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으로 표현된 시레인은 중국의 주된 시레인이나, 사실상은 동북아 3국+1(대만)의 주요한 시레인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열도선 전략은 바로 이 시레인을 차단하고, 이를 통제함으로서 궁극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자신의 영향권에 편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 바탕 붙어보려는 겁니다. 이러한 전략은 과거 팔굉일우라는 천황중심의 동아시아 제국을 건설하고, 그 당시에도 이미 세계패권국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이던 미국에 대항하려던 제국시절 일본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쉽지가 않은데, 일단 대만해협과 루존 해협은 2차세계대전이래 미국이 통제해오던 해역입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해협의 통제권을 확보할 가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국의 해군력으론 유사시 증원될 미함대를 이겨먹을 방도가 없으니 해협의 사용권을 거부하는 접근거부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거부전략조차도 통할 가망은 대단히 낮은데. 이유는 미국이 단순히 해상전력만으로 해협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인근 괌과 오키나와에 대규모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웃 일본과 한국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중이기 때문에 수상함대를 막는 것만으론 해협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해군을 키워 해양력을 어쩌구저쩌구한다는 소리에 제가 콧방귀를 뀌는 이유입니다. 해협통제권은 근본적으로 공중을 장악하는 겁니다. 공중을 장악하지 못하면 해양통제권따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러한 예는 일본전력의 씨를 말린 과달카날에서 잘 드러납니다. 분명 수상함대간 전투에선 여러번 승리하고, 제해권도 지녔지만, 결론적으론 과달카날 항공대로 인해 절대 우위인 수상함대를 깡통보급에나 이용하던 그 것말입니다.
항공모함은 기존에 배치된 전력을 보강하는 의미이지, 혼자서 전국을 뒤집는 히든 카드가 아닙니다. 특히나 모두가 중무장한 동아시아에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미국은 최근 항공모함을 태평양 방면으로 결집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증원가능한 기동예비로서 3함대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정작 상주전력인 7함대엔 항공모함보단 잠수함 전력을 몰아주는 형편입니다. 바로 그 미해군조차도 이 날이 갈수록 삼엄해지는 동아시아 전선 첨병으로선 수상함대가 아닌 잠수함대를 택한 겁니다. 그러면서 이미 기존에 확립된 미육군, 공군, 해병의 전력을 동원해 중국의 접근거부전략을 파해한 후에나 수상함대를 밀어넣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자, 우리의 시레인 안보를 위해 항모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리에 다시 한번 콧방귀 뀌는 이유입니다.>
미해군조차도 유사시 감히 수상함대를 밀어넣지 않겠다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 주요 시레인에 항모 1척을 파견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괴이쩍은 믿음을 갖는 걸까요?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답이 빤히 나오는 것 아닌가? 저쪽은 육상항공대 지원을 받고, 이쪽은 개털 본토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못 받는데, 뭔 시레인 보호인가요? 함대 보신만 해도 다행이고, 애시당초 파견을 안하는게 상식이지...-_-;;
그리고 이제 겨우 항모 1척을 전력화하고 1척을 건조중인 중국해군이 자국 시레인을 보호한답시고, 인도양에 진출하려합니다. 현재 산동성 청도와 저장성 닝보, 광동성 잔장에 함대기지를 두고 있는데, 그보다 더 아래인 하이난성 싼야로 신규함대를 편성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진짜로 전력화할 항공모함 전대는 바로 이 싼야에 기지를 둘 겁니다.
중국조차도 대만과 오키나와, 그 배후의 괌에 도사린 미국과 그 동맹국 전력을 상대로 수상함대를 움직였다간 작살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수상함대와 항모가 결합된 기동함대를 바탕으로 남해 구단선을 확보한다는 꿈을 애당초 버리고, 각 섬에 항공기지와 대공포대, 지대함포대, 레이더기지를 건설하는 열도선 요새화를 추구중입니다. 알박시를 시전중이고, 정작 중요한 기동함대는 인도양에 보낼 심산입니다.
