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X-3 Batch III가 KDDX를 한참 연기해서 가져온 것이듯 원잠도 다른 사업을 희생해서 예산을 조달할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다른 사업 다 추진하면서 같이 가져갈 수 있는 사업이 아니죠. KDX-3 Batch III은 척당 1조 3000억원, 총 4조원급의 사업이었지만 원잠은 LA급 기준으로 22억 달러인데, 이걸 단 세 척만 보유한다고 쳐도 해군 사상 최대의 건함사업이 됩니다. 당연히 다른 잠수함 사업 예산이 최우선으로 잘려나가겠죠. 사업 규모를 보면 수상함정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다. 해군 잠수함장 출신 중에서도 원잠을 시기상조로 여기는 사람들의 입장은 KSS-III 사업을 희생해서 원잠을 빠르게 보유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거죠. 수상함 출신들이나 아예 육군 공군 같은 타군종은 말할 것도 없고요.
결국 우리가 그런 사업들을 희생해서 원잠을 보유할만한가에 대해서 자문하는 게 우선입니다. 원잠이 공짜로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잠을 딱히 반대할 생각도 없지만 기회비용으로 처리될 다른 사업들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반드시 가져야한다고 적극 지지할 마음이 들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