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발표한 것을 제대로 해석 못 하고, 헬기로 제트기와 공중전(?)하거나 일반적인 스크램블 출동하는 것으로 혼동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보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일단 발표한 것 중 눈여겨볼 것을 2 개만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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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 "일본 초계기 또 접근하면 헬기로 육탄 방어"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25/2019012500439.html ) ]
--- 갑작스러운 경로 변경이 불가능한 비행기 특성을 고려해 경로상에 일종의 장애물로 헬기를 띄운다는 뜻이다.
[ 합참 “일본 추가 도발하면, 우리도 초계기 띄우고 무장헬기 대응 검토”(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sid1=all&arcid=0013015176&code=61111911 ) ]
--- 단계별로 경고 통신을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20마일 10마일 5마일 등 거리에 따라 단계별로 경고를 발령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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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위에 나온 마일은 해리 (해상 마일) 단위입니다.
따라서 20 마일은 37.04 km, 10 마일은 18.52 km, 5 마일은 9.26 km 이고요.
알기 쉽게 각각 37 km, 18 km, 9 km 라고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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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적을 내용은 국방부가 이렇게 할 계획일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실제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큰 차이가 있진 않을겁니다.
--- 37 km 접근하면 [ 군사 작전중이다. 헬기도 띄울 것이니 더 이상 접근하지 마라 ]
방송하면서 헬기 발진 준비. 초계기가 함선 위치까지 오는데 2~3 분 걸림.
( 헬기 긴급 발진은 2 분 정도에 이륙 가능 )
--- 18 km 접근하면 헬기 발진.
초계기가 함선 위치까지 오는데 1 분 10 초 ~ 1 분 30 초 걸림.
헬기가 준비된 상태에서 시동걸고 이륙하는데 1 분 이내 가능. ( 시동은 30 초 이내 가능 )
150 미터 상승하는데 대략 18 초 정도 추가 소비.
헬기가 이륙할 때 정확히 수직으로 뜨지 못 합니다. 전진하면서 이륙하기 때문이죠.
대개 함선 후미쪽으로 가겠지만, 해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방향이 될지는 모릅니다.
초계기의 진행 방향/소요 시간과 헬기 이륙 소요 시간등을 보면 거의 일치합니다.
즉 헬기가 이륙하는 상황에서 초계기가 계속 함선쪽으로 접근한다면 의도와 상관없이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큽니다. 직접 충돌하지 않고 수백미터 정도 거리로 초계기가 지나가도 경로에 발생하는 난기류 때문에 헬기가 추락할 가능성이 크죠.
또한 헬기 이륙 순간, 이륙 직후 속도/고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더 위험합니다.
이 정도는 상식이기 때문에 헬기가 뜨는 것을 알고도 초계기가 접근해오는 것은
적대적 의도 없더라도 사고 나도 알바 아니다 식의 미필적 고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자위권 발동해도 무리 없는 상황이죠.
헬기가 중기관총 발포를 하거나 함선이 대공포나 미사일을 쏴도 아무도 뭐라 못 합니다.
( 초계기는 오로지 함선/잠수함 공격수단만 있고, 헬기/전투기에 대한 대공 공력 능력 없음 )
--- 9 km 접근하면 대공 사격 준비
초계기가 함선 위치까지 오는데 35 ~ 45 초 걸림.
위와 같은 상황이 될 것을 뻔히 알고도 접근한다면 준비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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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발표를 보면 한국 함선의 경고방송 못 들었다 식이고,
실제로 일본 초계기가 녹음했다는 교신 내용을 보면 뭔 놈의 무전기 성능이 저 모양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여튼 한국 국방부가 위와 같은 계획을 미리 발표했다는 것은
[ 니들이 한국 함선의 경고 방송을 들었든 못 들었든 그 정도 거리에 오면 헬기가 뜨고,
더 이상 접근하면 자위권 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 라는 것을 미리 예고하는 것입니다.
초계기가 접근해오다가 헬기가 뜨는 것을 보고 급선회하려 해도 항공기는 신속하게 진로 변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큰 것을 뻔히 알고도 접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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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히 가드 내리고 때려봐 때려봐 하는 꼴 아니냐 ? 뭐.. 맞습니다.
육상이라면 저 상황에서 헬기 추락하면 100 % 죽음이지만, 해상에서는 생존 확률이 높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겠죠.
어쨌든 경고 사격이든 실탄 사격이든 먼저 선빵 치거나 사고 원인 제공한 놈이 죽일 놈 되는겁니다.
특히 한국이 선빵 때릴 경우 일본은 엄청난 정치/외교적 이득을 챙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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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북한 해군과 충돌하면서 한국 해군의 교리가 발달한 셈이기도 한데,
이번 일로 한국 해군의 실전 교리가 발달할 계기가 될지도 ?
--------------------------------- 추가 1
위 내용은 초계기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되겠고,
초계기가 헬기 사고를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함선과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로 접근해올 경우에도
헬기가 초계기의 진행 경로에 끼어들기가 가능해집니다.
즉 밀어내기가 가능한거죠.
북한 해군 함선 밀어내기, 충각 전술 쓰던 것과 유사한 셈입니다.
--------------------------------- 추가 2
헬기의 속도가 느린데 밀어내기가 되겠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헬기가 함선의 동쪽 2 km 지점에서 함선의 서쪽 2 km 지점으로 이동하는데는 1 분이면 됩니다.
이에 반해 초계기가 함선 근처를 스쳐지나간후 다시 선회비행해서 오려면 몇 분 걸립니다.
선회하는거 보고 이동경로 예측해서 미리 올만한 곳에 가는 것은 아주 쉽다는 얘기죠.
부딪힐려면 부딪혀봐라 식의 기동은 아주 쉽습니다.
따라서 초계기는 헬기 and/or 자신의 추락 유발하지 않고 함선으로부터 몇 km 이내 접근은 불가능하다는 얘기죠.
좁은 지역 ( 몇 km ) 내의 기동성은 헬기가 절대 우세입니다.
이게 바로 육군에서 근접지원용으로 헬기를 선호하는 이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