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함대에 대해서 뭔가 고정된 시각으로 보는 분들이 계신것 같네요. 바다 너머 저 멀리 영토가 있거나 조차한 기지가 있거나 할 때만 대양해군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연안해군이면 족하다? 우리 나라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양해군이라는 말은 먼바다에서 싸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작부터 사실상 무역로 봉쇄당하고 고사당할일 있나요...?
봉쇄라는걸 단순히 군함들이 물샐틈없이 감시하는것으로 이뤄지는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안 그렇습니다.
A라는 나라와 B라는 나라가 전쟁을 한다 해보지요. B라는 나라의 해군력이 월등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쉽게 말해 A는 연안해군전력, B는 대양해군전력입니다. B는 굳이 A영토에 진군할 필요도 없습니다. A국가 주변해역을 전쟁수역으로 선포하면 그만입니다. A도 B에 마찬가지 선포를 하겠지만 전자는 영향력이 있고 후자는 효력이 없다시피 하다는걸 알 수 있죠.
유조선, 컨테이너선, 가스선등등 이런 배들은 그냥 자차보험같은거 들고 다니는게 아닙니다. 보험의 규모도 크고 특정상황에서는 보험금 지불이 되지 않는부분도 있고 합니다. 하물며 전쟁수역? 이건 보통 보험으로 안해주지요. 일종에 특약같은게 들어가겠지요. 매우매우 비싼. 이 말은 운송비가 크게 증가한다는 말이 됩니다.
왜? 특약들어도 안가려고 할테니까요. 보험금 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배가 안전을 보장받는게 중요하니까요. 유명무실한 전쟁수역이라면 특약 보험납입금도 적겠지요. 보험회사들이 액수 정할때 주먹구구식으로 하는게 아니니까요. 숫자 천재들이 있으니. B나라는 무역에 큰 지장을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A는? 일단 무역이 고사되기 시작하겠지요. 외국 국적배들이 어지간해서는 들어가지 않으려 할테니까요.
상대가 봉쇄를 하려한다? 그럼 가서 영향력을 가질 수 없게 싸워야하죠. 치고 받아야하지요. 그런데, 연안해군이다? 그게 안되죠.
자, 북한하고 러시아는 제끼죠. 규모나 지리적 위치상 뭐...
일본과 중국. 일본은 지리적인 위치상 북태평양과 남태평양, 인도양으로 향하는 항로를 모두 틀어쥘 수 있는 위치와 해상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은 인도양 방면을 막아설 수 있는 위치가 되죠.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가 이 꼬라지인건 어쩔 수 없죠..
물론, 미국만 믿고 가겠다는 논리면 모든걸 타파할 수 있는데, 그러면 군대가 필요없지요. 아니, 그냥 아예 미국의 한 주로 들어가면 되겠지요... 이 논리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는거고...
단순히 외국에 우리 이만큼 강하다는 뽐내기 위한 대양해군은 아닙니다. 물론, 경제규모와 나라 살림살이에 맞아야하겠지만, 단순히 바다 멀리 영토나 군 기지등이 없어서 대양해군은 필요없다라는 것은 오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에 봉쇄 선언이 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외국에 있는 배들은 선사를 외국선사로 바꾸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해외법인에 리스를 해버리는 식으로 넘기면 되는거니까요. 한국에 들어오지만 않으면 되지요. 전쟁수역등에 관계가 없고, 전쟁당사국 선사의 배도 아닌데 격침시킨다? 그러면 해당국가와 전쟁하겠다는 이야기지요. 예를 들어 한국선사가 전쟁관련해서 미국법인에 선박을 리스로 넘겨둡니다. 그럼 이 배는 이제 성조기 달고 운항합니다. 이 성조기 달고 인도양을 통해서 돌아다니는 배를 특정국가가 격침시킨다? 미국하고 전쟁하겠다는 이야기죠.
