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몸이 달아올라 한반도 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법론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바로 쌍중단과 쌍궤병행입니다.
쌍중단이라 함은 북한의 핵개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서로 중단하는 것이고, 쌍궤병행은 단계적인 비핵화와 단계적인 북미평화협상을 뜻합니다. 그런데 하나 유심히 봐야 될건 말은 한반도 평화 방법론이라 말하지만, 실상은 중국의 일방적인 "요구"라는 것입니다.
쌍중단과 쌍궤병행 모두 행위의 주체는 북한과 미국이며, 피동적인 주체는 한국입니다. 중국은 철저한 타자입니다. 간단히 말해 아무 것도 안 하면서, 이 집안, 저 집안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꼴일 뿐입니다. 작년 THAAD문제로 인해 이해찬 전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때도 이러한 요구를 우리에게 했는데, 사실은 이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왜냐면 쌍중단과 쌍궤병행은 우리한테 하는 소리가 아니라, 바로 미국한테 하는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한미동맹의 강화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라는 대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지금 그걸 포기하라는 소릴 하는 것이죠. 세계적인 패권국의 대전략과 상대적인 소국의 카드를 맞바꾸는 법은 없습니다. 중국 자신이 그걸 잘 압니다.
결국 한미 군사훈련을 하고 말고는 순전히 미국의 의지가 더 큰 사안이고, 단계적인 비핵화를 수용하고 말고 하는 주체 역시 미국입니다. 정확히 말해 한국은 피동객체지요. 간단히 말해 대국답게 한국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개무시하는 오만무례한 소리를 하는 겁니다. 그 앞에서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외교당국자와 정보당국자, 그리고 최종결정권자가 이런 중국의 늬앙스를 못 알아먹었을까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쌍중단이라 함은 한반도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하지 말하는 소리고, 이는 곧 한미동맹 해체를 말함입니다. 상호간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군사동맹이 유지가 되겠습니까? 이는 곧 미국에게 한반도에서 손 떼고 나가라는 뜻입니다.
쌍궤병행 역시 마찬가집니다.
스텝 바이 스텝을 하라는 것인데, 현재도 중국의 간섭으로 회담이 결렬될 뻔한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매번의 스텝마다 중국이 간섭을 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 든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때마다 각각의 협상마다 중국에게 유리한 조건이 들어가거나, 현재의 교착상태가 더더욱 장기화될 것입니다. 거래의 주체는 쌍방이어야만 협상이 명쾌해집니다. 주체가 늘어나면 날수록 협상문구는 지저분해지고, 협상은 장기화되거나 결렬되거나 둘 중 하나가 되며 결과는 항상 쌍방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반쪽짜리가 되고 맙니다.
그렇기에 한반도 평화의 주체인 한국조차도 북미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요구안을 집어넣는 일을 삼가한체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말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국패권범위에 한반도가 들어오는 경우를 말함입니다. 이번 사태에 있어 중국의 의도는 노골적입니다. 바로 한미동맹의 해체, 비핵화의 각 단계 고비고비마다 자국의 이권을 추구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미국이 설사 커다란 거래를 마무리 짓는다하더라도 한반도 평화는 곧바로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들 구미에 맞는 한반도 정세를 위해 여러가지 뒷공작과 영향력 행사,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당장 우리나라는 한미군사동맹에 따른 연합훈련을 멈추라는 압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될 것이고, 북한 역시 기존 기득권과 군부내에 폭넓게 퍼진 친중파의 반발에 시달릴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북한 군부의 독자적인 군사도발, 더더욱 강화되는 중국의 군사적인 압박과 외교적, 경제적 압박등등.)
한반도의 독자적인 번영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중국의 이러한 압박에 잘 견뎌내길 바랄뿐입니다.
(혹여 중국의 대전략에 한반도에 유리한 요소가 하나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질 못하니 싫든 좋든 우린 중국과 대립할 운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에 따른 군비축소를 외치는 자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자들이며, 이런 자들의 의견을 묵살시키다시피한 NSC에서의 최고결정권자의 의중은 다행이라 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