이런 마당에 중국의 항모를 열거하며 열변을 토하시는 분들은 왜 김치국부터 마실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미쳤다고 항모를 어서 용궁으로 보내주세요, 하고 덤비겠습니까? 입장바꿔서 당신이 중국해군 지도부면 대만해협이나 오키나와, 제주도 부근에서 얼쩡거리겠어요?
아, 얼쩡거리겠구나. 항공전력이 득시글 거리는 대만과 말라카로 항모를 보내면 비가 멈추고, 파도가 잔잔해진다는 만파식적 부는 소리들을 하고 계시니까? 응?
여하간...
이미 우리의 시레인을 통제중이고, 이미 기확보한 미국조차도 중국의 구단선 여러 환초들 요새화에 긴장을 빨며 열심히 기항지를 늘리고 있지요.
이미 캄란만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건 중국에게 대한 최고대우의 빅엿입니다.
왜냐면 최소 베트남이 찌그러져 있을 경우 현재 중국이 추진중인 크라 운하는 미국이 이미 장악한 말라카 해협을 엿 먹이며 중국이 인도양을 장악할 경우 중국만의 시레인을 확보하게 되는 것인데. 캄란만에 미군 기지가 들어서고, 미군항공기가 들어서며, 제공권을 확보하게 되면 크라 운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마 캄란만 기지 건설 = 크라 운하 투자중단
이 도식이 거의 맞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플랜 비로 치타공에 내륙운송로를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기지를 확보하려 드는데 이건 중국이 벵골만 제해권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견제중이지요.
중국조차도 시레인 확보를 위해 수상함대를 바탕으로 한 기동함대 확보보다도 대외활동을 위한 해군기지 건설에 몰두중인데. 어떤 분들은 땅도 고르지 않고, 기둥부터 세우자는 소릴 하고 있지요.
무슨 스타크래프트 캐리어처럼 미네랄만 쳐들이면 함재기는 알아서 뜨고, 무제한으로 폭탄이 생성되고, 미사일은 알아서 재충전되는지 아나 봅니다...
어지간한 항공모함 일일 20소티. 그러니까 육상배치 1개 전술항공대대의 평시 일일 평균소티와 비슷하게 작전을 하면 길어야 5일. 전시 육상배치 1개 항공대대처럼 최대규모 작전을 벌이면 하루면 퍼져서 재보급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도 통하질 않아요. 이해를 못하는 건지, 무시하는 건지...
아무튼 한국해군이 현재 처한 상황은 대략 이렇습니다.
시레인 확보 어쩌구저쩌구는 적어도 말라카 해협까진 중국도 포기한 부분입니다. 사태가 발생하면 루존해협이란 우회로를 택하면 되고, 이러한 우회로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겠지만, 적어도 항모 1척따위로 이런 대규모 사태를 봉합할 가능성따위 0%이므로... 애시당초 우리 해군이 항모를 보유한다한들 우회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인 시레인 확보를 하려면 저 중국처럼 인도양까지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불가능하지요?
그러니 시레인을 우리 해군 단독으로 지킨다는 건 망상이고요. 또 공동, 그러니까 아마 그 파트너는 미국과 호주가 될 가망이 높을텐데. 그렇게 하더라도 사태를 단기적으로 해결할 방법따위 없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란 거대국가들의 대전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노력한다고 그 균형추가 크게 바뀌지도 않을 겁니다. 즉, 시레인 우회하느라 드는 돈이 비싸니 항모 보유하잔 소린 성립자체가 불가능한 소리란 말입니다. 여기까지 글을 봤으면 생각이 드셨을건데...
1> 그렇게 항모를 보유하고 싶으면 저 미국조차도 저렇게 발버둥 치는 꼴을 좀 보고 일단 항모부터 가지잔 소릴 하시고...
2> 항모는 그걸 제일 잘 써먹는 미국조차도 단독으로 뭘 하는 무기체계가 아니라는 걸 좀 깨달을 것이며...
(항모전단은 정확히는 기동예비, 그러니 미해군이 그렇게 거점마다 전력을 확충하는 것이고...)
3> 우린 항모 노래 부르기전에 적어도 특정 해역을 적함대가 사용하는 걸 거부할 수 있는 전력을 추구하는게 우선이라는 것.(나는 원래 못 쓰지만, 너도 못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