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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2-02 17:31
[해군] (남)베트남과 중공의 남중국해 해전
 글쓴이 : 노닉
조회 : 5,081  


때는 바야흐로 1974년 1월 16일, 파리 평화 협정으로 인해 미국은 베트남 문제에서 발을 빼고 있었고, 중공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지속적으로 해가고 있었으며, 월맹은 자유월남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고, 자유월남은 혼자서 똥꼬쇼를 하고 있던 그 시절이었다.

파라셀 제도(중국명 서사군도) 인근을 초계하던 남베트남 해군 소속 초계함 RVNS 리 트엉 키엣(Lý Thường Kiệt, HQ-16)에 탑승했던 6명의 남베트남 장교와 미군 고문관은 이 인근의 무인 암초지대에서 이상한 광경을 하나 목격한다. 중국군이 저인망 어선과 군함등을 동원하여 파라셀 군도의 섬들을 점령하고 있던 것이다. 중국군은 휘하 선박을 동원하여 병력들을 섬에다가 상륙시켰을 뿐만 아니라, 큼지막한 섬들에는 오성홍기를 게양하기까지 했다.


[남베트남 해군 소속 RVNS 리 트엉 키엣(HQ-16). 그당시 남베트남군 장비가 그렇듯 미군의 공여 함정이었다.]


파라셀 군도는 프랑스가 1933년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한 이후, 식민지 월남 시절에 쭉 영유권을 누리던 지역이었다. 장제스의 국민정부는 이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했지만, 당시 겨우겨우 본토를 안정시킨데다가, 일본군의 도발에 넘어가 만주를 삥뜯기듯 뜯겨버린 중국 국민정부 입장에선 프랑스의 식민지에 도발이나 군사행동을 취하기엔 어려웠다. 결국 장제스는 이 지역의 영유권을 그저 주장으로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현재도 계승되어 중국 정부의 9단선과 대만 정부의 11단선 주장의 기초가 된다.

당연히 남베트남은 식민지배 당시의 영유권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었고, 중국 역시 자신의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갈등은 언제든 무력 충돌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대만 정부가 주장하는 11단선. 현재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9단선은 이를 약간 고친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튼 당연히 자국 영토로 선포한 지역에서 중국군이 맘대로 깃발꼽고 땅따먹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없었기에, 함장은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한다. 그리고 리 트엉 키엣함은 중국군에게 퇴거하라는 통보를 보냈다. 하지만 중국군의 대답은 [너거들이 꺼지쇼]였고, 중국군이 꺼지라고 한다고 그렇게 할 수 없었기에 남베트남 병사들은 밤을 새워 중국군과 대치하게 된다.

한편 자국의 도서가 중국군에게 침탈당했다는 것을 보고받은 남베트남 측은 17일, 호위구축함 RVNS 트란 칸 두(Trần Khánh Dư, HQ-4)를 추가로 급파하여 사태에 대응하게 하였다. 트란 칸 두함에는 30명의 해병대원이 승선해 있었는데, 이들을 상륙시켜 로버트 섬에 있던 오성홍기를 제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양국군의 몸싸움은 없었는데, 중국군이 깃발을 걸어놓고 이미 섬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1월 18일, 다낭항에서 수리를 받고 있던 경비정 RVNS 낫 타오(Nhật Tảo, HQ-10)와, 현장지휘관 하반응악(Hà Văn Ngạc, 1935~1999)대령이 탑승한 RVNS 트란 빈 트롱(Trần Bình Trọng, HQ-5)이 추가로 현장에 도착하였다. 이때까지 중국군 역시 어뢰정과 초계함을 증강하여 전투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당시 경비정 낫 타오의 추진기관 두개중 하나가 고장나 낫 타오는 하나의 엔진만을 가지고 현장에 도착했다는 것이 그 문제였다. 그만큼 남베트남은 파라셀 군도의 문제에 대해 예민하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렇지만, 엔진 수리도 뒤로 한 채 급파된 낫 타오는 이후 일어날 참극의 복선이기도 했다.

[남베트남 해군의 트란 칸 두(HQ-4)함. 이전에 북베트남 해군 함정에 맞서 많은 전과를 거둔 유명한 함정이었다.]

[남베트남 해군의 경비정 낫 타오(HQ-10). 제대로 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무리하게 투입되었다가 결국...]

