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C보다 체급이 3분의 1 작은 특정기종은 비교를 제외했습니다.
1> 동체 직경 비교
보잉737-800계열을 비즈니스젯으로 변경한 BBJ와 봄바디어 글로벌 6000의 동체단면 비교입니다.
보잉 737의 경우 동체직경 3.64미터, 글로벌 6000의 경우 2.49미터입니다. 숫자로 보면 별 체감이 안오는데 사람을 하나 넣고 비교하면 꽤 큰 차이가 벌어집니다. 임무 콘솔과 임무장비를 내장하면 그 안의 근무인원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대략 짐작이 가능합니다.
우리군 P-3C의 경우 일주일 약 5회, 통상 1회 작전에 6~8시간이상 작전을 합니다. 캐빈 직경이 2.74미터로 글로벌 6000보다 넓다지만 그래도 피로를 느낍니다. 이 때문에 기내공간에 비하자면 상당한 정도의 휴식공간을 잡아둔 상황입니다.
P-3C보다 더 좁은 공간에 비슷한 성능을 내는 임무장비를 쑤셔박을 경우 에비오닉스 랙과 컨솔의 크기는 거의 줄어들지 않으니 사람이 찌그러져야 됩니다. 물론 장부상, 숫자상, 카테고리상으로야 동일성능을 내겠죠. 그런데 그 안에 든 사람이 동일한 효율을 낼 수 있을까요?
일본의 P-1과 미국의 P-8A, P-3캐빈을 비교한 그림입니다.
보시다시피 포세이돈의 경우 그나마 휴식공간이 있어 다른 기체에서 작전할때보다 편하다는 P-3C에 비교해도 휴게공간이 월등함을 알 수 있습니다. 민항기의 경우 기수부앞에 화장실과 기내식 준비공간 및 CA휴게소가 존재하는데, 그 공산들이 위치할 공간이 전부 휴식공간으로 잡혀 있습니다. 장거리, 장시간 임무시 어느 기종이 승무원 효율이 높을지 빤하게 답이 나옵니다.
그나마 그림의 세 기종은 교대 혹은 예비 승무원 시트가 있지만, 글로벌 6000기반 소드피쉬의 경우는 그조차도 브리핑 테이블 4석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용가능한 모든 공간을 임무장비로 쑤셔박고, 임무인원 자리로 만들어놨습니다. 고로 승무원 교육훈련은 물론 장시간 임무시 교대도 불가능하며 화장실 외엔 그냥 임무시간내내 딱히 특별한 휴게를 할만한 공간도 없습니다.(바로 그 짓을 해본게 대한민국 국군이고, 아주 학을 뗐죠. 국군이 공군이고 해군이고 괜히 공간타령 하는게 아닙니다.)
2> 임무중량
글로벌 6000의 최대 페이로드는 5700파운드 정도입니다. 보잉737-800계통은 약 36000파운드 정도고요.
그런데 소드피쉬는 여기에 갖가지 임무장비를 내장해야 되니 사실상 최대 페이로드는 극적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니 경어뢰나 소노부이등을 탑재하려면 연료와 트레이드 오프 해야 됩니다. 즉, 발표되는 장대한 항속거리는 안 나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연료를 줄여야 무장을 하건 임무장비를 탑재하건 할테니까.
더구나 P-8A의 경우 시원스레 포기한 MAD까지 포용하고 있는데 보잉은 이 MAD를 포기함으로서 3500파운드의 중량을 줄였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소드피쉬의 MAD가 이만한 중량까진 아니어도 상당한 중량임엔 분명한데 이런 상황이라면 포세이돈보다 페이로드상 더 많은 한계를 가지는 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는데, 소드피쉬의 경우 주익 파일런 한계중량으로 인해 곧 개발완료될 차기초음속대함미사일과 그 기반 초음속 순항미사일 탑재가 불가능합니다. 즉, 하푼과 같은 아음속 대함미사일을 미래에도 계속 운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외에도 기체 내부공간 역시 아주 컴팩트하게 사용했을테니. 성능향상 여지가 거의 없다는 뜻이지요. 그게 무장이든 임무장비이든 말입니다.
