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수송기 도입하는 문제에 갑자기 A330MRTT를 자꾸 들먹이는 분들이 계시네요.
애시당초 A330MRTT는 수송기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 군이 도입한 물건은 카고버전이 아닌 일반 버전이기 때문에 화물 팰릿이나 컨테이너는 기체 하부 덱에만 탑재할 수 있고, 그나마도 양이 제한적입니다.
어퍼덱에 일반적인 좌석이 들어가고, 로워덱에 일반적인 상용화물 컨테이너가 탑재됩니다.
그림엔 LD3가 약 27개 들어간다고 표현되는데,
일반적인 소규모 화물이야 탑재가 가능하죠. 그런데 그래봐야 높이 1.62미터짜리 컨테이너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물건에 한정됩니다. 물론 인원이나 인도적 지원품(라면, 텐트, 모포, 생수, 의약품등)들을 실어보내는 임무엔 충분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차량 혹은 중화기나 중장비등은 전혀 탑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다 본질적으로 이 A330이란 항공기는 E급 대형항공기이며, 평창올림픽을 맞이해 양양공항이 E급 항공기 수용을 위해 330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설비증설과 공사를 했어야 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보면 이착륙 가능한 공항이 많지 않은 그런 항공기입니다.
이번 우리 C-130H가 파견된 공항도 사실상 폐쇄 상태로 군용수송기나 되고, 군용 수송기를 모는 파일럿들이나 되니 이착륙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자연재해로 기초 인프라가 타격받거나, 전쟁으로 인해 대형공항이 폐쇄된 나라들엔 이 A330MRTT는 그야 말로 무용지물인 것입니다.
물론 이웃 나라 대형공항에 내리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반대로 묻죠. 그럼 일반 민항기도 하는 일회용 용도에 전세기 쓰지 뭐하러 평소에 비싼 운용비 내가며 공군이 운용하나요? 애시당초 일본에게 탄약 빌려쓴 계기도 멀디 먼 국제공항에 탄약 내려 다시금 가까운 소형공항까지 나르는 시간 때문에 급하게 빌려 쓴 겁니다. 만일 장거리 대형수송기가 있었다면 자력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였습니다.(반대로 그 수요를 A330MRTT로 충족하려 했다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겠죠.)
물론 다른 나라들은 잘 쓰고 있지 않느냐? 할 수 있습니다.
물론이죠.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등이 수송기씩이나 파견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는 국가는 대개 그 나라의 세력권이며, 당연히 이들 나라들은 이미 해당국 지근거리에 군수지원이 가능한 해외기지를 가진 경우가 많고, 이미 사전에 군수품을 비축해놓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인력과 일부 물자만 실어보내면 되는 케이스가 많고. 자연히 비싼 돈들여 상용비행기 전세내느니 그냥 MRTT와 같은 항공기 이용하는게 싸게 먹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린 그렇지가 못하지요? 애시당초 대형수송기를 사겠다는 이유 자체가 해외파병 혹은 자연재해지원입니다. 그런데 그런 가정하에서라면 공항인프라가 열악하거나, 파괴되었거나 혹은 엄청나게 먼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란 건설지원단이나 공병 파견이 많은데...
이로 인해 파견에 들어가는 돈도 돈이고, 이후의 군수지원에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열악한 소형 활주로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는 수송기가 존재한다면 의외로 여러가지 미비점이 쉽게 해결 됩니다.
배에 태워 항구에 내려서 열악한 도로를 건너 주둔지에 도착하는 비용은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그 과정에서 장비의 소모나 파손확률이 높아집니다. 물론 보낼 수 있는 장비에도 한계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형수송기를 확보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건 A330MRTT로는 도저히 충족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C-17이나 A400M정도로나 충족이 가능합니다. 임무의 영역이 다른 명제에 왜 성격이 다르고, 차원도 다른 물건을 들먹이는지 모를 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