었습니다.)
이명박 시기 성능상 더 우월한 AN/TPY-2대신 그린파인 블록2(슈퍼그린파인레이더)를 도입한 전례.
THAAD도입 문제도 지속적인 모호성을 유지해왔습니다. 분명 미국과의 군사동맹이면서도 이러한 모호성을 유지해온 것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가며 중국에게 상당한 정도의 전랴적이익을 전달해준 호의 이상의 희생입니다.
더구나 미국의 THAAD배치 논의는 중국 선수 후에 나온 후수입니다.
http://www.minjokcorea.co.kr/sub_read.html?uid=7535§ion=sc10
2010년 중국은 통화기지에 DF-21D미사일을 배치했습니다. 이전 DF-15와는 달리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괌과 오키나와에 닿습니다. 이전까지 한국 안보라인은 기존의 저층방어라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미국에게 이해시킬 수 있었습니다만. 그것을 넘어선 단계적 논리에선 미국측을 납득시킬 수 없었습니다.
바로 중국이 한반도를 미-중 군사적 긴장관계 한복판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놓곤 하는 말들이 주옥같이 예술이지요. 애시당초 통화에 DF-21을 배치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도 않았을 일입니다. THAAD에 대해서 주변국 이해를 구하라? 그렇다면 통화에 DF-21배치할땐 우리 이해를 구한 적이나 있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호구같이 대한민국은 호의를 베풀다 못해 굴종적인 자세로 중국의 이해를 대변하기까지 합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2013년 10월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사 드 도입을 검토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으나, 10월 23 일 미국을 방문 중이던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 간담 회에서 “사드 배치문제는 아직 검토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한번 봐야 지”라고 말함으로써 여운을 남겼다. 사드 한반도 배치를 검토해야 할 한국의 주무 안보라인은 계속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모호성 유지를 위해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압력을 받았을지에 대해선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군사동맹 사이에 이럴 수 있느냔 명분 앞에서 우리쪽 외교라인과 안보라인이 뭐라 답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 마당에 중국이 한국에게 무슨 짓을 했었지요?
벌어진 상처에 소금물 뿌리는 짓거리외에 뭘했습니까?
이제와서 은혜를 모른다느니 하는 얼척 없는 말을 중국이 지껄일 주제나 됩니까?
한 10여년 한국이 계속 져주니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로 착각한다는 말이 정확히 대입됩니다.
그러니 탄도탄과 핵 위협에도 불구하고 너그들 편 들어줬으면 북한을 조금은 조졌어야 됩니다...조지는 시늉이라도 했었어야지요. 중국이 이처럼 계속해서 티나게 북한 쉴드를 쳐줬으면 이젠 그 대가를 치룰때도 되었다고 봅니다.
호의를 베풀었으면 보답을 해야하는데, 그게 권리라고 착각한 이상. 더 이상의 호의는 없을 것입니다. 본시 대한민국은 철저한 상업국가입니다. 중국이 별다른 이득을 주는 나라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아주 철저하게 돌아설 것입니다. 그것도 매우 재빠르게...
P.S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9089953
ZTE사의 대북한 위법수출로 미국이 벌금을 때린 것이 화제가 되는 모양입니다만. 이런 감시선에는 화웨이도 걸려 있습니다. 이 두개 회사 모두 대표적인 군벌소유회사입니다. 즉, 중국의 군사적 전략적 이해에 있어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회사들로 단순히 돈이 고파서 북한한테 물건 파는 보따리 장사 회사가 아닙니다.
얼마전 북한의 유령회사로 군사용 C4I체계를 팔아먹던 회사의 브로슈어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상당한 고수준 네트워크망 기술과 부품과 각종 통신 체계등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중국조차도 미국기술과 핵식부품이 없으면 구성할 수 없기에 유사시 사이버전쟁에서 역으로 미국에게 털릴 것이라 예측되는 분야가 바로 이 분야입니다.
북한이 뭔수로 이런 기술을 얻엇고, 기술을 얻엇다치면 여기에 필수적인 미국제 기술과 부품들은 어디서 얻었을까요? 중국회사들이 단순히 핸드폰 팔았다고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때려맞았을까요? 더구나 화웨이까지 걸려 있지요?
자, 중국은 여태까지 북한이 외부에서 수입한 각종 구소련 병기의 중간기착지가 되어 서방세계의 감시망을 속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고, 이것이 들키더라도 지속적인 비호를 해왔습니다. 북한에 사거리 100Km가 넘는 장사정 방사포와 그 체계를 통째로 수출한 것이 의심되는 상황이고. 북한에 S-300의 배후 역시 중국. 각종 탄도탄 TEL의 기반 역시 중국제입니다.
더구나 이젠 C4I체계까지 중국의 접근이 예측되고 실제로 막대한 벌금으로 그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의 현대화의 배후에 중국이 존재하고, 핵개발의 핵심적 배후엔 파키스탄과 더불어 유력한 지원자라고 인도가 주장중입니다. 탄도탄의 경우에도 북한이 삽을 푸던 시기, 일부 중국 법인들은 구소련제 SCUD엔진의 주요한 엔진수입자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디다 쓰려고?
이제 저는 북한 핵무장의 배후엔 중국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전통적으로 지연적(地緣的) 안전보장을 선택해야하며 미국의 군사적 야심에 추종해서는 안 된다."
- 이돈구(李敦球) 2015년 3월 18일 환구시보環球時報)
미국의 군사적 야심을 추종하지 말고, 지연적 안전보장하란 소리가 뭘까요? 지연적...즉, 전통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라끼리 안전보장을 했단 얘기는 과거 얘기입니다. 즉, 조선은 옛부터 명나라, 청나라에 사대함으로서 안전보장을 했었다는 소릴 들먹이며 미국이란 가깝게 하지 말란 얘기. 다시 말하면 다시 우리 꼬붕으로 사대나 하고 살아라란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말이지요. 한국이 중국에 지연적 안전보장을 해달라며 10여년의 세월동안 고군분투하는 동안 뭔 일이 벌어졌었죠? 중국이 북한의 군사력을 증대시키고, 핵무장을 공공연히 옹호하는 장면밖엔 본게 없군요. 말인즉슨 닥치고 북한이란 손잡고 사이좋게 중국 똥꼬나 핥아달란 개소리가 아니면 뭘까요?
중국 이 작자들이 착각하는 모양인데...대한민국은 불과 60년전엔 중국인민군과 포화를 나누던 사이랍니다? 수틀리면 얼마든 뒤돌아설 수 있는 나라지요. 호의가 계속되니 호구로 보이는 모양인데...이제 이쯤되면 계속해서 호의가 자기 권리라고 착각하는 안 좋은 버릇은 버려야 되지 싶은데...
요약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