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행보가 위협적이죠. 항모에 준하는 전력을 곧 갖추어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몇몇분들은 우리 영해를 지킬 정도의 전력을 갖추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대함 미사일, 좁은 영해를 커버할 잠수함 전력, 본토를 보복할 수단인 순항 미사일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우리 앞바다만이 아닌 먼 바다까지 지켜야 하는-대양해군을 위한 행보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일본에 의해 모든 뱃길이 막힐 위협에 쳐해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갈수록 미국이 해외 문제에 무관심해지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하고 우리에게 방위비 부담금을 늘리라고 하고 일본과 러시아, 터키, 중국 같은 나라들이 더욱 날뛰기 시작하는 것은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최근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호소하며 세계에 도움을 요청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대만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과 미국이 거기에 침묵한 사례를 상기하며 벌벌 떨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새로운 국제정치의 현실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된 데에는 셰일 가스 혁명이 결정적이었죠. 자국에서 자원을 자급자족 가능하게 해짐으로써 미국에게 있어서 중동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관심거리가 아닙니다. 또한 미국은 무역에 있어서 더 이상 동맹국들을 보호해줌으로써 얻는 이점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미국은 셰일이 터진 이후로 막말로 아메리카 대륙 내에서만 먹고 살아도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에 모자르지 않을 정도의 훨씬 더 큰 강국이 되었습니다. 천혜의 지리적 여건은 말할 것도 없죠. 멕시코의 젊은 인구를 통해서 중국을 얼마든지 대체 할 수 있으며 미국이 국경을 맞닿아 있는 국가들은 모두 상생해 나갈수 밖에 없는 동맹국들이죠.
이렇게 되면 그동안 해왔던 세계 경찰 역할을 미국이 더 해야할 이유가 사라지는 겁니다. 그 많은 비용을 유지하며 동맹국들을 보호해줄 필요가 없는 거죠. 그동안 미국은 세계 곳곳에 미군기지를 짓고 막강한 해군력의 전개를 통해서 뱃길을 해적과 무역질서를 해치는 국가들로부터 보호해왔으나 이제는 그것이 미국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아졌습니다.
만약에 계속 보호를 받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미국에 바짝 엎드려야 할 겁니다. 아니면 왜 자신의 나라를 보호하는 것이 미국에게 이득이 되는지 전보다 훨씬 상세하게 설명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데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이해관계가 걸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잘 살게 된 부자가 훨씬 더 잘 살게 되자 그 주위는 아예 찌끄래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겁니다.
우리는 여전히 중동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고 있고 대부분의 무역량이 뱃길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나라들을 거쳐야 하죠. 그동안은 미국의 보호아래 공짜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훨씬 삭막해지고 깐깐해진 나라들을 지나가야 할 겁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인도, 호주 등과 외교를 통해 동맹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일본을 다시 거론해보죠. 일본은 헌법을 수정하려고 하고 있고 자국 군대를 가지려 합니다. 특히 해군력 증강에 중점을 두고 있구요. 국가 부채가 상당함에도 여기에 거의 국가적인 사활을 건 모습입니다. 일본은 이 해군을 단순히 일본 열도 내에만 붙여 놓지 않을 겁니다. 여러 뱃길들을 해군을 통해서 장악하려하겠죠. 앞으로 미국이 관여하지 않게 된다면 또 우리가 그에 상응하는 해군력을 갖지 않는다면 수시로 일본은 해군력을 동원해 겁박할 거라는 건 자명합니다.
어제자 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52&aid=0001237016
동해상 레이더 가동 논란으로 일본이 무리한 정치공세를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도 맞대응 차원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한층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미국이 과거와 달리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고, 사태를 방치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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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 질서가 갈수록 냉혹한 현실주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좁은 우리 영해 방어 수단만이 아닌 대양을 커버할 해군력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