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러시아 출생, 동생은 미국 출생-’. 한국군의 전략무기인 현무-2 탄도미사일의 복잡한 계보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국군의 날 행사에서 현무-2C 탄도미사일 모습이 드러났다. 현무-2C가 시험발사가 아닌 공개행사에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무-2C는 한국군의 무기 가운데 가장 사거리가 길다. 800㎞까지 날아갈 수 있다. 북한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 또 원하는 목표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군 당국은 한동안 현무-2C에 대한 대부분의 내용을 군사기밀로 지정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23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연내 전력화가 목표라는 사실 등 대략적 내용이 알려졌다.
그러나 현무-2C는 물론 2A(최대 사거리 300㎞), 2B(500㎞) 등 ‘현무-2 가문’ 3형제의 출생의 비밀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그런데 최근 그 비밀을 풀 실마리가 나왔다.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다.
미국의 퍼싱미사일 연구ㆍ개발자의 모임인 ‘퍼싱미사일’은 냉전이 종식되면서 설계 상태에서 중단된 퍼싱-2 RR(Reduced Rangeㆍ사거리 단축형)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이 미사일의 겉모습은 현무-2C와 너무나도 비슷하다. 항공산업 전문지인 에비에이션위크의 한국통신원 김민석씨는 “탄두부ㆍ날개의 모양이 거의 똑같다. 차량형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 크기로 견줘본 미사일의 크기도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퍼싱은 냉전 당시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탄도미사일이다. 옛 소련이 탄도미사일을 쏘기 전에 미리 타격하기 위해 만들었다. 핵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퍼싱-1(MGM-31A)은 최대 사거리가 740㎞였다. 퍼싱-2(MGM-31B)는 1770㎞였다. 미국은 1960년대 생산한 퍼싱-1을 교체하기 위해 퍼싱-2 RR을 설계했다. 사거리는 모스크바에 못 미치는 퍼싱-1 정도로 줄여 옛 소련을 자극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미국은 퍼싱-2 RR은 물론 기존 배치한 퍼싱미사일은 미ㆍ소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 따라 모두 폐기했다.
왜 두 미사일이 서로 닮았을까. 김민석 통신원은 “적어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퍼싱-2 RR을 모방하거나 미국으로부터 기술적인 조언을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군 소식통은 “현무나 퍼싱 모두 즉응 타격수단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우연히 모양이 같아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탄두부에 레이더를 다는 등 세부적 사항에서 두 미사일의 공통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2009년 재미동포가 한국에 군사기술과 무기를 밀수출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다. 그 무렵 미국의 퍼싱미사일 기술이 함께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견해도 제시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현무미사일에 대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현무-2A와 2B는 러시아의 단거리 미사일 이스칸다르(SS-26)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두 미사일의 최대 속도(마하 4)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적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회피기동하는 성능을 둘 다 모두 보유했다. 그래서 한국과 러시아의 기술협력 끝에 각각 한국의 현무-2AㆍB와 러시아의 이스칸다르가 탄생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 역시 군 당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은 포물선 괘적을 가진 운동을 합니다. 최고고도에 올라가는데까지 마하4라는 속도는 나오지 않죠. 낙하속도 기준으로 마하4로 떨어진다고 보시면 되는데 낙하 시는 추진연료 자체가 대부분 소모된 상태라고 보시고 이후 고도 재상승은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낙하운동에 해당하는 기동 수준이라 급격한 회피기동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계산하기 쉬운 원만한 포물선 궤도는 아닌 수정된 움직임을 가진다는 정도로 한정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