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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6 13:37
[잡담] 종전평화체계의 국군은?
 글쓴이 : 현시창투
조회 : 2,379  




종전평화 시대를 언급하며 [군축]을 언급하는 언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런 "군축"언급을 껄끄러워하고 있지요. 아마 어떤 정치세력이라도 멋대로 군축을 언급했다간 아주 큰 쓴맛을 보게 될 겁니다. 즉, 비집권 세력은 집권을 할 수가 없고, 집권세력은 멋대로 군축을 하거나 그 언급을 해도 정치적 동력을 상실할 공산이 크다는 뜻입니다.

저는 "종전평화" 시대가 온다고 해도 군축을 하거나 재래식 군비를 조절하는 것은 현실적인 이유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단순히 우리가 가진 내재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외부의 외재적 요소 역시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해당 게시판에서 여러분들이 소개한 언론들의 기사들을 보면 현재의 군사력 건설궤도가 뒤바뀐다는 언급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우선 인적구성과 예산구성을 살펴볼 일입니다.



<육해공 인적구성을 보자>



대한민국 국방부를 두고 "육방부"라고들 합니다. 뭐 실제로 실권을 가진 대부분의 보임에 육군출신이 포진해 있기도 한 건 사실입니다. 그나마도 과거엔 실제로도 보임되는 자리와 실권 양면에서 육방부라 불러도 손색이 없긴 했습니다만 지금도 그렇다고 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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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개편될 국군의 인적구성인데, 이런 상황에서 육방부라 불러줄 수 있을까요? 혹은 해공군을 더 늘려야 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런 말을 해도 별 실감이 들지 않을 것 같아 옆나라. 그러니까 해공군을 강화해야 하는 최종적인 이유와도 같은 일본자위대와 비교해보죠.




   육상자위대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 
 인원(인가기준) 151,063  45,517   47,097
 구성비  62.1% 18.7%  19.3% 




대표적으로 해공군 위주라고들 알고 있는 자위대의 인적구성입니다. 보다시피 인적구성으로만 보면 자위대 역시 인력의 대부분은 육상자위대가 절대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편 이후의 한국군 육군비율이 74.3%임을 생각해보면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나진 않습니다. 육상국경선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인데도 가상적인 소련군의 상륙을 대비해 이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일본입니다. 그렇다면 육상국경선이 존재하게 될 우리입장에서 육군비율이 과도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또 우리나라 해군과 공군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다시피 일본은 아직까지도 실질적인 해군전력에선 중국마저 앞서는 국가입니다. 이런 일본 해상자위대 병력은 총원 4.5만명 수준입니다. 해병대를 제외한 해군총원이 4.1만명임을 보면 우리나라 해군인력이 결코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관장하는 EEZ와 영해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담당 해역면적당 병력은 오히려 우리가 더 앞섭니다.
거기에 또 다른 준군사조직인 해상보안청의 인력이 1.2만명인데, 우리 해경 역시 인력이 1.2만명으로 동일한 규모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군과 공군의 병력규모는 해군국이자 항공강국이라는 일본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뒤에 언급할 인력과 전력의 블랙홀이 없어진다면 해군이 인력난을 호소할 이유는 결코 발생할 일이 없습니다. 일본보다 더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지 않는 한 말이지요.





<변할 건 육군이 아니라...>





결국 결론은 육군을 더 줄일 수는 없다는 겁니다. 육상국경선이 없는데도 저만한 육상군을 유지하는 섬나라인데, 우리는 당연히 육상군 구성비가 7할은 넘어야 정상적인 상황입니다. 또 그나마도 우리 해군과 공군의 병력이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절대적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왜 해군은 항시 병력부족을 호소할까요?

그것은 "접적해역"이라 할 서해5도와 NLL근방의 초계에 큰 역량을 부어버리고 있음입니다.
전쟁이 터질것만 같은 긴장상황 속에서 아주 높은 밀도로 수상함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문젠 이 상황을 유지한다면 모를까, 해군은 이런 근본적인 본국해역 방어외에 다른 임무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대양기동함대를 안 만들면 해군이 인력부족을 호소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안 그럴거잖아요? 문젠 소위 말해 NLL인근이 평화수역이 되고 그래서 이곳의 경비를 해경으로 떠넘겨 버리면 해군은 70여척이 넘는 고속정과 고속함을 존치할 이유가 없습니다.

