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GM-158C를 투하하는 B-1B랜서 >
얼마전에 어느 분이 B-1B랜서 4기면 중국해군의 항공모함 기동전단을 격멸할 수 있다는 뉴스를 가져오셨더군요. 이 사실에 대해 반신반의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간략하게 알아보려 글을 올려봅니다. 우선 B-1B랜서는 다들 잘 아시고, 나무위키만 켜도 이 기체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 성능인지는 다들 잘 아실테니 쓸데 없는 소리는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 기체에 대해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에선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소식이 있는 것 같아 덧붙여보자면...
http://news.joins.com/article/20664318
<이 기사에서 밀덕이 건질 것이라곤 딱 하나뿐입니다.>
http://www.abc.net.au/news/2016-09-21/us-b-1b-lancer-bombers-flying/7866186
<딱 하나만 건져가라고 만든 뉴스>
http://www.digitaljournal.com/news/world/us-bomber-lands-in-s-korea-in-show-of-force/article/475350
<대놓고 건져가라는 뉴스>
그건 바로 그 동안 RCS 저감을 위해 최대 속도가 마하 1.25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이 물건이 원래 속도를 회복했다는 겁니다. 이미 미국은 F-22/35개발을 통해 RCS저감을 위해 설계한 S자형덕트나 인렛이 공기흡입효율을 해치고, 최대 속도를 제한하던 그 동안의 기술적 한계를 충분히 극복한 상황입니다. 아직도 코어효율이 높은 엔진 개발은 커녕 공기흡입효율 저하에 따른 엔진의 불완전연소에 따른 매연도 완전히 극복 못한 러시아에 비하면 몇 발 앞선 상태입니다.(이런 마당에 중국은 감히 꺼내다 비빌 레벨도 아니 되고요.)
이미 예전부터 B-1R과 같은 모델이 제시되며 그 핵심이 바로 초음속 비행능력 회복이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미국은 꽤 오래전부터 이 B-1의 속도회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 B-1B가 전지구 타격그룹의 핵심일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속도의 회복은 사실상의 제 1 목표였음은 충분히 추론 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마찬가지로 마하 2이상의 초음속 성능을 추구하고, 최근 테스트 비행에 들어갔다는 B-21의 개발컨셉이 "미개발된 신기술이 아닌, 기존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격을 떨어트린다"임을 생각해보면 이미 B-1의 초음속 능력 회복은 현존하는 기술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싼 비용을 들여 회복했다는 말도 됩니다.
연합뉴스 짤방에선 2시간이겠지만, 이젠 괌에서 뜨면 1시간 20분 이내에 평양상공에 도달가능하며, 장거리 정밀병장을 투발할 경우 평양에 1시간 30분 이내 각종 정밀병장 수십발을 배달할 수 있게 됩니다. B-1B는 아시다시피 미공군이 보유한 모든 폭격기중 가장 많은 폭장량을 자랑하는 물건입니다.
그리고 이것의 의미는 중국에게도 달갑잖은 것인데...
초저공 침투능력이 무척이나 빼어난 장거리 초음속 폭격기가 가뜩이나 저피탐성이 빼어난 스텔스 공대함 미사일을 무식하게 들이부을 수 있다는 소리나 마찬가집니다. 알려지다시피 B-1B랜서는 AGM-158C LRSAM 24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미국은 전지구적 해양감시망을 갖추고 있으므로 사실상 중국항모 기동전단의 방공우산 바깥에서 미사일을 쏘고 튀어버릴 수 있습니다.
구소련이 과거 이러한 전술을 구사한 바 있는데, 이에 대응해 미해군은 F-14톰캣이라는 걸출한 장거리 방공전투기를 배치했고, 여기에 마찬가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피닉스를 장착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마찬가지로 발전한 구소련의 TU-22M+KH-22와 같은 초음속 장거리 폭격기 전력에 대응해 미해군은 꽤 효율적인 외곽 함대방공망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1000Km작전반경 함상전투기, 150Km사거리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작전반경 1000Km, 탐지거리 500Km급 장거리 함상조기경계기)
구소련의 위협이 감소한 이후 말벌집들의 통상 작전반경이 3분의 2를 간신히 밑도는 630Km로 떨어져서 미해군의 불만이 상당했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미해군이 얼마나 이 러시아 폭격기들의 대함미사일 러시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물며 폭격기 1기에 최대 3기, 실질적으론 2기 정도 배치되던 KH-22와 달리 B-1B랜서엔 폭탄창에 24발이 수납되며, 하이다이브 방식으로 인해 새로이 개발된 이지스 방공체계 장비 미사일방공 순양/구축함에 여지없이 요격될 수 밖에 없던 처지와 달리 LRSAM은 시스키밍 능력과 함께 ESM수신을 통해 방공함의 방공망을 우회할 수 있습니다.(통상적으로 KH-22와 같은 하이다이브 방식 초음속 대함미사일에 대응 이지스 체계 방공함 1척이 약 20발 정도를 대상으로 교전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시스키밍 미사일의 경우엔 최대로 잡아도 약 8~10발 정도.)