3> 기반 기체 가격
보잉 737-800계열 기종의 가격은 8~9000만 달러 사이입니다. 글로벌 6000의 경우 약 6500~7000만 달러 사이입니다. 덩치 차이에 비해 값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고 여기실 수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한쪽은 737전체도 아닌 800계열 기종만 5000기를 넘게 양산해 해당 마켓을 A320과 양분한 기종이고, 글로벌 6000은 2017년 12월기준 99기를 판매한 기종입니다. 당연히 덩치와 달리 큰 가격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P-8A가 비싼 이유는 해상초계기로서 필요한 제반개발비용이 가격에 매립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고도 200미터 이하에서 2.2g이상의 지속선회기동을 실현하기 위해 기체구조와 주익구조를 뜯어고친 바 있습니다. 글로벌 6000자체가 보잉 737대비 그렇게 가격이 크게 싼 기종이 아닌데 도대체 뭘 근거로 소드피쉬를 더 싸게 납품할 수 있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우리군 P-3C/CK모두 MAD를 사용한 대잠작전시엔 고도 60미터 400킬로미터 이하의 속도로 비행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이 400Km이라는 속도대역은 터보팬 엔진에겐 최악의 연비대역입니다. 거기에다 고고도 순항비행을 위해 매끈하게 다듬어진 비즈니스젯이 고도 60미터로 다닌다면 그것도 고역입니다.
비즈니스젯 특유의 종횡비가 크고 얇은 주익을 가진 기체가 저고도에서 저속으로 난다니 그 불안정성은 가히 짐작이 가지 않으십니까? P-3C조차 저고도에서 터뷸런스를 만나 기체가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마당에...그나마 그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포세이돈조차 주익구조를 변경하고 구조를 크게 강화하고 몇년에 걸친 테스트와 재설계를 반복한 끝에야 얻은 작전능력입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스러졌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상초계기로서 저고도 비행은 안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고도 비행을 위한 기체골조를 변경한 포세이돈의 예를 생각해볼때, 소드피쉬가 과연 단기간에 개발을 끝낼 수 있을까요? 호언하는 것처럼 그 과정을 겪고도 포세이돈보다 값이 파격적으로 쌀 수 있을까요? 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개발비는 생산분만큼 나눠집니다. 개발비가 포함된 소드피쉬 가격은 오히려 포세이돈보다도 더 비쌀 수 있습니다.
4> 유지비
보잉 737은 베스트셀러입니다. 이미 군은 E-737을 위한 정비창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에 99기가 팔린 기체 유지하는게 편할까요? 아니면 5000기가 넘게 팔린 기체 유지하는게 편할까요?
거기다 B737NG계열과 봄바르디어 글로벌 6000보다 한 체급 작은 G550계열기종을 "미군"이 운용할시 1비행시간당 유지비 비교도 나옵니다. B737NG계열은 약 5000달러, G550은 약 8000달러입니다.
G550을 비즈니스젯으로 운용할시 민간기업들의 평균 1비행시간당 유지비는 약 3000달러 수준입니다. 글로벌 6000은 약 3700달러 수준입니다. 통상적으로 비즈니스젯은 15년이상 운용하지 않습니다. 감가상각과 금융비용을 고려하여 기령이 15년정도면 매각하거나 폐기합니다. 따라서 민간 비즈젯 회사의 운용비는 10~15년 주기로 도래하는 오버홀 비용이나 각종 부가비용이 포함되지 않는 가격입니다.
그러니 계열기종이 많이 생산되어 부품이 흔한 보잉 737을 장기운용하는 군 입장에선 외려 유지비가 싸다는 위와 같은 결론까지 나옵니다. 그리고 그나마도 G550은 비즈니스젯 계열의 베스트셀러로 455기가 팔린 물건입니다. 봄바디어 글로벌 6000은 단 99기가 판매된 물건이고 G550보다도 유지비가 약 20%비쌉니다. 과연 포세이돈이 덩치가 크다고 글로벌 6000기반 소드피쉬보다 유지비가 아주 비쌀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