즉, PKMR을 건조해 대량으로 배치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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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리급 고속정 50여척과 그 지원전력에 근 2500~3000여명이 인원이 묶인걸 검독수리급을 통해 2000여명으로 줄이려 했던 해군의 계획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될 상황이 됩니다. 서해 NLL을 근접해서 사수해야 할 게 아니라면 검독수리급 고속정은 많은 수량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크게 변해야 될 건 육군이 아니라 해군이 됩니다.
전력의 3할 이상을 털어넣고 있는 북방한계선이 평화수역이 되면 해군은 이 특유의 특수목적형 전력을 구비해야 할 이유가 없고, 유지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일본이 동일레벨전력을 하야부사급 6척으로 땡치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해결되면 해군의 소위 말하는 인력난이 벌어질 이유가 있을까요?

해병대 역시도 마찬가집니다.
이미 육군은 DMZ에 늘어서 있는 보병사단들을 여단규모로 감편하거나, 해체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 북방 5도 주변해역이 평화수역화 되고 해경이 감시임무를 맡고, 해군의 연안고속정 세력들 역시 크게 축소된다면 해병대가 1개 여단규모를 주둔시킬 이유도 없습니다. 또한 김포일대의 해병 2사단 역시 사단규모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육군이 해병대 1개 사단 방어면적을 1개 여단으로 담당을 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해병대는 바로 이 서해 NLL일대에 가지고 있는 전력의 거의 4할을 투입중이고, 해군은 인력의 거의 3할을 투입중입니다. 이 전력이 존재이유가 없어진다면...말 그대로 가장 많이 변화될 군은 육군이 아니라 해군과 해병대입니다.

제 개인적으론 해군과 해병대가 협의를 통해 인가받은 병력을 교환하는게 어떤가 생각해봅니다. 해병대는 인가병력을 양보해 해군으로부터 독자항공대를 얻어내고, 상륙선단에 대한 지분(영향력)을 얻어내고, 해군은 부족한 병력을 확보하는 겁니다.(해군이 대형수상함 건조를 위해 상륙함 규모를 멋대로 칼치는 건 위법이라고 봅니다.)




<한국형 대량응징보복체계>





북한과의 종전평화체계가 오면 사라질 게 한국형 대량응징보복체계라고들 하는데...
저는 정반대로 봅니다. 이 체계는 북한을 제외하더라도 우리군이 주변국을 대상으로 하여 독자적인 대칭/비대칭 대응을 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능력이라 봅니다.

일본을 상대로 우리가 해공군의 압도적 전력우위를 가질 가능성은 애시당초 없습니다. 결국 대량응징보복체계의 핵심인 타격체계를 가지고 이런 전력열세를 극복해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중국 역시도 마찬가집니다. 북한과의 평화종전체계가 온다한들 중국이 우리에게 조준한 수백발의 전구급 탄도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중국이 한반도에 배치해두고 운용하는 탄도탄 전력이 수량상으로 대만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분은 많이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탄도탄을 방어하고, 선제타격하겠다는 전력을 축소하면 제일 좋아할 나라가 누구일까요? 아마 중국과 일본이 1등을 서로 다툴 겁니다.


근본적으로 대량응징보복체계는 한반도 전역 전체를 자체적으로 감시하고, 타격하고, 방어하는 하나의 유기시스템입니다.

한반도를 방어하는데 유용할뿐 아니라, 한반도 밖에서 선제적인 예방타격, 총체적인 방어능력을 갖추자면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해군을 줄여도 되고, 공군을 줄여도 되고, 육군을 줄여도 되지만, 이 체계는 결코 포기해선 안 됩니다. 우리가 건설중인 가장 핵심적인 전쟁억지시스템입니다.






<근본적인 전략의 조정이 필요한 시기>





북한만 바라보고 달리던 시대에 종말이 왔습니다.
물론 종전평화체제가 온다고 해서 북한을 없는 셈 취급해선 곤란합니다만...우리나라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근본적인 전략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어차피 육군은 현재의 상황에서 큰 변화가 없어도 됩니다. 병력을 줄이고, 기동성을 살리고, 화력을 증강하고, 네트워크전 체계로 간다는 방향은 어차피 북한이 아닌 다른 타국을 대비한다고 할때 중요한 능력이고,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군, 해군, 해병대는 자신들의 존립이유를 다시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NLL사수에서 해방된 해군은 그 여유를 가지고 뭘 해야할지. 마찬가지로 최소 1개 사단 존립이유가 사라지는 해병대 역시 미군에 기댄 상륙능력, 도서방위 밑 육상전선 방어에 전력 5할 이상이 투입된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북한을 대비한 CAS전력과 대화력전 수행임무에서 해방된 공군은 뭘 할 것인지. 다시 한번 크나큰 연구를 해야할 것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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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레치 18-05-06 14:06
   
하.. 역시 한글자도 빼놓지 않고 정독했습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메카트로닉 18-05-06 14:17
   
동감합니다.