거기에 통상 30~40여기의 대규모 편대군이 이륙해야 해서 온 동네 방네 광고질을 해야했던 구소련과 달리 미국측은 단 4기 정도만으로도 동일한 숫자의 대함미사일을 쏟아부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다 저공침투성능이 지극히 뛰어난데다 RCS는 소형전투기급에 불과하며, 여기에 초음속 능력까지 갖췄습니다. 더구나 미해군이 상대하던 사거리가 600Km정도이던 KH-22와 달리 LRSAM은 최대 930Km수준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상대하는 중국해군 랴오닝급과 산동급 둘 모두 주력으로 장비할 전투기 J-15의 실질적인 작전반경은 약 500Km 미만수준입니다. 기체의 자중이 무겁기 때문에 정작 AAM 4발을 장비할 경우 탑재할 수 있는 연료가 한정되기 때문인데, 여기에 더해 수평선 너머 시야를 확보할 조기경계 헬리콥터의 작전고도와 작전반경 역시 짧기 때문에 초저공 침투를 하는데다 RCS까지 작은 B-1B랜서를 조기에 탐지할 확률까지 떨어집니다.
그 결과물은 보다시피 그냥 쏘면 쏘는대로 막아야 하는 입장이 됩니다.
그런데다 최근 등장한 쿤밍급 방공함들의 경우 기술적 원천이 러시아에 존재하며, 공통적으로 최저요격고도가 상당히 높아 CIWS에 대한 중근거리 요격의존율이 꽤 큽니다. 통상적으로 최저요격고도가 10~15미터 수준인지라 엑조세, 하푼과 같은 시스키밍 대함미사일이 접근할 경우 최저요격고도 3미터 수준인 팔라쉬와 같은 중근거리 CIWS가 대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말은 중국의 방공함들조차 만족할 만한 요격능력을 확보한 상태가 아니며, 상대방의 공격을 조기에 발견해 경보를 내릴 확률도 떨어지고, 함대방공전투기로 장거리에서 요격할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물은 영화 썸 오브 올 피어스에 나오듯 그냥 CIWS로 저항하다 쏘는대로 다 맞아주는 길 뿐입니다.
괌에는 원정폭격대대 하나가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LRSAM이 완전전력화될 경우 미해군은 언제든 최소 288발의 LRSAM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것도 중국 내륙에서 발진하는 장거리 요격기, 함대상공의 함상전투기 작전반경 바깥까지 초음속으로 비행한 후 그네들의 경계망을 저공 침투하여 쏘고 튈 겁니다. 현재 중국은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미해군의 여러 미래전투 모사를 보면 이러한 B-1B나 B-21, F-35A, 잠수함, 육상발사 대함탄도탄등으로 중국의 수상함 전력을 일소하고, 여러 제도에 흩어진 중국의 육상항공기지를 정리한 후 항모기동전단을 투입해 마무리한다는 개념입니다. 즉, 중국항모기동전단을 맞상대하는 체계는 항공모함이 아니라 바로 폭격기와 대함미사일 조합이 주력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구소련을 맞상대하며 자신들이 느꼈던 공포를 상대에게도 똑같이 선물하는 꼴입니다.
미군조차도 이러한 방식을 택하는 와중에 저로선 국산초음속 대함미사일 플랫폼을 늘리는 것이 소위 말하는 중국의 수상함전력/항공모함기동단전력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비교해 돈이 없었던 구소련이 택한 방식, 이미 중국이 마련한 공고한 해상거부전력을 대응해 맞상대하는 미군이 택한 방식이 왜 하필 똑같은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