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부품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면, 제조 업체가 부품 검수를 제대로 안 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부품 검수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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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강도, 수명 같은 것은 망가질때까지 가혹하게 다루는 파괴 검사를 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열처리후 강도 같은 것을 비파괴 검사로 측정할 수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특히 열처리 같은 것을 했다면 열처리의 균일성 등등 온갖 요소가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알 수 없고요.
정확히 한답시고 납품된 모든 부품에 대해 전량 파괴 검사를 한다면, 정작 완성품을 만들 부품은 하나도 남지 않겠죠.
제조 업체는 부품 업체를 믿고 쓸 수밖에 없습니다. 괜히 각종 품질 인증 어쩌고가 있는 것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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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업체는 비파괴 검사 (엑스레이, 초음파등을 써서 파괴하지 않고 하는 검사) 를 했을 때 어떤 특성을 가진 것을 실제 파괴 검사를 했더니 어느 정도 강도, 수명이더라는 [기준값] 을 얻어냅니다. ( 정확히는 비파괴 검사대 파괴 검사 결과의 상관 함수 관계 )
그러고 나서 실제 납품힐 부품에 대해서는 비파괴 검사만 하는거죠. 비파괴 검사를 했더니 어떤 특성이다. 따라서 이건 기준을 만족한다는 보증을 하고 제조 업체에 납품을 하는겁니다.
사실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 일반 상품용 부품은 비파괴 검사조차 전량 하는 것이 아니라, 로트당 몇 개씩 샘플 검사만 합니다.
그래서 리콜하는 것 보면 언제 생산한 로트에서 나온 부품을 쓴 것을 전부 리콜한다는 식이죠. 불량품이 나온 로트에서 만든 나머지 모두 불량일지 아닐지 모르지만, 어쨌든 모두 회수한다는 식입니다.
대량생산을 하는 경우 이렇게 해도 별 무리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부품업체라면 어쩌다 한 번 리콜 부담을 지는 것이고, 전량 비파괴 검사를 하는 비용(인건비등)보다는 싸게 먹히니까요.
또한 대량생산을 하는 것은 위에 말한 기준값 데이타를 얻기가 수월합니다. 일단 양을 많이 뽑으니까 파괴 검사를 할 샘플도 더 많이 소모할 수 있어서 기준값 신뢰성이 올라가죠.
군용과 같은 소량생산에서는 전량 비파괴 검사를 하겠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기준값 데이타 뽑는 샘플양 부족으로 일단 신뢰성이 좀 떨어질 수밖에 없죠. 부품 업체에서조차 사실은 완벽한 검사를 할 수 없는겁니다. 또한 비파괴 검사는 어디까지나 간접 검사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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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업체는 부품업체가 제시하는 비파괴 검사시 어느 정도 값이 나오면 기준값 통과라고 하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한계를 무시하고, 검수도 안 하고 납품 받냐는 소리는 매우 무리.
열처리 같은 것을 한 경우는 비파괴 검사로 나온 것과 실제 강도, 수명간의 관계의 불규칙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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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사고로 인해 나온 파편을 파괴 검사해보니 열처리 불량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니까
같은 로트에서 생산된 부품 즉 나머지 마린온의 것도 전부 파괴 검사했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다행히 총 4 대밖에 생산하지 않았으니 별 부담은 아니겠고요.
그 결과 1 대는 열처리 양호, 그러나 사고기 포함한 나머지 3 대는 열처리 불량인 부품.
결국 아무리 봐도 부품 업체의 잘못입니다.
수리온 계열 기술을 제공한 프랑스 에어버스가 납품한 부품에서 문제 생긴 것을 어쩌겠습니까 ?
KAI 는 완성품 제조 업체입니다. 국산 부품이든 외산 부품이든 어쨌든 납품 받아서 쓰는 입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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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고 있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본 것입니다.
더 자세히 아시는 분 또는 더 좋은 설명을 하실 수 있는 분이 추가 설명해주시길 당부드리며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