해군은 지금 계획대로 (+이지스3척, KDDX, 장보고3급 잠수함 등)만 꾸준히 진행해도 무리 없을 것 같고요.

다만, 공군은 지금보다 전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면에서 KFX도 제대로 개발해서 빨리 배치해야 하고요. 육군, 해군대비 공군의 국내기술 전력의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이건 장기적으로 문제라고 봅니다.
주력 전투기의 독자플랫폼 확보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한 무기체계와 기술력으로 볼 때 망하진 않을 걸로 보고요.

병력의 수는 어쩔 수 없이 감소하겠지만, 지능화, 기계화, 첨단화를 통한 전체 전투력은 대폭 상승시켜야 합니다. 통일(혹은 연방) 한반도의 전역을 강대국으로부터 수호하려면 지금의 전력으론 절대로 부족할 거라 봅니다.
     
현시창 18-05-06 16:55
   
그러자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제 개인적으론 현재 GDP대비 2.6%로는 부족할 것 같고 최소 2.8%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뺑끼 18-05-06 15:57
   
본문에서 말씀하신 병력을 줄이고, 기동성을 살리고, 화력을 증강하고, 네트워크전 체계로 간다는 방향 이것 자체가 현재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육군이 군축을 전혀 할 수 없다는 방증입니다. 어차피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국군의 방향은 본문에서 소개하셨듯이 반모병제 형태로 자연스럽게 변하는 중이고, 이 와중에 말씀하신 이른바 '군전력 현대화'를 위해서는 군축이 아니라 오히려 군비를 증강시켜도 부족할 판입니다. 다시 말해서 육군 병력 감축을 통해 조달된 재원으로 '군현대화'를 달성한다는 발상 자체가 심각한 인지부조화라는 겁니다. 오히려 무상착취 인력인 징병인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점점 늘어날 예정인 직업군인 머릿수에 따른 인건비의 폭발적인 증가를 감당하면서 전력증강비는 전력증강비대로 늘려야할 골치 아픈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군축은 현재의 서유럽처럼 역내 안보 위협이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군사력 증강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일어나야할 군사학에 있어서 일종의 자연현상입니다. 설사 북쪽의 김씨 왕조가 앞으로 북미회담 과정을 거친 뒤에 정말로 핵을 영구폐기하고 자신들의 전제군주정 시스템에 스스로 종말을 고하는 기적이 일어난다하더라도 우리나라 코옆에 일당독재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있는 한 육군 군축은 아직까지 먼나라 얘기입니다.
     
현시창 18-05-06 16:54
   
네. 지금 하시는 말씀이 늘 제가 드리던 말씀입니다.
제 생각엔 정부가 하겠다는 육군감축도 통일이후를 생각해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낼봐요 18-05-06 16:02
   
북한과 종전하고  평화체제가 자리잡힌다면

아마도 지금의 주적에 해당하는게 중국이 될것 같습니다.

이 경우라면, 서해의 고속함 세력을 일본처럼 마냥 줄일 순

없을텐데 이제 해군의 전력증강은 잠수함, 초계기 위주로

가야하는 건가요?
     
현시창 18-05-06 16:52
   
서해의 고속함 세력을 마냥 늘릴 이유도 없지요. 또한 해군 잠수함 전력은 이미 지금 시점에서 일본과 척수로는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따라잡았습니다. 앞으로 해군전력은 해군이 뭘해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booms 18-05-06 17:09
   
흐음...잘봤습니다..

현상황이 국군에게는 딱히 불리한면이 있는건 아니네요...
페레스 18-05-06 17:45
   
해군강화도 필요하겠지만 중국대비라면
서해안과 남해안 해안가를 따라서 트럭에서 쏘는 중장거리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을 도배하는게 비용대비 가장 효과적인 수단 아닌가요
     
이도저도 18-05-07 02:28
   
페레스님 말씀처럼 하기위해선 일단 지휘부 개편이 마무리되야합니다. 육.해.공을 총괄해서 타겟을 추적하고 배분해줄 책임있는 지휘부가 있어야됩니다.
전쟁망치 18-05-07 05:03
   
해병대와 해군의 인력난에 저런 이유가 있었군요.
현시창님 말대로 북한을 감시.견제하기 위하여 개발된 전략과 인력 투입을 재 설계?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육군은 러시아, 중국을 생각 한다면 오히려 좀더 기동성과 입체적 협동능력을 강화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주요 군사 선진국들 처럼요 불필요한 전력 유지에 현역들을 쓸모없게 만드는 잡스러운건 없애고 대신 그 자리를 민간 업체가 대신 해야된다고 봅니다(빨래, 음식 기타)
DakkaDakka 18-05-07 15:59
   
역시 많이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