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경항모가 중국을 상대로 효용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으니 한번 보세요. 대번에 수긍하게 될겁니다.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상호확증파괴에 준하는 균형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경항모는 중국을 상대로 충분히 효용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상호확증파괴란 전략핵으로 상대 국가를 재기불능수준으로 만드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전면 무력충돌 발생시, 상대 국가의 전력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면 족합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이 균형점을 만들 수 있는 2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첫째, 탄도 미사일로 고슴도치가 되는 겁니다.
개발중인 SLBM을 차근차근 고도화시켜, 사거리 2000~3000km이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입니다.
그리고 충분한 핵잠재력을 갖추는 겁니다.
이 방법은 긴 시간이 걸립니다. 20~30년까지도 내다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균형점에 도달한다는 것은
중국은 코앞에서 골치아픈 고슴도치 국가를 마주하게 됩니다.
건드렸다간 동북부부터 남부까지, 인구 1000만이상 대도시 20개 이상,
gdp비중으로 중국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대도시들을 인질로 잡으면 됩니다.
이 도시들을 한국이 위협할 수 있게 되면 중국은 한국과 전면 무력충돌에 나설수 없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미국 대 북한의 현 구도에서
북한이 뉴욕 남동쪽 800km거리에 떡하니 생겨난다고 보시면됩니다.
지금도 미국은 남한시민들의 인명피해때문에 북한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런 국가가 미국 정치, 경제 핵심부에서 800km떨어진 곳에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탄을 구비하고 자리잡으면
미국은 덩치에서 상대도 되지 않는 작은 국가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끌려다니지 않더라도 최소한 좌지우지 할수는 없고 상당한 파트너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고슴도치가 되어야 합니다.
중국의 선제타격에도 확실한 보복이 가능한 SLBM전력을 갖출 수 있다면,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전면전이 불가능한 균형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미국을 끌어들이는 겁니다.
한반도 유사사태 발발시 미국의 참전을 확정적으로 만들수 있으면 중국은 한국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두 번째 균형점은 어느정도 도달해 있는 상태입니다.
미국은 한국에 둔 거점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평택에 세계 최대규모 미군기지가 있고, 미공군 전투기와 방공부대가 상시주둔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재래식 전력은 미국을 한반도에서 밀어낼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고,
한국을 건드렸다간 미군의 참전이 확정적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한중이 붙으면 한국도 망하고, 중국도 치명타를 입습니다.
향후 100년은 굴기의 ㄱ자도 꺼내지 못할만큼 미국이 밟아버릴겁니다.
대신 미국과 일본만 이득을 보겠지만,
어쨌든 이것도 한국이 중국과의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는 방법이죠.
중국 경제와 인구, 정치거점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함으로써
중국을 상대로 무력균형을 유지하는 2가지 방법.
그리고 2번째 방법은 현재에도 한국이 유지하고 있고,
한국은 장기적으로 1번째 방법으로의 이행을 꾀할게 분명합니다.
윗대가리들은 그렇게 멍청이가 아니니까요.
물밑에서 조용히 SLBM과 원잠, 핵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습니다.
시간은 조금 필요할겁니다.
여기까진 이해가 쉽습니다.
그렇다면 경항모가 중국을 상대로 효용을 발휘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이는 국제정치 무대에서 외교적인 레버리지를 의미합니다.
경항모는 외교적인 힘을 줄겁니다.
현시창님이 이야기한 대로 서해는 죽음의 바다이고, 경항모는 중국과의 전면전에서 쓸모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죠.
어차피 한국이 중국과 무력균형점을 달성하게 되면, 중국은 한국과 전면전 못합니다.
중국은 한국과 소규모 분쟁을 꾀하거나
한국을 적당히 어르고 달랜 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방향으로의 진출을 꾀하겠죠.
이건 미국이 기를 쓰고 막아낼겁니다.
그럼 한국은??
경항모가 여기서 외교적 레버리지를 벌어옵니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선에
슬그머니 경항모를 포함한 호위함대를 보내서 훈련 뛰는 시늉하고,
동남아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미국대 중국의 힘겨루기에 한수저 올릴수 있습니다.
이 때,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력균형점을 만들지 못한상태라면
중국은 태평양으로 나가기 전에 한국을 먼저 손보거나 정리하려고 하겠죠.
그러나 그건 불가능합니다.
앞서 말한 첫번째 방법으로 전면전 선택지는 지워졌으니까요.
결국 중국은 미군의 반중봉쇄전선에 한국이 숟가락을 올리는 걸 막기 위해서
적당한 당근을 줍니다.
미국도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당한 당근을 제시합니다.
이게 바로 한국의 경항모가 벌어올 수 있는 외교적 레버리지입니다.
경항모는 본토방어에 쓸모가 없지만,
미국과 중국의 분쟁에 숟가락을 슬쩍 올리고 여기붙을까 저기 붙을까 간을 보는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의 국익을 증진시킬수 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걸 방지하는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항모의 정치적 시현효과는 무시못합니다.
한국은 중국 핑계로 군사력 강화하는 동남아 국가들에 계속
공장 세우고, 무기 팔아먹을수 있으면 뽕을 뽑는겁니다.
경항모가 있는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다르겠죠.
아, 네.
경항모는 중국을 상대로 쓸모가 없다구요?
강대강 무력충돌에서 그냥 부서진다고요?
안다고요. 알았다고요.
그런데 그건 상관없다니까요??
왜 자꾸 한말 또하시는지?
강대강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는게
중국을 겨눌 중거리 탄도탄과 SLBM들이고,
결국은 소규모 무력충돌이겠죠.
서해에서 양국 함대가 대치하고, 미국이나 일본에서 군함 보내서 구경하거나
남중국해에서 간을 보면
중국도 오래는 못버팁니다.
뭐 해상무역로 압박이든, 군함 무력시위든, 경제 제재든
한국 정치 지도자가 배짱만 튕기면됩니다.
그래서 뭐 죽을때까지 다이다이 맞짱깔거야?
그냥 간보고 말거아님??
한국도 제주도 군항에 미군 줌왈트 데려오고 평택에 미군 증원시키고
소규모 분쟁에 대응할 패는 많습니다.
중요한 건, 전면전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한국이 중국에 대량보복이 가능한 전력만 확보하면 중국도 맞다이는 못깝니다.
한국은 베이징에 너무 가까워요.
중국 거점 동해안 도시에도 너무 가까워요.
핵심은 한국이 무력균형점을 달성하느냐이고
경항모는 거기에 보탬이 안됩니다.
경항모로 싸울거 아니라구요.
대신 동중국해나 남중국해 가서 미군이랑 훈련 뛰면 알아서
국익을 벌어다준다니까요??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전면전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꽃놀이패를 굴릴수 있습니다.
경항모는 국익을 벌어올 일꾼이구요.
자꾸 전면전 이야기하는데 고만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