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에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선박건조과정을 설명하는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대체로 설명하는 용어는 업계 내에서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그대로 보시면 됩니다.
왜, 위 이미지를 가져왔냐면....
미국의 버지니아급 건조기간과 영국 아스튜드급 건조기간등을 비교하면서 미국은 1년 2개월만에 건조하는데
영국은 9년여 걸리더라 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기공식에서 진수식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시길래
잘못 이해하고 계셔서 가져온 겁니다.
자, 기공식은 위의 01번부터 11번 단계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만들어둔 블럭으로 배의 형상을 갖추기 위해 건조도크에 첫블럭을 두는 작업을 기공이라고 합니다.
즉, 07번의 첫번째 블럭을 건조도크에 위치상에 두게 되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진수는? 08번입니다. 이건 쉽죠.
그럼.. 진수 이후에 작업은 끝났느냐? 아닙니다.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09번 안벽작업...
흔히들 이야기 하는 후행 의장공사가 남아 있습니다.
이것을 거치고 다시 시운전을 하고 나야 선주(우리가 주목하는 건 군함들이니 선주는 해군이 되겠죠)측에
인도할 수 있는 겁니다.
자, 그럼 07번이 건조 시작이냐? 아닙니다. 03번의 강재절단 부터 블럭선각 조립 05번의 의장공사(이 단계를
진수후 안벽에서 진행하는 후행의장과 비교해서 선행의장이라고도 합니다)도 진행하는 겁니다.
즉, 기공이 시작도 아니고, 진수가 끝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잘 보시는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보더라도 버지니아급 블럭4 10척 중 SSN-792, 793, 794 중
793만 최근 7월 8일 기공이 되었지 792, 794는 기공도 시작 안되었지만 옆의 비고란에 792, 793, 794 공히
Under Construction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즉, 블럭/모듈 작업이 진행중인 겁니다.
버지니아급의 건조기간은 1년 2개월이 아니라 6~8년 걸리는 겁니다. 그 중에 기공후 탑재단계가 아닌
그 이전 블럭 단계에서 수행할 작업을 미리 다 해두는 관계로 기공에서 진수까지의 기간이 짧은 것 처럼
보이는 것이지 건조가 1년 2개월여만에 되는 게 아닙니다.
반면, 아스튜드급은 기공에서 진수 사이에 중요한 설비, 전계장, 배관등이 설치되는 관계로 기간이 길어
보이는 겁니다.
공법에서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럼 어느게 효율적이냐? 당연히 미국의 모듈러공법이 더 효율적이고 건조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실제로 유럽의 건조방식보다 1~20% 이상 공기절약됩니다) 건조비용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럼, 모듈러 공법을 유럽은 전혀 할 줄 모르느냐? 아닙니다. 할 줄 알아요. 그럼 왜 안하느냐?
모듈러 공법은 소위말하는 상선찍어내듯 동일형상/설비의 선박을 단시일에 뽑아낼 때 효용이 높은 겁니다.
일단 미국처럼 수십여척의 잠수함 소요가 있는 것이 아니고 기껏 6~8척 소요가 발생하는 잠수함을
빨리 뽑아버리게 되면 장기적으로 자국내 기반 인프라가 붕괴되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또한 잠수함 압력선체의 특수성으로 상선만들듯 하는 식의 모듈러 방식 건조와는 접근방법에서 차이가
있는 등 기술적 장애가 있는데 이를 위한 추가설비를 갖추어서라도 굳이 얼마 안되는 수량의 잠수함 건조를 위해 모듈러 건조기법을 도입해야 하느냐 아니면
기존건조공법을 일부 개선하는 게 나은가를 비교해서 그나마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을 선택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