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상초계기 사업이란 것에 또 기술을 결부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혹시 기술 옵셋을 건다는 것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술이란게 문서화되거나 자료화된 어떤 하드웨어란 고정관념에 빠진 분들이 많으십니다. 기술은 만져지지 않는 추상적인 것입니다. 그러니 돈 받고 주고 말고가 성립하지 않아요. 결국 기술 옵셋을 걸어 기술이전을 받는다는건 그와 관련된 사업을 통해 그쪽으로부터 자료만이 아니라 인력을 파견받아 노하우를 전수받고, 공동으로 개발하며 곁눈질로 배우는 걸 뜻합니다. 실제 KFX사업에도 록히드 마틴사에서 파견한 기술인력들이 관여되어 있고, 그 이전엔 보잉에서 파견된 인력들이 약속한 기술시설 공급을 위해 파견된 바 있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소드피시를 가지고 기술 옵셋을 건다면 그에 상응하는 금액만큼의 신규개발사업을 일으켜야 합니다. 우리가 1조원 어치 옵셋을 건다면 반대로 그만큼이거나 그만큼은 아니어도 어느정도 상응하는 규모의 개발프로젝트를 일으켜야 기술을 온전히 이전받으며, 그 이후에도 그걸 써먹을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그에 관련된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기술은 금방 사장되어 버립니다. 실제로 흑표가 파워팩 문제로 순연되며 국내 전차기술진이 후속되는 사업에 투입되지 못하고 기술이 사장되거나 후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꽤 심각한 문제로 이 때문에 차기전차 개발사업을 곧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실전위기에 있다는 형편입니다.(현대는 도제로 이어지던 과거 산업시대 이전이 아니랍니다.)
그런데 우리나란 해상초계기 8기 사면 끝입니다. 한 20년 후에나 후속 대체 사업이 시작될테니. 초계기 관련 기술을 받는다한들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AESA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이미 관련인력 거의 대부분이 ELTA와 협력중이니 여유가 없습니다.(KFX와 L-SAM 개발인력은 우리가 동원가능한 거의 모든 관련전문인력이 투입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소드피시의 강점이라는 기술이전이란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아울러 해상초계기 사업 기간이 굉장히 널럴해서 슬렁슬렁해도 되겠거니라고 착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 사업 일단은 긴급소요입니다. 개발사업이 아니라 긴급소요, 긴급도입 사업이란 겁니다.
지금 해군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기체를 직도입하면 바로 실행할 버킷리스트를 잔뜩 쌓아놓고 있습니다.
1> 이미 해상초계기가 초계해역의 7~8할 가량을 담당하고 있으며 상당한 부하에 시달리고 있는데, 여기에 대북한 대잠임무까지 맡으며 상당한 임무부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상황은 오래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한가하게 소드피시 개발과정 지켜보며 기술개발이니 기술이전이니 손가락 빨 시간이 없습니다.
2>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이순신급 구축함 수명연장 및 성능개량 사업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 이들 구축함들 임무를 후속되는 프리깃들로는 대체할 수가 없기에 새로 도입될 해상초계기 전력으로 그 구멍을 메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고로 해상초계기 도입이 지연되면 될 수록 구축함 9척의 성능개량 사업도 순연됩니다.
3> 소드피시에 국산병장 장착문제 역시 P-8A역시 오픈아키텍쳐 구조를 택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조건입니다. 오히려 소드피시는 파일런의 최대하중 문제로 인해 국산초음속대함미사일 장착이 불가능합니다.(이미 미국제 P-3C/K는 청상어를 운용하고 있고, 활공형 기회역시 문제 없이 통합해 운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