[파라셀 제도 해전 당시 실질적으로 기함 역할을 했던 초계함 트란 빈 트롱(HQ-5). 당시 남베트남군의 지휘관이었던 하 반 응악 대령은 남베트남 패망 이후 미국으로 망명하여 1999년 사망한다. 미국에서 유학도 했었던 만큼 꽤나 유능한 일선 장교였던 것 같다.]


하 반 응악 대령은 18일 밤, 함대를 두개로 나누어 던컨 섬 북쪽으로 낫 타오(HQ-10)정과 리 트렁 키엣(HQ-16)을 배치하고, 섬 남쪽으로는 자신이 탄 트란 빈 트롱(HQ-5)과 트란 칸 두(HQ-4)를 배치하여 던컨 섬을 기준으로 양면에서 압박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남베트남군과 중국군의 전투를 표현한 도식. 중국 해군은 소해정이었던 271, 274, 389, 396정과 대잠 코르벳이었던 389, 396함을 동원하였다.]


본격적인 전투는 다음날인 1월 19일에 시작되었다. 트란 빈 트롱함(HQ-5)에 승선중이던 남베트남 해병대원들이 보트를 이용하여 제도에서 가장 큰 섬들 중 하나였던 던컨 섬에 상륙하였다. 그러나 섬에는 이미 중국 병력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었고, 상륙한 남베트남 병사들에게 집중사격을 가하여 몇 명의 사망자와 그보다 많은 부상자를 강요했다. 트란 빈 트롱함은 이들을 함포사격으로 지원하였으나, 중국군은 물리치지 못했고 남베트남 병사들은 타고 왔던 보트를 이용해서 함정으로 다시 탈출했다.

같은 날 10시 24분, 중국 해군 함정들에게 북쪽 분견대였던 낫 타오(HQ-10)와 리 트렁 키엣(HQ-16)이 포문을 열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남베트남 함정들이 중국 함정에 접근하며 약 40분간의 포격전이 벌어졌다. 문제는 당시 남베트남 함정들이 투입된 중국 함정들보다 상대적으로 대형이었으나, 중국 함정들이 남베트남 함정의 사각을 파악해 파고드는 바람에 남베트남 함정들의 사격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남베트남 함정들은 중국 함정들로 인해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남베트남 함정 중 엔진 하나가 고장났던 낫 타오는 움직이던 다른 엔진마저 멈추게 되면서 바다 한가운데에서 정지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낫 타오에 중국군의 화력이 집중되게 되었고, 낫 타오는 지속된 포격을 버티지 못하고 침몰한다. 이 과정에서 낫 타오의 정장이던 웨이 반 타(Ngụy Văn Thà)중령이 부하 승조원들에게 퇴함을 명령하고 본인은 침몰하는 낫 타오와 최후를 같이 하는 일도 벌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국 해군 함정들도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었는데, 특히 남베트남 함정들에게 접근전을 시도했던 소해정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정확한 피해사항은 잡히지 않아 알 수 없다.

아무튼, 남베트남 측은 더 이상의 피해를 강요당할 수 없었기에 각기 섬 뒤쪽으로 후퇴하고, 중국군 역시 피해 때문에 이를 쫒지 못했다.

[중국군의 Q-5 공격기. 미그 19를 기반으로 한 설계이나, 이상하게 기수부분이 미그기 특유의 움푹 들어간 기수가 아니라서 대충 보면 그리 닮은 것 같지는 않다.]


1월 20일이 되자 중국군은 하이난다오(海南岛)에서 발진한 전투기와 공격기를 사용해 파라셀 군도의 섬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남베트남 함정들은 해병대원들을 놔둔 채 폭격을 피해 다낭으로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추가로 파견된 중국군 구잠정 281,282정도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이후 중국은 해군육전대 병력을 증원해 해당 파라셀 군도의 섬들에 상륙하기 시작했고, 이미 고립되어버린 남베트남 해병대원들은 그자리에서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남베트남은 미국에 7함대의 파견을 요청하였으나 미국은 이를 거절하였다.

이후 지금까지 파라셀 제도는 서사군도가 되어 중국이 실효지배 하고 있으며, 1976년 남베트남은 패망하여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 된다. 그리고 남베트남의 모든 부속도서들을 계승했기에 현 베트남 정부는 중국에 대해 서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둘 사이의 해상 무력충돌 역시 계속되어, 1988년엔 스프래틀리 군도를 두고 베트남과 중국의 공산정부끼리의 무력충돌이 벌어지게 된다. 그때 역시 베트남 해군이 대패하여 중국은 베트남이 지배하고 있던 일대에 대해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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