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A400M관련 게시물에도 "C-17은 시간당 2.38만달러, A400M은 4만달러라는" 이런 황당스런 댓글이 버젓이 올라와 있더군요. 물론 그 소스는 전혀없이 이게 사실인양 단정적인 어투로 말이죠.
일단 수송기는 전투기와 달리 고기동을 하는 기체가 아닙니다. 허용 G도 민항기와 별반 다를바 없죠. 기체 구조도 민항기와 동일한 구조로 만들어 만들어 집니다. 결국 비용구조가 민항기와 비슷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투기와 달리 기체 자체에 대한 정비비는 대단히 미미한반면 대부분의 운항비용이 연료비와 엔진 정비비에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연료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민항기의 경우 전체 운항비용의 50%수준이 연료비에 집중됩니다. 그러기에 민항사에서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고효율의 여객기 도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며 심지어 급격한 유류가격인상시 항공사의 경영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기에 유류할증료까지도 인정해주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일단 연료비를 단순비교하면 C-17글로브마스터 3는 클린(짐을 아예 안실었을경우)시 최대 항속거리는 10,390km이고 최대연료적재량은 134,556L입니다. A400M은 클린시 최대 항송거리는 8,700km이고 연료적재량은 62,350L죠. 즉, 최대항속거리를 기준으로 C-17은 km당 12.95L를 소모한다는 얘기고, A400M은 km당 7.17L를 소모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번달 싱가포르 항공유 기준가격이 갤런당 216.37센트(즉, 2.1637달러죠.)에 운송비, 거래마진등을 포함하면 대략 이 기준가격의 20%를 더 올려야 군용항공유(세금은 당연히 안붙죠.)가격정도이니 이걸 기준으로 하면 최대 항속거리를 비행할 경우 C-17은 92,292달러이고 A400M은 42,766달러입니다. C-17기준 최대항속거리를 비행할때 비행시간이 대략 12시간정도 걸리니 결국 최대항속거리 비행시 시간당 연료비만 C-17은 대략 7,700달러입니다.(A400M도 순항속도가 C-17과 비슷합니다. 대략 9시간정도가 최대 비행가능시간이며 시간당 연료비는 대략 4,800달러쯤 되는겁니다.)
그러나 이건 어찌보면 가장 효율적인 운행할때의 가정일 뿐입니다. 비행기의 가장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단계는 이착륙시이며 당연히 이착륙 빈도수가 낮아지는 최대항속거리 비행은 가장 효율적일 수 밖에 없죠. 당연히 실제로는 이정도 장거리로 운행을 하지도 않기에 이착륙빈도수가 대단히 커지고, 당연히 수송기이니 짐을 적재하고 비행하게되면 시간당 연료소모량은 최대적재시 두배이상 더 증가하게 됩니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시간당 연료비의 최소 2배이상을 시간당 연료비로 계산해야하는겁니다. 시간당 15,000달러 이상(실제로는 시간당 거의 2만달러에 가까울겁니다.)이라는 얘기죠. 만약 C-17의 유지비가 2.38만달러가 맞다면 15,000달러라 해도 유지비의 64%가 유류비라는 얘기인데... 이것 자체도 말이 안되는 얘기(아무리 C-17의 엔진이 연비 때문에 퇴출된 B757의 엔진을 사용한다해도 이정도 비중까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인걸 떠나서 F117(민수버전이 B757에 사용하던 PW2000 계열이죠.) 자체가 정비수요가 많은 엔진(FAA에서 여러 문제로 인해서 P&W에서 최초 규정한 정비주기보다 훨씬 짧은 정비주기를 가지도록 변경시킨 엔진입니다.)이라 정비비도 만만치않을겁니다. 뭐 이거저거 합치면 민항기 기준으로 시간당 최소 3만달러 이상의 유지비가 들어가야 정상이라는 거죠.
반대로 A400M은 일단 위에서 계산한대로 연료비는 터보프롭기라는 장점(터보프롭은 이착륙시 연료소모도 제트엔진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효율이 높습니다. 즉, 실제 짧은거리 운항으로 이착륙이 더 빈번해질경우 연료비는 훨씬 더 큰 차이를 발생하게 됩니다.)에 기체가 작고 가벼운 덕분에 최대비행거리 기준으로도 C-17에 비해 시간당 37%가까이 유류비가 적습니다. 거기에 터보프롭엔진자체가 현존하는 항공기용 엔진중 가장 정비요소가 적은 엔진형식이라 정비비용중 정비사의 인건비비중은 더 적을 수 밖에 없죠. 근데 시간당 유지비는 제트엔진을 가지고 기체도 훨씬큰 C-17보다 거의 두배에 달한다? 기체자체에 대한 정비수요가 거의 없는 수송기가? 거짓말도 정도껏쳐야 믿을 수 있는겁니다. 과거 라팔, 유로파이터 같은 전투기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수송기는 유지비중 연료비비중이 제일크기 때문에 무조건 엔진과 체급만보면 시간당 유지비가 거의 결정되는 기체입니다. 일반 여객기처럼 말이죠. 비상식적인 뇌내망상으로 헛소리 좀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