전쟁중인 지역에 들어오는 배라고하면 국적이 뭐가 되었건 격침당할 확률이 높아지지요. 보험료는 자연스레 오릅니다. 쉽게 말해 돈이 안되는 일이 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죠. 그럼 돈되는 다른 쪽으로 옮겨가겠지요.
해상봉쇄를 막는다는 개념도 있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우리도 같은 전략 취할 수 있다는 일종에 과시입니다. 사시미 든 강도와 싸운다 할 때 적어도 적어도 식칼정도는 가지고 있다라는거랄까요? 커터칼 가지고는 싸움이...
그리고 대양해군이라해서 뭐 엄청 대단한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나라 경제규모나 살림살이 규모등을 따지면 주변국 비교해봤을 떄 어렵죠. 뭔가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 나라는 영해방어에 중심을 두고, 여기에 일정부분 대양해군 전력이 끼얹어지는 정도겠죠.
반대로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바다 너머 저 멀리 영토가 있거나 조차한 기지가 없으면 대양해군이 대양에서 버틸 수가 없어요...실제로 전투기동중인 전투함이 얼마나 연료를 빨리 퍼먹을까요? 뭐, 우리 해군이 주기적으로 내보내는 순항전단 생각을 하면 보급함 1척이면 되겠거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15노트 내외의 순항속도로 달릴때 이야기고, 전투항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30노트 이상의 고속을 내기 위해 우리 전투함 대부분이 가스터빈을 가동하게 되고, 이 물건이 연료를 기가막히게 퍼먹습니다. 스팀터빈보단 훨씬 낫지만. 그래도 순항속도 대비 5~6배 많은 연료를 퍼먹지요. 특히 개스터빈만 굴리는 대양함대의 주력전투함일 세종대왕급의 경우는 더더욱 심각하죠.(천지급 군수보급함 1척이 개스터빈 4개중에 2개 켜고 돌아다니는 세종대왕급 1척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보급거점이 없다면 대양함대는 실존이 불가능합니다.
미해군의 일반적인 항모전투전단 하나가 4만톤급 서플라이급 고속군수보급함 1척의 지원을 받을 경우 보름정도 전투가 가능합니다. 원자력 추진 항모 1척 빼면 그게 바로 우리가 상정한다는 대양기동전단이니 외부보급거점이 없다면 소양급 2~3척은 있어야 전단 하나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전단이 대양 박으로 멀리 가면 갈수록 지연시간은 더 걸릴테니 더 많은 보급함 수요와 그 호위함 소요가 일어날 것이란 건 당연한 얘기고요. 그러니 대양함대를 가지려면 도대체 그 함대로 어디서 어떻게 뭘 할 것인지 확실하게 정해놓고 건설해야 합니다. 그리고 건설한 함대를 상정한 해역에서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도 명확해야 하고요.
있으면 좋겠지, 만약에, 혹시나 이런 적당적당한 마인드로 대양함대 건설해봐야 그건 돈낭비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시창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원정 투사는 보급 기지가 없으면 원정 작전이 불가능해요....(한국 해군이 아무리 대양해군을 길러도 단독으로는 원정 작전이 불가능합니다.....)
말씀하신 해상 봉쇄는 군사력 투사로 해결할 게 아니라 외교력으로 해결하게 될거구요...(뭐 그 외교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군사력이긴 하지만...)
그리고 해군과 정부가 대양 해군을 추진하는 건 어디까지나 국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변국에 과시하기 위함(상징성)이라고 보셔야 됩니다...(우리는 일본과 중국이 해군력을 증강하는 것과는 입장이 다르죠...)
중국 지부티에 해외 해군기지 건설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인도양을 접하는 친중 국가인 미얀마, 스리랑카도 해외 해군기지 후보이고요.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가 정권 잡고 있다지만 아직 친중적인 군부 영향력이 강하고 로힝야 문제로 서방과 관계가 소원해 중국 영향력은 계속 될 걸로 보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