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안창호함은 배수량이 약 3700톤으로, 현재 해군 잠수함사령부의 주력 잠수함인 214급 잠수함의 두 배 정도다. 큰 크기에 맞게 도산안창호함은 잠수함으로서의 기본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무엇보다 수중 잠항 시간이 길어졌다. 원자력 잠수함과 달리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은 연속 수중운용에 큰 제약이 따른다. 209급 잠수함은 불과 며칠만 수중 잠수가 가능하고, 214급 잠수함은 2주 정도 수중 연속 잠항이 가능하지만, 도산안창호함은 발전된 수중 추진기관인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장착하여 2주보다 더욱 더 오래 잠수할 수 있다.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를 활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 전지(Fuel Cell) 덕분인데, 안창호함은 214급에 비해서 더욱 출력이 향상된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잠수함의 핵심 센서인 음파 탐지기, 소나(Sonar)도 214급에 비해서 크게 향상되었다. 큰 선체를 활용하여 소나의 크기를 늘려 민감도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적의 소리를 듣는 데 방해가 되는 잠수함 자체 소음을 줄이는 여러 가지 장비도 더 많이 탑재했다. 안창호함보다 2배 이상 큰 원자력 잠수함보다는 부족하지만, 디젤 잠수함 중에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성능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중요한 점은 잠수함의 화력이 크게 증강되었다는 것이다.
1200톤 크기인 장보고급 잠수함은 어뢰와 대함 미사일을 모두 14발 탑재 가능하고, 1700톤 크기의 손원일급 잠수함은 16발의 어뢰와 대함 미사일, 해성-3 잠대지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으나, 안창호급 잠수함은 어뢰와 미사일 탑재량이 더욱 늘어나 1회 임무에서 더 많은 공격기회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어뢰발사관과 별개로 추가된 6문의 VLS(Vertical Launching System)는 재래식 잠수함에는 그리 자주 장착되지 않는 무장 발사 장비이다. 어뢰 발사관보다 더 빠르고 신속하게 유도탄을 수중에서 발사한다. 신속하게 여러 발의 미사일을 지상의 군사기지나 적 전투함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안창호함은 이 VLS에 SLBM, 즉 잠수함 발사 탄도탄(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장착할 예정이다. 안창호함에 SLBM이 장착되면 표적의 종류와 특징에 따라 느리지만 먼 거리의 적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순항미사일과, 빠르고 요격이 어려운 탄도미사일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존 214급보다 지상 공격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